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집: 가야 할 길 1970년 04월 0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95 Search Speeches

가야 할 길을 다 "다고 할 수 있" 사람

하나님에게 있어서는 아벨도 아들이요, 가인도 아들입니다. 아흔 아홉 마리의 양보다는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아나서는 부모의 심정을 지니신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가인도 아들이요, 아벨도 아들이지만 아흔 아홉 마리의 양과 같이 하나님의 품에 안긴 아벨보다도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과 같은 가인을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이것이 참목자와 같은 부모의 심정이 아니겠느냐는 것입니다. 이러한 부모의 심정을 통하여 볼 때 아벨도 아들이요 가인도 아들이기 때문에, 그 어버이는 아벨의 죽음길도 대신 가주어야 되는 것이요, 가인의 죽음길도 대신해 가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모의 사랑인 것입니다. 그렇지만 아벨 대신 가 줄래야 가 줄 수 없는 하나님의 입장이요, 가인 대신 가 줄래야 가 줄 수 없는 하나님의 입장인 것을 여러분이 알아야 됩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하나님을 배반했기 때문에 인간이 탕감의 내용을 제시해 놓고 하나님과 인연을 맺기 전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갈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심정을 따라오는 수많은 아벨들은 가인을 대신해서 가지 않고는 부모를 만날 수 없는 것이요, 부모의 뜻을 받들 수 있는 제 1인자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종교의 길을 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자기의 길뿐만 아니라 악한 세계 사람들의 길도 닦아 나오는 것입니다. 이것이 종교인들이 가야 할 길이라는 것을 여러분은 확실히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늘을 공경하는 것이요, 또한 역사가 그러한 사람들로 말미암아 방향을 전환시켜 가지고 새로운 세계로 발전해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1960년대를 보내고 1970년대를 맞이한 우리는 우리의 생활 태도를 새로이 모색하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와 있다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오늘날 통일교회가 이 나라 이 민족 앞에 어떤 기대를 갖고 있고, 또는 아시아면 아시아에서 소망의 중심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것으로써 기뻐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원수의 세계를 대하여 자랑할 수 있는 깃발을 드높이고, 너희들은 우리를 반대한 원수라고 하면서 이 원수를 갚을 좋은 때가 왔다고 주장하며 종교의 길을 가는 사람은 가야 할 길을 다 갔다고 할 수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거기에서 기뻐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자기가 가야 할 한 분야에 있어서 참된 길을 다 갔다고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길을 가신 분입니다. 이러한 책임과 사명을 짊어지고 오신 예수님이었기 때문에 죽음을 통하여 맡겨진 책임을 완수함과 동시에 그러한 죽음길에서도 원수를 위하여 양면적인 노정을 마련한 자리에서 죽어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도 원수를 위해서 기도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다 이루었다' 고 하신 최후의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예수님이 가는 길이 자기만이 가야 할 필연적인 노정이 아니라 원수도 가야할 노정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스라엘도 역시 가야 할 필연적인 노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미래를 놓고 스스로 내심적으로 탕감조건을 제시한 자리에서 `다 이루었다' 는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아벨이 가야 할 길이 제물을 드리는 믿음의 기대가 세워졌다고 해서 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서 가인을 굴복시켜야 합니다. 굴복시키는 데에는 힘을 가지고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사랑을 가지고 굴복시켜야 합니다. 아벨을 찾아 나오던 부모의 그 심정을 아벨이 지녀 가지고 가인 앞에 통과시키지 않고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전적으로 아벨을 길러 왔듯이 아벨은 가인 앞에 하나님의 대신 존재로서, 전적으로 가인을 위하는 자리를 거치지 않고는 가인을 복귀시킬 수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