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집: 하나되시려는 아버지 1960년 05월 29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22 Search Speeches

타락인간과 도의 길

이 모든 것이 어찌하여 이렇게 되었던고? 인간이 스스로 선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선한 목적을 향하여 나아가는 과정에서 타락하여, 악을 동기로 하여 시작했기에, 그 악을 박차고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한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우리 인간입니다. 우리는 그런 길을 만들어 놓은 타락된 조상의 혈육을 받고 태어난 후손인 것을 똑똑히 알아야 되겠습니다.

제 아무리 잘나고 만천하에 자기의 영광을 자랑할 수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 역시 타락의 혈통을 물려받은 후손이요, 타락할 수밖에 없는 종족임에 틀림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나이기에 이 이상 부끄러운 일이 없고 이 이상 체면을 세울 수 없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나인 것을 절절히 느끼고 나 자신을 무자비하게 칠 때, 거기서부터 새로운 심적 혁명은 싹트는 것입니다. 하늘은 그런 자를 찾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본래부터 인간이 그런 자체가 되었다면 인간들에게 무심한 하나님으로 보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본래부터 그런 자체가 되었다면, 역사노정에서 많은 생명들이 피를 뿌리고 갔다면 선의 목적을 추구해 나오시는 선한 하나님이라는 것을 밝히 보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않았다는 거예요.

우리가 탄식권내에 들어 있지만 선을 지향할 수 있는 동기를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우주를 창조한 절대자가 있을진대, 그 절대자는 우리가 자나 깨나 먹으나 쉬나 어느 한 순간도 쉬임없이, 우리의 마음과 양심을 통하여 그 곳을 향하여 나아가도록 재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러니까 양심적인 것은 가치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자기의 환경이 아무리 만족스럽다 할지라도 마음에 무엇인가 클클함이 있고 슬픔이 스며드는 것을 느끼는 순간은 본연의 움직임이 재촉하는 순간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런 것을 느끼고 자기 자신을 해결하기 위하여 허덕이고 허덕이며 찾아 나아가는 것이 종교의 길입니다.

종교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그 시대의 선두에 선 사람들이 아닙니다. 어떤 사조의 유행에 미련을 가진 사람들이 아닙니다. 어떠한 사조를 혁명하기 위하여 그 첨단에 선 용사들도 아닙니다. 그 사람들은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고 시대가 흘러가는 방향을 거부하고 돌아서는 사람들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기에 지금까지 종교인들이 사회와 격리하고 정치와 격리하고 생활 이념과 격리하라고 권고해 나온 이유가 거기에 있는 것입니다. 용단을 내려 이 사회환경이나 생활환경을 떠나는 사람들, 또 거기에서 심정적인 상충과 비애를 느껴 그것을 부정하고 돌아서서 나아가는 사람들이 도의 길을 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면 도인은 어떠한 자뇨. 호화찬란한 영광의 자리에 머물러 있다 할지라도 그 자리에서 눈물지을 수 있는 자입니다. 도를 아는 자의 심정은 어떤 것이냐? 아무리 늠름한 권세를 갖고 온 천하를 움직일 수 있는 환경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그 깊은 심정에서 남모르는 눈물을 지을 수 있는 심정입니다. 어떤 사회나 단체를 막론하고 그런 심정을 지니지 않는 사람은 진정한 도인이나 종교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믿고 주를 따라가는 신도라 할진대, 자기가 어떠한 영광의 자리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그 자리를 최고의 만족과 안식의 터전으로 삼아 기쁨을 느낄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거치고 나서며 남모르는 눈물을 지을 수 있어야 됩니다. 그런 자라야 도의 길을 가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길을 가야 할 사람들이 못 감으로 말미암아 종교가 몰리고 쫓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것은 왜 그러뇨? 죄악의 자리를 떠나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야 할 운명에 처한 인간이요, 바로 가지 못하고 반대로 돌아가야 할 운명에 처한 인간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러면 왜 돌아가야 할 운명에 처하게 되었는고? 타락했기 때문입니다. 타락으로 떨어져 굴러 내려가는 세상이 되었으니 반대로 찾아 올라가야 된다는 것입니다.

역사를 존중할 줄 아는 민족은 자국의 국민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인 심정을 기준으로 하여 단결된 민족은 그 이상의 심정을 가진 주의가 아니고는 그 무엇으로도 굴복시킬 수 없습니다. 역사를 숭상하고 절개를 지켜나온 성인 현철 혹은 충신들이 있다 할진대, 그 이상의 심정을 갖춘 자가 아니고는 그들을 굴복시킬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시대가 악하면 그 악한 것을 끊고 난 후에야 다른 어떤 기준에 접붙일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우리가 사회발전과정에서 항시 보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