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0집: 승공연합은 무엇을 하는 곳이냐 1986년 02월 12일, 한국 용인연수원 Page #225 Search Speeches

사람은 변하지 않" 주체가 돼야

사방이 변하는 세계에서 짝자꿍하고 마음 맞춰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되겠어요? 내가 변하는 물건들에 맞춰서 사는 것이 편하겠어요, 변하는 물건들이 내 마음에 맞춰 주면서 사는 것이 편하겠어요? 그게 문제입니다. '물어 볼 것이 뭐 있어. 모든 것이 전부 다 내게 맞춰서 살아 주면 좋지' 여러분 자신이 그런 변하지 않는 하나의 모델이 돼 있어요? 표준이 돼 있느냐 말입니다. 여러분은 자기를 주장하고 있어요. 누구나 다 '내가 제일이야' 그럽니다. 좋아요. 그럼 제일인 것을 인정하면, 제일된 자리에서 변하지 않을 수 있어요? 언제나 높다고 부르짖어 주장할 수 있느냐 이거예요. 내려가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느냐? 자신 있게 대답 못 합니다.

우리가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사람은 변하지 않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겁니다. 변하지 않는 게 뭐예요? 지식? 지식이 변하지 않아요? 지식은 변하는 것입니다. 권력은? 고구려시대, 신라시대, 고려시대, 이것 뭐예요? 변했어요, 안 변했어요? 왕조는 변해 가는 것, 권력은 변하는 것입니다. 돈은? 세계적으로 올랐다내렸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올랐다내렸다합니다. 이것을 표준하고 목을 내놓고 살 수 없어요. 대한민국에서 만든 '돈' 하게 되면 이것을 정부가 언제 화폐 개혁한다고 공고하고서 화폐 개혁을 해버린다 이거예요. 그러면 만 원짜리가 그때 가서는 일 원짜리가 된다 이거예요. '아이구, 내 돈 일 원짜리 됐다' 그러면 사람들이 쫓겨나게 되는 거예요. 돈 믿을 수 있어요? 다이아몬드 믿을 수 있어요? 다이아몬드하고 살 수 있어요? 가지고 놀기는 하되 함께 살 수는 없다 이겁니다. 보고 좋아할 수는 있으되 살 수는 없어요. 이런 문제가 나오는 것입니다.

여러분, 승공강의를 하려면 지금 내가 얘기하는 이런 기초 지식이 필요합니다. 주먹닦달로 해서는 안 된다구요. 다 하나하나 분석을 해 가지고 옳고 그른 것을, 위의 것 아래의 것을 전부 다 정리해서 가려 놓아야 돼요. 백화점에 가게 되면 백화점에 전시된 모든 물건들은 다 좋아 보여요. 안 그래요?

승공연합 여러분도 그래요. 승공연합 문총재, 나 문총재 잘생기지 못했어요. 처음 보는 양반들이 봐야 내 눈이 이렇게 쪼그마하고 말이요, 코가 길고 그렇다구요. 코가 길면 고집이 셉니다. 눈이 조그마하면 측정력이 빨라요. 투시력을 가졌어요. 그런 의미에서…. 또, 이마니 무엇이니 보더라도 관상학적으로 못나지 않지 않지 않았지요. (웃음) 알아 들은 사람은 알아들었구만. (박수. 웃으심) 거 무슨 그런 말이 있어요?

우선 얘기를 하려면 재미있게 얘기해야지요. 밥을 먹되 꿀떨꿀떡 먹는 것보다도 짭짭 먹는 것이 맛있는 거예요. '너 밥을 어떻게 먹을래? 꿀떡꿀떡 먹을래, 짭짭 먹을래?' 하면 짭짭 먹겠다고 하는 거예요. 꿀떡꿀떡 삼키는 것을 보면 나도 이렇게 허리가 구부러지는데, 그런 것이 기분 좋아요? 짭짭하면 구경 삼고 들여다보거든요. (웃음) 재미가 있다구요, 재미가.

