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집: 본향 땅 1987년 11월 01일, 한국 용인연수원 Page #10 Search Speeches

결혼 후 3년 쯤 살아 봐야 부부" 문제-이 살게 돼

자, 나를 오라고 했는데, 뭘하려고 오라오라 했어요? (웃음) 응? 「아버님 뵙고 싶어서 그랬습니다」 그럼 나 봤지? (웃음) 봤으면 됐지? 「아닙니다」 그다음에 또 뭐예요? 뭐라구? 「젖 먹으려고 그럽니다」 (웃음) 뭐야? 뭣 때문에 오라고 그랬어? 「속죄받으려고 그럽니다」 죄를 많이 지었나? 「예」 뭘 잘못했어? 여편네하고 남편네하고 싸움들 했겠지! (웃음)

그래 싸우고 못 살겠다고 보따리 싸 본 사람, 보따리 싸 본 여자, 손들어 봐요. (웃음) 응, 손들어 보라구. 없나? 아, 있긴 있구나! (웃음) 너, 신랑은 어디 있나? 신랑이 어디 있어? 신랑이 누구야? 「안 왔습니다」 신랑이 뭘하는가? 내가 이름을 다 아나? 하도 많이 축복을 해주어서 이름을 몰라요. 그래 어떻게 됐어? 응, 어디 얼굴 좀 보자! 얼굴 좀 보자구. 아, 네가 많이 잘못했겠구만. (웃음) 한번 '왁'하면 말이야, 멧돼지 모양 냅다 밀고 그러지? 여자가 오순도순하지 않게 생겼구만! 그래, 안 그래? 「맞아요」 맞아? 그러니까 네가 많이 잘못했을 거야.

너의 신랑은 얼굴이 갸름하고 그렇지? 그런가? 응? 「예」그럴거라구! 맞겠기 때문에 맺어준거야. 신랑은 참할 터인데, 참해? 「예」 그런데 왜 참한 사람한테 강짜야! (웃음) 그렇게 했으니, 동네에 들어가면 싸움하는 깡패 여자밖에 안 되는 거예요. 자기가 잘못해 가지고…. 어느 남자가 데리고 살고 싶겠노? 나 같으면 보기도 싫어할 거라. '저까짓 여자는 꺼져라! 세상천지에 여자가 얼마나 많은데, 무슨 팔자가 사나우면 이따위 여자하고 만났나?' 하고 탄식할 것이야.

그래서? 지금 후회하고 있나? 응? 「아버님께 죄를 풀려고 왔어요」 뭣이? 「새로 살려고요. 다시 살려고요」 다시 사는 것은 남편이 살려줘야지, 내가 살려줄 수 있나? 「먼저 용서 받고요」 용서는 무슨 용서야. 그럴 시간이 없다구.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이제 가서 남편한테 먼저 용서받으라구.

얼굴들 보니까 다 젊은 녀석들이구만. 그래 애들 다 낳았나? (웃음) 「예」 몇 명씩이나 낳았나? 「둘입니다」 둘? 하나도 없는 사람 손들어봐요. 몇 사람 안 될 거야. 너희들은 왜 없나? 만날 사이가 없어서 없나? (웃음) 왜 그래? 응? 「신랑이 한국에 없습니다」 그렇지, 그럴 게 뭐야? '만날 새가 없어서 그런가?' 하고 물으면 '예' 하고 대답을 해야지, 신랑이 한국에 없어서…. 경상도 말을 그렇게 끝나게 잘 하는구만.

그렇기 때문에 내가 맺어 준 사람들은 생산률이 백 퍼센트입니다. (웃음. 박수) 대개 그렇다구요, 비례로 보게 되면. 또 살다보면 그래도 자기 여편네, 자기 남편이 마음에 맞아요. 마음에 맞을 거라구요. 내가 그렇게 묶어 줬어요. 살아 보지도 않고, 좋아해 보지도 않고 마사 피울 게 뭐야? 그러니 덮어놓고 살아 봐요, 한 3년쯤. (웃음) 그러면 문제없이 다 맞고, 그럭저럭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이거 뭐, 내가 팔도강산 돌아다니다가 길이나 시장터에서 만나도 모르겠구만. 이제 그걸 생각하면, 축복을 안 해주어야 되겠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