제60집: 신앙과 나 1972년 08월 18일, 한국 청평수련소 Page #268 Search Speeches

끝날의 심판기준

만약에 인간을 초윌한 자연적인 사랑이 없더라도 가상적인 신(神)이라도 세워 가지고, 가상적인 사랑의 표어라도 세워 가지고 거기에 규합될 수 있는 운동을 하지 않으면 인간은 끝장이 날 것입니다. 전세계는 사망이요, 파탄이요, 절망에 부딪힐 것입니다. 소망이 없는 거예요. 그것으로 망하는 것입니다.

가상적인 신을 중심삼은 사랑, 그것을 찾기 위해 허덕이면서 얻는 사랑이라도 세워 가지고 그 길을 모색하고 거기에 새로운 이상이라든가 평화라든가, 혹은 행복의 요인을 재설정하지 않은 차제에 하나님이 사실로 계신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얼마나 기쁘겠습니까? 만일 신이 있어 가지고 그런 일을 해왔다면 얼마나 고마운 것입니까? 그런데 그야말로 그런 신이 있었더라 이겁니다.

그것은 무엇을 보고 알 수 있느냐? 역사적 과정을 우리가 전부 다 비교 비판해 보게 될 때 신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신은 있습니다. 종교의 경서를 보면 반드시 하나님에게 귀결되라고 가르쳐 줬지, 인간에게 귀결되라고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가르쳐 준 종교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싫든 좋든간에 반드시 어디에 가서 무릎을 꿇고 판정을 받아야 되느냐? 인간 앞에 가서 무릎을 꿇고 판정을 받을 것이 아니라 최후에는 신 앞에 가서 잘됐는가 못 됐는가 판정을 받아야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인간의 숙명입니다.

인간이 그러한 운명에 서 있기 때문에 종교에서는 끝날에 심판의 역사가 남아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심판을 하는 데 있어서 그 기준은 뭐가 될 것이냐? 사무 처리를 잘하고, 이 땅 위에서 학교 공부를 잘하고, 혹은 이 나라를 잘 다스렸다고 하는 것이 심판의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인간이 하나님과 얼마만큼 정서적인 내용을 갖추어 가지고 역사 시대에 인연을 남겼느냐 하는 문제가 심판의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하나님을 중심삼은 심정의 세계를 중심삼아 가지고 심판해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통일교회는 심정의 세계를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는 거라구요.

그러면 그 심정의 세계는 어디에서 출발해야 되느냐? 지금까지 인간 끼리끼리의 사랑의 기반 위에서, 나를 중심삼은 기반 위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에서 출발해야 됩니다. 그 이상이어야 된다 이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는 '너의 아비나 어미나 혹은 처자보다 나를 더 사랑하지 않으면 합당치 않다'고 한 것입니다. 출발점이라는 것은 인류애를 초월한 자리에서, 부정하는 게 아니라 초월한, 초연한 자리에서 하늘과 인연맺어야 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의 사랑의 출발이 선의 출발이 되었다면 거기에서 하나님이 출발할 수 있으되, 그렇지 않고 악의 출발이 되었다면 하나님은 절대 거기에서 출발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보다도 높은 차원을 요구하는 것이 필연적이기 때문에 사랑의 이념을 중심삼고 인간과 관계맺고자 하는 것이 구원섭리요, 그 구원섭리를 완수하는 것이 메시아의 사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땅 위에 오시는 메시아는 무슨 사랑을 주장할 것이냐? 지금까지의 인간애를 넘어 초월적인 사랑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사랑이라는 것은 놀음거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취미거리로 하는 것이 아니고, 혹은 돈 때문에, 혹은 세상의 권력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잖아요? 물질적 조건을 초월하고 권력적 조건을 초월한 순수하고 영원한 기준을 중심삼고 사랑을 해야 되는 것입니다. 즉, 말하자면 타락의 요소 요소를 초월한 사랑의 터전을 찾아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물질로 통할 수 있는 길도 아니요, 권력으로 통할 수 있는 길도 아닙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순수한 어린애의 사랑을 다시 찾으라고 코치하는 것이 기독교의 사상입니다. 어린애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 가지 못한다는 전제 조건을 중심삼아 가지고 성경에서 사랑은 표현한 것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타당한 논법이 아니냐, 이렇게 보는 거예요.

인간이 지금까지의 사랑, 즉 인간을 중심한 사랑의 심정을 중심삼고 인륜 도덕관에 고착되어 있는 한 하나님은 그런 인간 앞에 못 가는 것입니다. 그 사랑을 부정하는 것은 인간세계에서는 죽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세상의 사랑을 중심삼아 가지고 '죽고자 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는 자는 죽는다'고 한 것입니다. 전부다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