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집: 모시고 싶은 아버지 1961년 02월 12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88 Search Speeches

하나님은 우리의 참아버지

그러면 여러분은 과연 절대자를 대하여 이름 아닌 실체로써 하나님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자리에 들어가 있습니까?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이 타락하지 않았다면 하나님은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인류가 타락이라는 서러운 운명에 봉착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 것인가? 두말할 것 없이 행복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 행복은 사람을 중심한 것이 아니라 창조주를 위주로 한 것입니다. 반드시 창조주를 위주로 하여 행복을 주장하고 선의 이념을 주장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의 마음에도 몸에도 창조주가 함께 하시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생활에도, 여러분의 일생의 노정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 감각까지도 창조주와 더불어 인연되어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야 할 인간이 타락함으로 말미암아 생활도, 생애노정도 그러하지 못하고 자기를 중심삼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타락한 이 땅 위에서 주장하는 어떤 주의나 국가적인 이념을 중심삼고 살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충성을 하고, 효도를 하는 사람은 많되 절대자인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진정하고 참다운 효자 효녀는 이 땅 위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 하나님은 온 천주를 창조하신 창조주인 동시에 우리의 참아버지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그 참아버지는 우리를 찾아오실 것입니다. 어떠한 운명의 곡절에 처하더라도 그 곡절을 넘어 그 참아버지의 손길을 붙들고, 역사적인 소원과 자기 생애의 소원의 심정을 품고서 `나의 아버지여' 하고 최후의 한마디를 남길 때까지 인간은 가야 합니다. 죽음의 길이 가로놓여 있다 하더라도 그곳까지 가야 합니다. 끝날 인류 가운데에서 그러한 길을 달려가서 창조주, 절대자, 즉 하나님을 대하여 `나의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무리들이 나오게 될 때, 거기서부터 하나님의 새로운 경륜은 시작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심정의 주체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도 무한히 슬픈 감정을 갖고 계시며 무한히 기쁜 감정을 갖고 계십니다. 하나님이라고 해서 기쁘고 좋은 감정만 갖고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슬프다면 인간들이 도달할 수 없을 정도로 깊고 넓은 슬픔의 심정을 갖고 계시는 분이심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인간은 타락함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선물로 안겨 드렸습니다. 고통을 선물로 안겨 드렸습니다. 핍박을 선물로 안겨 드렸습니다. 죽음을 선물로 안겨 드렸습니다. 인간들이 제일 싫어하는 모든 것들을 전부 하나님께 맡겨 버렸습니다. 하나님은 지금까지 인간으로부터 선의 선물, 기쁨의 선물, 만족의 선물, 희락의 선물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죄는 인간이 지었는데 그 죄를 사해 주셔야 할 분은 하나님이라는 것입니다. 원통한 사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죄를 지었으면 그 죄를 지은 자가 사함받아야 하는 것이 원칙인데 죄는 사람이 짓고 죄를 사해 주는 것은 하나님이 해야 되다니 이는 무슨 연고인가? 부자의 인연이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