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집: 참된 사람이 가는 길 1976년 03월 04일, 한국 광주교회 Page #281 Search Speeches

전라도 사람은 전라도 사람을 잘 몰라

자, 이것 보자마자 뭐 처음 보는데 뭐, 단에 나타나 가지고 하는 말이 '이거 뭐 광주니 뭣이니 하더니 결국은 그저 정면적으로 가슴을 푹 찔러 놓고, 거 무슨 선생님이 그래!' 할지 몰라도, 그런 선생님이기 때문에 옳지 않은 것은 교육시키는 거예요. 알겠어요? 「예」 이다음에는 그러지 말라구요, 이다음에? 이다음에는 안 그럴 거라구요. 약삭빨라 가지고….

나는 그래요. 나는 전라도 사람에 대해서도 잘 알지만, 전라도 사람들은 말이예요. 시대의 감정에 민감합니다. 뭐라고 할까요, 시대적인 정세에 상당히 빠른 사람들이라구요. 그렇기 때문에 뭐라고 할까요? 비행기로 말하면 제트기식으로 말이예요, 아주 뭐 약삭빠르다는 거예요. 그리고 손해나는 일은 절대 안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예요. (웃음) 거 맞소? 「예」

미국에서 나온 어떤 사람이 하는 말이 자기가 전라도에 가 가지고…. 내가 전라도를 흉보려고 그러는 게 아니예요. 얘기해 보는 거예요. 왜 그러냐 하면, 자기가 자기를 잘 모른다구요. 전라도 사람은 전라도 사람들을 잘 모른다구요. 그래요. 모릅니다.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 자기 자신을 잘 모른다구요. 그저 '이것이 한국 사람이다' 이것으로 다 되는 줄 알지만, 외국 사람들이 와서 보면 고칠 것이 많다구요. 제삼자의 충고를 필요로 하여 그것을 잘 받아들이면 발전하는 것이요, 못 받아들이면 후퇴하는 거라구요. 오늘날 여러분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도 그렇잖아요? 지금 현재 새로운 선진국권으로 들어가자 하고 있어요. 그럼 선진국(先進國)이 뭐예요? 선진국은 먼저 나가 있다고 하는 나라입니다. 무엇이 나가 있느냐? 생활이 나가 있고, 사회 조직 제도가 나가 있습니다. 모든 전통이라든가 하는 것이 전부 다 개인주의 적이 아니고 전체 활용할 수 있는 이런 여건이 모두 갖추어져 있습니다. 이러한 나라가 선진국이기 때문에 후진국 사람들은 선진국을 따라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빨리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백 퍼센트 빨리 받아들일 수 있는 국민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국민이 되면 빨리 발전하는 거예요. 그렇지요? 「예」 그와 마찬가지로 전라도 사람들은 전라도 사람을 잘 모른다 이거예요. 이거 사람들이 하는 말이예요. 내 말이 아니예요. 나도 들은 말이예요. 여러분이 듣기 싫어도 한마디 하는 거라구요. 전라도 사람들은 거짓말을 잘한다고 하더라 이거예요. 나는 모르겠습니다. 거짓말 잘하오? (웃음)

그러면서 하는 말이 거짓말하는 데에 속는 사람이 나쁘지 거짓말하는 사람이 나쁘냐 이거예요. (웃음) 야, 그것 참…. 내가 그 말을 듣고 '야 그것 아주 머리가 비상하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기는 놈 위에 뭐 나는 놈 있고, 나는 놈 위에 이게 날기 전에 덮치는 놈이 있다고 하더니…. 하기야 그렇지요. 누가 속으래요? (웃음) 전라도 사람에게 누가 속으래요?

나는 그런지 안 그런지 모르지만, 그런 말을 들었습니다. '야, 남에게 신세를 끼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고, 자기에게 신세를 끼치게끔 모든 것을 소화시키려고 하는 사람들이 전라도 양반들 아니냐' 이렇게 생각한다구요. 또, 한 면으로 보면 말이예요, 전라도 사람들이 대부분 옛날에는 잘살지 못했다구요. 옛날 왜정 때에 만주로 이민간 사람들은 대다수가 전라도 사람들이었어요. 평안북도에 위치한 우리 집은 서울에서부터 신의주로 가는 직통국도 연변에 있었어요. 우리 집은 대대로 2,30리 밖에서도 사람을 잘 도와 준다는 레테르가 붙을 정도로 소문이 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길을 지나 만주로 이민가는 전라도 양반들이 전부 다 우리 집에서 쉬어가며 밥을 먹곤 했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우리 집에서 밥 먹였어요.

선조로부터 지금까지 우리 집에 일러 내려오는 것이 뭐냐 하면, 하나의 뭐라고 할까요? 집안의 교육이라고 할까요, 좋은 풍습이라고 할까요. 배고픈 사람에게 밥 먹이는 사람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팔도강산 사람들에게 밥을 먹이면 팔도의 복을 받는다' 그런 가르침을 받아 왔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대한민국에 사는 대한민국의 사람들이 세계 사람들에게 밥을 먹이면 대한민국은? 망한다, 망한다? 「흥한다」 (웃음) 그런 이치예요. 옛날 어려운 생활권 내에 잘살지 못한 사람들은 그렇겠지만 요즈음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것이 습관성이 된 것입니다. 또, 약소민족이다 보니 늘 강대국의 지배를 받고 언제나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저 녀석들은 전부 다 속여서라도 복수해야 되겠다'는 민족감정이 강하게 작용하여 그런 마음이 들 수도 있는 거예요. 그것은 해석하기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너그럽게도 할 수 있고, 여러 가지 비판적으로도 할 수 있다고 보는 거예요. 알겠어요? 「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