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8집: 선악의 세계와 탕감 1980년 09월 28일, 미국 벨베디아수련소 Page #160 Search Speeches

서로를 위해 주" 데서 상대적 관계" 성립돼

일반적으로 생각하기를 모든 것은 상대적으로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고, 이렇게 모든 것이 상대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동물세계도 그렇고, 식물세계도 그렇고…. 그렇게 보게 될 때, 전부 다 그렇게 되어 있다 하는 관념을 갖게 된다는 거지요. 그런데 선악에 대한 개념도 그렇게 보는 사람이 있다구요, 선에 대한 것도 악에 대한 것도.

여기서 우리는 상대적 관계란 것은 상대되는 존재를 인정하고 거기에 상대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입장인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은 뭐냐 하면, 자기를 중심삼고 절대적인 권한을 주장할 수 없다 하는 겁니다. 또, 여기에서 우리는 공동적인 둘 사이에서 그 무엇의, 보다 차원 높은 하나의 가치, 하나의 목적을 추구한다 하는 것을 우리는 생각 하게 됩니다.

자, 우리 젊은 청춘 남녀들을 보더라도 사춘기에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자기 주장하는 것보다 상대를 요구하는 것이 더 강해져 간다 하는 것을 우리는 느끼게 된다는 거예요. 그 자리는 뭐냐 하면, 나는 없어지고 저쪽을 더 가치 있게 보려고 하고, 나는 낮아지고 저쪽을 더 귀하게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향이 있다구요. 진정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서로에게 '당신은 나를 얼마나 사랑하오? 하고 묻게 마련이라구요. 그 묻는 사람이 요구하는 대답은 모든 것보다도 더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런 대답을 원하고 있다구요. 또, 대번 묻는 것이 '당신의 생명보다도? 하는 거예요. 거기에 대해 '그렇다'고 할 때에야 만족하게 마련이라구요.

내가 그렇게 대답함과 동시에 묻는 사람에 대해서 나도 또 그렇게 대답해 주기를 바란다구요. 그거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그 자리가 어떤 자리냐 하면, 자기를 중심삼은 자리가 아니라 상대를 위한 자리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상대를 존중시하는 데서, 상대의 가치를 존중시하는 데서 그런 결론이 나온다는 겁니다. 우리는 그러한 개념을 여기서 캐치할 수 있습니다. 사랑을 중심삼고 그런 답변을 원한다는 것은, 모든 전체의 중심이 사랑이라면 그 사랑을 중심삼고 그렇게 된다는 사실은, 전체적 사랑으로 말미암아 관계된 세계도 그렇게 결과되어야 된다는 것을 우리는 생각지 않을 수 없다 이겁니다. 그래야 그러한 주체들이 움직이는 세계가 화동할 것이 아니냐. 화동해 나갈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게 될 때, 물론 사람은 자기를 생각하지만 자기를 생각하는 것보다도 앞서서 전체를 생각하든가, 공적이라든가, 나라라든가, 세계라든가, 더 높은 차원의 이상을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더 좋은 것을. 아무리 사랑하는 두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들만 가지고 안돼요. 그 사람들이 합해 가지고 또 무엇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입장에 서 있는 것을 우리는 현실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현실에서 살면서 당하고 있습니다. 더우기나 미국 같은 나라라도 세계는 전부 다 하나의 세계이기 때문에 이 세계를 벗어나서는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서로서로가 상대적 관계를 벗어나서 고립해 살 수 없다 하는 것을 세계 적인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시대에 들어왔다구요. 공산세계면 공산세계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세계와 어떻게 화합해서 나가느냐 하는 것을 결국에 가서는 귀착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문제를 두고 왜 나쁘다고 하느냐? 뭐가 나쁘냐 이거예요, 강한 것이 약한 것을 침범하고 지배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렇게 본다면 나쁠 것이 없다 이겁니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 뭐가 나쁘냐 이거예요.

자, 이렇게 볼 때 선악의 개념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 하는 게 문제입니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모든 것이 상대적 관계와 같이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상대적 관계에 있어서는 자기 위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위주로 한다는 것입니다. 상대를 중심삼고 자기가 따라 간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중심이지 자기는 제2차적인 겁니다. 이런 개념을 중심삼고 우리는 선악의 기준을 헤아릴 수 있다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