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6집: 인간이 가야 할 본연의 자리 1988년 05월 13일, 한국 춘천교회 Page #308 Search Speeches

인간이 제일 귀한 것은 제일 귀한 것과 가까이 있기 때문

그래서 여러분들, 새의 세계를 보라구요. 참새 새끼가 봄이 되면 짹짹 하고 수놈 암놈 둘이 짝을 지어 가지고 둥지를 틀어 알을 낳고, 새끼를 까고 다 그러지요? 참새가 언제, 몇천 대 전 참새도 그렇고 몇천 대 후손 참새들도 한 쌍이 둥지를 트는데 언제 그 둥지 트는 걸 배웠겠어요? 참새가 새끼들한테 `야야, 너희들 둥지 이렇게 튼다' 하고 엄마 아빠가 지켜 앉아 교육하는 것, 입으로 그렇게 가르쳐 주는 것 본 사람 있어요? (웃음) 만드는데 어떻게 만드느냐 말이예요. 「그렇게 만들게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래 그게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어 있어요? (웃음) 그게 문제입니다. 「밤이 아람이 벌어져서 저절로 떨어지는 걸 보세요」 그게 조화예요.

그걸 보면 참 이상합니다. 안 그래요? 제비는 제비 둥지 트는 것을 배우지도 않았는데 전부 다 어떻게 천년 전 조상들 제비 둥지처럼 잘 트는지…. 미국 가서 보니까 새 둥지를 쭉 틀어 놨는데 가지각색이예요. 어떤 새들은 홀뚜기 모양 구멍 깊이 들어가서 둥지를 틀어 가지고 사는데 둥지를 요만하게 틀어 놨더라구요. 각양각색, 그 튼 둥지가 다른데도 불구하고 고놈의 종자들은 고렇게 틀지, 다르게 안 틉니다. 까치도 보라구요. 까치도 그렇습니다. 비둘기도 미국 비둘기나, 어디 가도 비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참새나 여기 참새나 다르지 않아요. 우는 소리도 같고, 둥지 트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면 사람은 어때요, 사람? 사람이 집 짓는 것 배웠어요? 저 아줌마! 「배웠지요」 아줌마 혼자서 집 지어 봤어요? (웃음) 새만도 못 하구만! 「……」 (웃음) 아주머니가 살 집의 둥지를 틀어 봤나 말이예요. 「목수가 지어 놓으면 살지요」 새의 세계에 목수가 어디 있어요? 자기들이 다 목수인데…. (웃음) 그걸 보면 인간이 새 새끼만도 못하다구요. 인간이라는 것이 새만도 못하고, 개미들도 둥지를 트는데 개미만도 못 합니다. 땅벌이 같은 것 둥지 트는 걸 보라구요. 얼마나 층층계로 잘 쌓는지, 날이 춥겠으면 둥지를 안에 더 넣는 거예요. 벌써 일기를 압니다. 장마 지면 전부 다 이사를 가고 하는 것 봤지요? 그걸 어떻게 다 알아요? 그렇지만 다 알게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사람이 동물보다 못한 게 참 많아요. 아주머니는 강아지 새끼만큼 뛰어요? (웃음) 뛰는데는 두 다리 갖고 뛰는 닭 새끼도 못 따라가 잡을 거예요. 닭도 못 따라잡으니 강아지는 물론이고 송아지는 더더우기나, 망아지는 더더우기나 못 잡을 거예요. 사람이 못 하는 게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지 않아요? 뒷동산에서 뛰는 노루 새끼 같은 것은 얼마나 잘 뛰어요. 토끼 새끼 같은 것도 얼마나 잘 뜁니까? 그런 걸 보면 뜀질을 하나, 무엇을 하나 지는 게 많아요. 사람이 잘났다고 만물지중(萬物之衆)에 유인(惟人)이 최귀(最貴)라고 큰소리하고 있지만 못 하는 것이 참 많다구요.

그런데 사람이 하나 특별한 것이 뭐냐? 모든 동물들은 말이예요, 이런 얘기 하기는 좀 뭐하지만, 사랑은 1년에 한 번밖에 안 합니다. 봄절기에…. 고양이 새끼도 `야옹 야옹' 그런 소리 하지요? 봄이 되게 되면 말입니다. 그것도 새끼칠 때 한 번밖에 사랑을 안 한다구요.

그래, 사람들은 어때요? (웃음) 웃긴 왜 웃어요, 그렇게 살면서…. 다 시집 장가가 가지고 그렇게 살면서 왜 웃느냐구요? 웃는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이예요. 타락의 후손이지. 그래, 사람들은 새끼 낳을 때만 사랑하나요, 춘하추동 사계절을 사랑하나요? 「사계절 사랑합니다」 「이제 좀 깨이는구만」 (웃음) 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하다는 말에서 유인이 최귀라는 것은 뭘 갖고 하는 말이예요? 가장 귀한 것이 뭡니까? 귀한 게 뭐 있어요? 얼굴이 잘생겼어요? 허우대가 좋아요? 뭐가 좋아요? 귀한 것 중에, 제일 귀한 것 가운데 가까이 있을 수 있고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귀한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여러분들은 여기 어머니의 귀에 있는 귀걸이를 저기 아주머니의 귀걸이보다 더 갖고 싶어할 거예요. 안 그래요? 아주머니들은 자기 혼자 갖고 싶은 것도 그렇지만 `어머니 귀걸이가 있으면 그거 나 한번 갖고 싶다' 안 그래요? 「그렇습니다」 나 같으면 그럴 텐데, 안 그러면 여자가 아니지요. (웃음) 그거 왜 그래요? 귀한 것의 가까이 있는 것은 다 귀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니 만물지중에 유인이 최귀라 할 수 있는 최귀, 제일 귀한 게 도대체 뭐냐? 그게 문제입니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거예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