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집: 계획하고 실천하라 1990년 10월 01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323 Search Speeches

물고기 생태뿐 아니라 낚시와 관계되" 모" 것을 알아야

여기 오기 전전날에는 물이 많았어요. 그 아래 비탈이 되어 있어서 물이 내리치기 때문에 거기만 나가면 떼거리로 모여 있어요. 걸기는 스물 몇 마리를 걸었어요. 그런데 30마리 가까이 되는 것 중에 아홉 마리밖에 못 잡고 한 20마리를 놓쳐 버린 것입니다. 줄이 끊어져 가지고. 16파운드짜리 줄 가지고는 안 되는 거예요. 20파운드는 넘어야 되는 것입니다. 거기 내려가면 물이 냅다 밀고 위에서는 잡아당기기 때문에 몇 배 힘이 더 드는 거예요. 그러니 끊어지게 마련입니다. 감으면 잃어버립니다. 25파운드짜리 줄로 했는데도 끊어지더라구요. 윗줄은 안 끊어지는데 아랫줄이 끊어지더라구요.

거기에 중량이 뭐냐? 낚시 밑감이 달려 있고, 낚시 마디가 달려 있으니 언제든지 마디 있는 데가 끊어지는 것입니다. 원줄보다 여기의 부하량이 크기 때문에 거기가 끊어집니다. 물이 워낙 많으니까, 이놈이 올라가다가 안 되면 내리 뻗습니다. 그러니까 그 힘이 몇 배나 되는 거예요. 그러니 다 끊어지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이 필요한 것입니다.

낚시질 하면, 내가 튜나 낚시도 하고 할리벗 낚시도 해 가지고 다 경험했기 때문에 문서가 훤합니다. 헤엄치고 다니는 동물은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거기에 맞게끔 환경에 따라 조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을 얘기해도 내말 듣지 않고 자기 식으로 했기 때문에 못 잡는 것입니다. 물살이 빠를 때는 고기가 지느러미를 빨리 움직여야 됩니다. 그러지 않으면 흘러가는 거예요. 그것만 해도 피곤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빨리 흘러다니는 미끼는 절대 물지 않는다구요. 그럴 때는 천천히 내려가게 해야 돼요. 그래야 고기가 힘들지만 점심 안 먹었으니까 한번 먹어보자 해서 무는 것입니다. 힘든데 물결 따라 왔다갔다하는 밑감을 고기가 따라다니겠어요? 세상 이치가 다 맞습니다. 물이 이렇게 흘러가니 그 자리에 있기가 얼마나 힘이 들어요? 물결이 천천히 흐를 때는 술렁술렁하고 웅덩이에 들어가서 그냥 그대로 한자리에 있을 수 있는데 말이예요. 여유가 없는데 밑감이 빨리 왔다갔다하면 고기가 그것을 안 따라갑니다.

나는 연추를 다섯 개까지 달았습니다. 하나 달고 둘, 셋, 넷까지 달아 봐 가지고 그걸 조정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묘가 있는 것입니다. 괜히 하는 게 아닙니다. 물이 흐르는 속도에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는 고기가 힘이 덜 드는 입장에서 먹이를 구하려고 한다 하는 그 길을 다 보고 아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4년 동안 살아먹으면서 경험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경험을 중심삼고 관찰해 가지고 거기에 정도를 거쳐서 매일 찾아다닌 것입니다. 일생을 그렇게 했으니 지금도….

그런데 유종관이 한 것을 들으니 밑감을 비행기 날아가듯이 아래 위로 왔다갔다하게 했다는데 그걸 따라갈 고기가 어디 있어요?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느냐 하면 낚시를 한 곳에 두고 반대로 이렇게 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물과 물이 교류해 나오기 때문에 천천히 다니는 것과 같이 보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잡히는 율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그런 상식을 기반으로 해 가지고 그중에 제일 잘 무는 공식을 따라서 시정해서 하면 틀림없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잡는 것만 생각하지요? 정신차려 가지고 이론적인 기반 밑에서 이렇게 해야 잡힌다는 관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천년 해야 잡힐 게 뭐예요?

큰 것은 안 걸렸지? 떠돌이 작은 것들만 잡았지요? 「잡은 것은 큰 것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아버님의 정신력을 저희들이 도저히 따를 수 없습니다」 아버님의 정신력 가지고 되나, 그게? 「하여튼 아버님은 아침 일곱시에 물에 들어가셔서 밤 아홉시까지 서 계시는데, 저희들은 어지러워서 서 있지를 못합니다」 (웃음) 「그러니 나와서 쉬고 또 들어가고 그러는데요, 아버님은 점심도 안 잡수시고 물에 그냥 서 계시는 거예요」 그런다고 잡나, 이 사람아? 「저는 강물만 열네 시간을 보고 있다가 집에 돌아오니까 어지러워서 어지럼병이 생겼습니다」 (웃음) 오줌은 안 싸고? 오줌 안 싸니까 그건 약과야. 어지러워서 오줌까지 갈기면서 정신을 못 차릴 때도 있다구.

「아버님은 물속에 열다섯 시간씩 서 계시는데, 저희들은….」 저희들은, 뭐?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러니 아버님한테 고기가 안 가겠습니까? 고기는 타락하지 않았을 것 아닙니까?」 (웃음) 저러고 있다구. 「열다섯 시간을 서 계시는 아버님 낚시에 물게 돼 있지, 들락날락하는 제 낚시에 걸리겠습니까?」 (웃음) 고토는 10분 동안 두 마리 잡았는데, 그건 어떻게 얘기할래? 낚시 들고 들어간 지 10분 동안에 두 마리 잡았다구. 그래 가지고 저녁을 같이 먹지 않았어? 「그 사람은 고기를 보고 이렇게 던지더라구요」 그게 다 묘미가 있다구. 이론에 맞지 않으면 안 걸려요.