그러면 아까 말한 관(觀), 변하지 않는 관을 무엇으로 세울 것이냐? 그런 사상 체계를 무엇으로 세울 것이냐? 심각한 문제인 것입니다. '세상으로 그러지 말고 무엇으로 세울 것이요? 우리 할아버지 말하는 대로 합소!' 그럼 세계가 따라가요? '우리 나라 대통령 하자는 대로 합소!' 하면 우리 나라 사람은 싫어도 따라갈는지 모르지마는 세계 사람이 따라가겠어요? '아이고, 예수만 믿고 믿으면 다 돼. 예수만 따라가야 돼' 하면, 예수 믿는 사람들이나 따라가지 불교 믿는 사람이 따라가요? 죽어도 안 따라가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역사적인 인간세계는 전쟁과 투쟁이 그칠 수 없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르크스의 투쟁 이론도 이런 환경에서 나왔고, 또 헤겔 같은 자도 몸 마음 자체를 보며 고민했다는 거예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사람이 무엇인가 찾아보려니까 외부를 보게 되면 각 나라마다 다르고 색깔도 다르고, 먹는 것도 다르고, 전부 다 알록달록하고 알 수 없다 이거예요. 그렇지만 마음만은 전부 다 비슷할 것 같아서 공통분모를 찾아 마음을 중심삼고 가만히 들여다보니, 마음의 세계와 몸의 세계 두 패가 있어요, 두 패. 여러분 다 그렇지요? 마음이 있어요, 없어요? 있지요? 몸 있지요? 두 패. 이것들이 의가 좋아요, 의가 나빠요? (웃음)

자, 보라구요. 마음이 하자는 것은 몸이 안 하려고 하고, 몸이 하겠다는 것은 마음이 안 하려고 하고…. 안 그래요? 「……」 나는 그런데 여러분은 나보다 훌륭해서 다른 모양이구만요. 아, 마음이 하자면 몸뚱이는 막 야단하고 몸뚱이가 하자는 건 마음이 야단한다구요. 몸뚱이야 어디 가다가 맛있는 것 있으면 '주인이야 있건 없건 눈감고 집어먹어라! 맛있게 먹어라!' 그러는 겁니다. 몸뚱이는 '법은 무슨 법. 먹고 난 후에 법이지'라고 하고, 마음은 '그렇지 않아. 먹기 전에 법이야, 이놈' 한다구요.

내가 이런 얘기 하면서 제주도 사람은 참 대한민국 국민이 동정을 해야 될 사람들이다 하고 생각해요. 내가 제주도를 잘 아는 사람이예요. 이번 정초에 여러분을 이렇게 모셔 온 것을 제주도 풍습으로 보게 되면 내가 욕먹을 짓을 했어요. 풍습에 고착된 것은 그 누구의 말이라도…. 배타심이 강한 제주도 사람은 그렇잖아요? 아버지는 보리밥 먹는데 아들 며느리는 고기 반찬 해서 옆 방에서 희희낙락하고 먹더라도 그 아버지가 나무라지 않는 것이 제주도 풍습 아니예요? 안 그래요? 그런 제주도 법이 있어요? 「없습니다」 없다는 사람은 요즘의 신식 사람이지요. (웃음) 세대 차이가 있다는 거예요. 여러분들 전부 다 정초에 세배 다니고 해야 할 텐데 내가 불러서 여기 오셨으니 나 욕먹게 생겼지요.

그래서 내가 욕먹을 것을 알고 '무엇을 선물로 줄꼬' 생각한 거예요.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거예요. 동정해 줘야 할 제주도 사람에게 이러이러한 얘기를 해서 앞으로 더 자랑할 수 있는 무엇을 줄까 큰 걱정이라구요. 말 해먹고 사는 사람은 참 힘든 겁니다. 청중 전체의 눈치를 봐 가면서,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를 봐서 농도 해야 됩니다. 대중 지도하는 것이 간단하지 않다구요. 밥 먹기보다 쉽지 않아요. 어렵습니다, 이게. 제주도 사람들을 이 육지의 사람들이 동정해야 돼요. 그런 의미에서 선생님이 지금 밑창에서부터 풀어 올라가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