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집: 통일의 요인과 방안 1971년 09월 12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52 Search Speeches

행복이 출발되" 자리

그러면 행복의 출발은 어디에서부터일 것이냐? 문제가 큽니다. 어떤 사람은 나라에서부터 출발해야 된다고 부르짖기도 하는데, 그걸 다 생각해 보면 다시 한 번 재정비해야 할 문제들인 것입니다.

'통일교회의 사람들은 다 가정을 버리고 세계를 위해서 희생하라' 하는 말을 막연한 자리에서 생각해서는 안 돼요. 가정보다도 더 가치 있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그것은 맞는 말입니다. '국가를 희생시켜서 세계를 구하라' 하는 것도 국가보다 세계가 더 가치 있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그것은 맞는 것입니다.

만일에 아무것도 모르는 자리에서 가정을 희생하고 나라를 사랑하다가 나라의 충신이 되어 충신명록(忠臣名錄)에 일번으로 기입이 되었는데, 그 이튿날 나라가 망한다면 어떻게 될 것이냐? 그 민족을 중심삼고 충신으로서 등장했는데, 그 주체적인 전통을 휘어잡아 가지고 역사를 지배할수 있는 충신의 자리에 올라갔는데 그 이튿날 나라가 망했다 하게 되면, 그 충신의 전통을 이어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겠느냐? 그것을 이어받으려면 나라를 구해야 될 것입니다. 충신이 되었던 그 사람보다도 몇백배 수고를 해야 될 것입니다.

일대 가지고 되느냐? 한 집안이 망하여 복구하는 데도 10년, 20년, 혹은 일생을 두고 한다 하더라도 힘이 드는 일인데, 자기 일대에 해내는 것이 쉽겠어요? 불가능에 가까운 것입니다. 한 나라가 망하면 일대에 안되면 십 대 혹은 수십 대를 거쳐서라도 복귀해 나가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전통을 이어받을 수 있는 내가 되어 진정 충신이 될 수 있겠느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때, 일대로서는 가당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망운권내(亡運圈內)에 처한 국가의 비운을 도맡은 자리에서 충신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나라가 영원히 남아질 수 있고, 세계의 나라들을 이끌 수 있는 주체적인 나라가 될 수 있으면 모르지만, 번번이 망하기 일쑤이고 부딪쳐 깨져 나가기 일쑤인 나라라면 그 나라를 붙들고 생명을 투입할 애국자는 없을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두고 볼 때, 자기가 망하든 어쩌든간에, 흥망의 요건을 넘어서 가지고 책임질 수 있는 자리, 죽고 사는 문제를 초월해 가지고 책임질 수 있는 자리에서 남아질 수 있는 사랑의 계층이 도대체 인간 사회의 어디이냐? 어디가 그 기점이 되겠느냐? 그것은 남녀지간의 사랑도 아니요, 형제지간의 사랑도 아닙니다. 나라를 위한 사랑도 아니요, 세계를 위한 사랑도 아닙니다. 그 자리를 찾고 또 찾아 보아도, 이것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자리 외에는 없다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간 세상에서 부자관계를 중심삼은 사랑이 절대적이냐 할 때에 거기에도 문제가 크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그 중에서 제일 우위(優位)에 설 수 있는 사랑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사랑입니다. 사랑이라는 문제를 중심삼고 보면 그 사랑이 기원입니다. 우리 인간 세상에서는 그것을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인간의 희로애락이라는 것은 정서적인 면을 중심삼고 되어지는 것이지만, 그것의 기점은 거기서부터입니다.

그러면 그 기점이 절대적이냐? 이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태어났느냐? 부모로 말미암아 태어났습니다. 그 부모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느냐? 하나의 남성과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남성과 여성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태어난 것이 아들딸인데, 그 아들딸을 사랑하는 그 사랑이 남성과 여성이 사랑하는 것과 같으냐 할 때, 그럴 수 있다면 그건 논리적인 모순이 됩니다.

그러면 이 사랑이 어디에서 왔느냐 하는 것이 문제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아버지 어머니는 하나의 남성과 여성인데, 이들이 상대적 관계 하에 사랑을 함으로써 아들딸이 태어났습니다. 그 아들딸을 중심삼고 부모 자식간의 관계가 맺어졌는데, 거기에서 맺어진 사랑이 부부 사이에 맺어진 사랑보다도 강한 사랑으로 나왔다면 이것은 변증법적 논리를 긍정해야 되는 것입니다. 오늘날 진화론을 긍정해야 된다는 입장이 되는 것입니다.

자식은 남성의 사랑과 여성의 사랑이 합해져서 나온 것인데 합해져서 나온 그것이 강한 힘을 가졌으니 그것이 주체냐? 어떤 것이 주체냐? 자식이 강한 사랑을 가졌으니 거기에 부모가 끌려가느냐, 그렇지 않으면 부모가 주체되는 입장에서 자식을 끌고 나가느냐? 이런 문제를 볼 때, 그 사랑이 남녀간에 맺어지는 사랑만으로서 되어진 것이라면 그러한 사랑은 나올 수 없는 것입니다. 더 강하고 더 원칙적인 것이 나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