사냥도 그래요. 우리 같은 사람은 옛날에 토끼 잡고 꿩 잡을 때도 수고 안 했어요. 토끼는 양지에 살아요. 낮에는 다른 곳을 쫓아다니지만 저녁에 잘 때는 그 자리에 다시 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니는 길목에다가 치코를 몇 개 놓으면 다 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우리는 참새도 치코 놔서 많이 잡았다구요. 말총으로 치코 매 가지고. 한 50개만 해 놓으면 하루에 참새 다섯 마리에서 열 마리 잡는 것은 문제가 아닙니다.

이론에 맞아야 됩니다. 물이 어떻게 흐르고 고기가 어디에 많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척 보고 벌써 아는 것입니다. 시로도는 그것을 모릅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산에 가더라도 짐승이 어디에 많이 살고 있는지를 다 아는 것입니다. 약한 동물들은 양지에서 살고, 곰같이 힘센 짐승은 음지에서 살고, 호랑이 같은 것은 높은 꼭대기에 올라가서 사는 것입니다.

산세를 잘 알기 때문에 질러서 목에 가 있는 것입니다. 그놈이 피할 길은 여기로구나 하는 것을 벌써 아는 것입니다. 그래야 잡아먹지, 그저 미욱하게 뛰어만 다닌다고 잡을 수 있어요? 싹 목 질러 가서 딱 기다리고 있다가 `너 잘 만났구나' 하고 멱살을 쥐어 버리는 것입니다. 사는 묘법은 다 마찬가지입니다.

뭐 고기가 선생님에게 와서 물게 돼 있다구? 말을 아주 참 잘했다. 그래 가지고라도 안위를 받아야지. 거지도 팔자타령하는 사람은 `내가 이렇게 되고 싶어서 됐나? 내 팔자가 이래서 된 거지' 하는 것입니다. (웃음) 자기가 무능력해 가지고 일하지 못해서 그렇게 됐다고 하지 않고 팔자가 그래서 그렇다고 하는 것입니다. 딱 그 격입니다. 「저희들은 잡기는 많이 잡아도 건져 올리면서 많이 놓쳐 버리는데 아버님은…」

그러니까 고기하고 힘내기를 하면 안 된다구. 자기가 힘내기를 하지 않고 고기가 힘내기하게 해야 되는 거예요. 멀리 가겠다면 멀리 가게 하고…. 그걸 절대 제재하면 안 됩니다. 그건 세 번,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어떤 놈은 열 번까지 한다구요. 그다음부터는 조금조금 조이는 것입니다. 조금조금 세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세게 하는 것을 못 차고 나갑니다. 그다음에 할 때는 조금 더 죄는 것입니다. 그래도 못 차고 나갑니다. 그렇게 자꾸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그건 뭐 결사적이예요. 이래 가지고 나갔다가 끌려 들어오면 그때는 그만입니다. 끄는 대로 오는 것입니다. 맨 나중에는 머리를 들어야 됩니다. 고기는 수평이 되게끔 하면 받고 아래로 가게 되면 도망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머리를 들면 올라가는 것밖에 없습니다. 벌써 물이 점점 얕아지는 것을 압니다. 깊어지는 것은 자기가 살길이고 얕아지면 죽는 것을 알기 때문에 머리를 드는 것입니다. 머리를 들게 되면 오금을 못 쓰는 것입니다. 암만 헤엄치고 지느러미를 쳐대 봤자 올라갈 것밖에 없기 때문에 대가리만 내 놓으면 끄는 대로 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물 가지고 잡을 필요도 없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서로 헝클어져서 끊기기 때문에 서두르지,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 하면 제일입니다. 무조건 감게 되면 절대 안 돼요.

줄을 풀어 주었다가 감고, 감았다가 다시 풀어 주고, 이것을 몇 번만 하면…. 자기가 헤엄치는 라인 이상 가려면 제재가 있기 때문에 힘든 거예요. 여러 번 하면 피곤한 것입니다. 생전 처음으로 벼락이 떨어지는 것 같은 것입니다. 이게 걸려 가지고 자기가 헤엄치는 모든 것을 제재하고 그러니 얼마나 죽을 지경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한 번, 두 번, 계속하면 포기해 버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잡아야 됩니다. 심리전입니다.

효율이도 많이 놓치는 게 그것 때문이야. 걸자마자 작달해 가지고 그러니 놓쳐요. 놀려야 됩니다. 놀리는 시간이 많으면 절대 안 놓칩니다. 「아버님께서 그렇게 지적을 해 주셔서요…」 많이 잡았지? 「예, 김효율씨가 그 뒤부터는 많이 잡았습니다」 그러니까 묘미가 있는 거라구. 뭐 영계가 협조해서 선생님은 많이 잡는다고?

「아버님을 한 20년 따라다니는 김보좌관은 경력이 있으니까 잘되고 저는 경력이 없으니까…」 김보좌관이 무슨 20년을 따라다녀? 「뭐 하여튼 알래스카, 미국에 가신 이후부터…」 아니야, 그렇지 않다구. 세 번인가밖에 안 갔다구.

자, 결론지으라구. (손대오씨의 보고가 이어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