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집: 같이 살아야 할 인간과 하나님 1959년 01월 11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37 Search Speeches

기도(Ⅲ)

아버지시여! 사랑하는 제자들을 앞에 놓고 머지 않아 땅 위에서의 생애를 종결짓고 아버지의 나라로 갈 것을 얘기해야 했던 예수님의 서글픈 마음을 통찰할 수 있는 저희들 되게 허락해 주시옵소서.

시간적으로 보면 예수님과 우리 사이에는 2천년이라는 간격이 있사오나 심정의 세계에서는 시간을 초월할 수 있는 줄 아오니, 오늘도 예수님의 초초한 모습과 서글픈 심정에 어리어 한마디 한마디 간곡한 훈계하시던 성상을 바라볼 수 있는 직접적인 체휼의 역사를 일으켜 주시옵소서. 이러한 장면은 인간된 저희들로서 그리워하지 않을 수 없는 장면이옵니다.

이 땅 위에 어느 누가 예수님의 마음을 알았사옵니까? 수심에 잠긴 그 모습을 보고 마음깊이 사무쳐 오는 하늘의 슬픔을 체휼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으니, 하늘은 이러한 인간들을 놓고 탄식하실 수밖에 없었음을 아옵니다. 하늘의 심정을 알아 `주여!'하고 부르는 제자 하나도 갖지 못한 예수님께서 의심으로 점철된 생애노정을 가셔야 했고, 또한 의심을 받으며 그 서글픈 생애의 종말을 맞아야 했던 슬픔을 이 시간 저희들이 마음으로 동정할 수 있게 해주시옵소서.

예수님께서 간곡한 하늘의 심정을 품고, 하늘의 전체의 위업을 품고 인간을 찾아 오셨사오나 인간들은 그러한 예수님을 자기들 멋대로 대하였고 배척할 대로 배척하였사옵나이다. 외로운 자리로 몰아넣을 대로 몰아넣었사옵니다. 그러나 슬픔에 잠기고 탄식의 자리를 여지없이 밟아나오시면서도, 예수님은 그러한 인간들을 버리지 못하시고 생명의 동산을 향한 한길을 개척하시기 위하여 그들을 끌고 겟세마네동산을 향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생각하시는 예수님의 처참한 가슴 앞에, 믿음직한 제자 하나 없었던 서글픈 사정을 저희들이 알게 해주시옵소서.

끝날에 하늘이 저희들을 찾는다 할진대는, 하늘의 최후의 심정을 고이 받들어 그 마음과 더불어 그 말씀과 더불어, 마음 몸을 통하고 심정을 체휼할 수 있는 하늘의 자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저희가 알고 있사옵니다.

지난 날의 슬픔은 저희 선조들의 부족했던 소치(所致)요, 하늘의 심정을 알지 못하였던 데 기인하였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오늘 저희들이 이런 사실들을 생각하면서 천상(天上)을 대할 수 있고, 고아와 같은 입장이었던 예수의 심정을 가지고 `아버지시여!' 하고 사정할 수 있으며, 그때의 심정을 통할 수 있게 하옵소서. 이들로 마음을 헤쳐 놓고 믿을 수 있는 제자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고, 예수님을 증거할 수 있는 존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여기(요 14:5)에서 도마는 `주의 가시는 길을 모른다'하였고, 요한복음 14장 8절에서 빌립은 `주의 성상을 보여 달라'고 했습니다. 이와같이 `하늘 아버지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는 제자들을 보게 될 때에 예수의 슬픔이 얼마나 컸는가 하는 것을 여기에 있는 무리들이 같이 느끼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이 하나님과 같이 사신 것을 알지 못하였던 제자들, 이런 제자들을 남겨 두고 한 생애를 종결지어야 할 입장에 있던 예수님의 심정, 생애의 전부를 인간을 위하여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그 생애의 결실을 보지 못하고 처절한 심정에 잠기어 하늘을 염려하시던 예수의 마음을, 저희들이 이 시간 동정할 줄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님, 여기에 당신의 아들 딸들이 부복하였사오니 이들의 마음을 합해 주시옵소서. 이들이 아무것도 갖지 못했을지라도 아버지께서 남겨 주신 심정, 아버지께서 친히 예수님을 보내시어 나타내고자 하시던 간곡한 그 심정을 체휼할 수 있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하늘의 전체 심정을 대신할 수 있고 하늘의 뜻을 바라고 하늘의 심정세계를 그리워하는, 피조만상을 대신하여 나타나기에 부족함이 없는 아들 딸들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모든 만상 앞에 자랑할 수 있는 아들 딸들이 나타나기를 오늘날까지 바라고 계시는 아버지의 심정과 예수의 심정을 이 시간 헤아릴 줄 아는 아들 딸들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깊은 사망의 물결에 휩쓸려 잠들어 있는 삼천만 민족을, 아버지! 이끌어 주시고 흑암권세에 대하여 생명의 권한을 갖고 싸워야 할, 당신이 세우신 교단들이 하나되게 해 주시옵소서.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는 있사오나 그 뜻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하늘의 길을 간다고는 하오나 그 길이 어떤 길인지 모르고 있사오니, 아버님이시여! 저희들에게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허락하시고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 여기 모인 당신의 아들 딸들, 이 민족을 대신하여 하늘의 간곡한 심정을 깨닫는 자들 되게 하시옵고, 아버지와 가장 가까운 자리에 서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의 권고의 말씀을 들을 수 있으며, 아버지의 간곡한 사정을 붙들고 `나의 아버지, 나의 아버지!'라 부르며 통곡할 수 있는 사무친 마음을 가지고 아버지 앞에 경배드릴 수 있게 허락해 주시옵길,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사탄은 저희들의 심정의 세계를 유린하기 위하여 이 시간도 갖은 간교한 수단으로 저희들의 눈을 가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시옵고, 저희가 마음 마음을 합하여 온전히 하나되어서 산 제물로 아버지 앞에 드려지는 이 시간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이 시간, 당신의 생명의 길을 찾지 않으면 안 되겠사옵고, 당신과 생명의 인연을 맺지 않으면 안 되겠사옵고, 당신의 생명의 말씀과 접하지 않으면 안 되겠사옵나이다. 이것을 알고 당신의 말씀을 전하고자 원하오니, 전하는 자의 마음이나 받는 자의 마음이 간곡한 자리에서 흠모의 심정에 사무쳐 하나되게 하시옵소서.

그리하여 아버님의 창조본연의 이념을 저희의 심정으로 체휼할 수 있으며, 그 심정을 내 것으로 옮겨받을 수 있는 마음을 갖고 허락하신 말씀에 동하여 다시 빚음받는 저희들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오늘 이 시간 이후 모든 것을 맡기오니 뜻대로 이루시옵고, 외로운 식구들을 친히 품어 주시옵길 부탁하면서 주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