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집: 신앙자의 각오 1969년 11월 30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98 Search Speeches

신앙자가 취해야 할 입장

신앙자의 입장은 단순하다면 지극히 단순한 것이요, 복잡하다면 최고로 복잡한 것입니다. 단순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목표를 향해 한 길로 곧장 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잘못해 떨어졌다 하게 되면 천태만상의 곡절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복잡하다면 말할 수 없이 복잡한 것입니다.

지금 우리 신앙자가 가는 길은 절정을 향한 길입니다. 여기서 그 절정을 향하여, 즉 그 목표를 향하여 직행하게 될 때는 단순한 것입니다. 목표를 향하여 직행하는 데 필요한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을 다 일소해 버리고 오직 그 목표만을 위해서 갈 때에는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바라는 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라면 수습하지 못할 문제가 벌어집니다. 거기에는 무한한 복잡성이 개재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앙인은 언제나 그 경지를 바라보고 가야 합니다. 아침에 나설때, 자기의 마음과 하루의 목표는 어디를 향할 것이냐 하는 것을 생각하고 나서야 합니다. 그리하여 출발하는 아침보다도 저녁에 돌아올 때, 혹은 하루를 지내고 나서 잠자리에 들게 될 때 `나는 오늘 좋았다. 오늘은 다행했다. 뜻 앞에 내 면목을 세울 수 있었다. 오늘이야말로 이 한달을 대신할 수 있고 이 한해를 대신해서 자랑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자리에 서야 합니다. 치열한 투쟁이 없이는 그런 자리에 설 수 없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호흡을 하고 있지만 평상시에는 그것을 잘 못 느낍니다. 또 자기의 가슴에 맥박이 뛰고 있다고 하는 것이 여실한 사실이요, 부정 할 수 없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평상시에는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이 눈이 깜박거린다는 것을 평상시에 느끼느냐? 물론 고의적으로 깜박거리는 것은 느끼지만 평상시에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그 자체내에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우리 가운데 계신다고 한다면 그것을 인정할 수 있겠는가? 부정할 수 없는 진실된 사실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어도 그것을 인식하려고 해야 느껴집니다. 또 하나님이 내 마음속 깊은 자리에 계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겠는가?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고 생각을 집중해야 느낄 수 있거늘, 보이지도 않는 하나님의 마음속 깊이 계신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정신을 가다듬지 않고는 좀처럼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냐? 아닙니다. 분명히 존재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