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7집: 남북통일을 대비한 활동 강화 1990년 11월 09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190 Search Speeches

죄인을 다스리려면 죄인보다 나쁜 죄인 입장- 서야

내가 얼마나 색감이 예민한 사람이예요. 그거 알지요? [워싱턴 타임즈]가 신문 레이아웃, 편집에서 5년 동안 일등을 했어요. 미술적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 5년 동안이나 일등을 했다구요.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거예요. 지금도 그래요. 보게 되면 어디가 틀렸구나, 다 안다구요. 그렇지만 말하기 싫어서, 칠십이 넘어 가지고 잔소리하기 싫어서 가만 있지요. 그렇지 않아도 잔소리한다고 하는데 그런 세부적인 것까지 가려 가면서 요것은 어떻고 저것은 어떻고 할 수 없다 이겁니다. 이제 할아버지권에 들어가기 때문에 내가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아요. 또 그래야 된다구요. 언제나 그러다 죽겠어요?

야단을 해야 되는데, 이거 큰일났구만. 욕 잘 한다는 소문을 진짜 내고 내가 그만두는 거예요. 문전에서 욕을 해치우려고 생각했는데 내가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이제 때가 다 됐어요. 여러분들은 선생님이 욕한다고 흉보고 그러지요? 곽정환이도 그렇지? 선생님 앞에 누구를 데려오면 점잖게 대해 줘야 되는데, 욕하고 함부로 대한다고 손님들 데려오고 싶어하지 않잖아? 곽정환이! 「예, 좀 어려웠습니다」 뭐가 어려워? 그럼으로 말미암아 자기 조상들이 복받는데. 대접하게 되면 자기 아들딸이 죽을지 알아? 「나중에 설명해 줍니다」 설명은 무슨 설명? 누가 욕하고 싶어서 욕하나? 전부 다 죄를 짓고 하늘 앞에 용서받을 수 없기 때문에 까 버리는 거지. 그저 다 좋게만 해서는 일이 되지 않습니다.

학교도 그래요, 학교도. 등뼈를 만들어 놓아야 됩니다. 윤박사도 잔소리하니까 싫어지지? 이박사도 그렇지요? 내가 잔소리하니까 싫어지지요? 나이 많으니까 그게 싫어지고 생각이 많지요. 그러면 큰일을 못 해요. 우리 같은 사람은 정면에 대고 그럽니다. 옛날에는 문 열고 들어오면 벌써 알았어요. '이놈의 자식, 왜 들어오려고 그래? 꺼져' 내가 그렇게 대해야 정신이 드는 거라구요. 그러다 보니 이북에 가서는 박수무당이라는 소문이 나지 않았어요? 내가 감옥에 들어갔을 때도 일곱 놈이 와서 밤새 잠도 안 자고 지키고 있더라구요. 왜 그러냐고 하니까 놀음놀이를 해 가지고 어디 구멍으로 날아간대나? 창살로 빠져 나간다는 거예요. (웃으심) 그러고 있더라구요.

인간세계의 죄인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죄인보다 더 나쁜 죄인 같은 입장에 서야 합니다. 그러려니 알고도 모른 척하고 전부 다 잊어버리려 하는 겁니다. 보고도 잊어버리려고 해요. 기도를 하는 것도 잊어버리기 위한 기도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으면 두 번 다시 못 대합니다. 내가 그렇게 나오다 보니 아까운 기백 다 썩혔지요. 나이 칠십이 돼 가지고 큰소리했댔자 걸릴 것도 없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