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집: 신에 대한 체휼과 우리의 자각 1972년 06월 2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91 Search Speeches

입체적인 입장-서 하나님의 심정을 체휼하라

'하나님이 있다. 하나님이 있다' 하는 것은 말뿐만이 아니라구요. 원리를 통해서 주체와 대상 관계를 중심삼고 볼 때에 하나님은 불가피적으로 있어야 된다는 입장이 아니라, 하나님은 내가 있기 전에 있었던 것이 아니냐, 내가 생각하기 전에 있었던 것이 아니냐, 내 모든 감각, 나의 일체를 주관하는 하늘이 아니냐 하는 입장인 것입니다. 그것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인식하고 아는 것이 원칙이 아니예요?알고 인식하는 것이 원칙이 아니라 인식하고 알도록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우면 춥다 하는 것을 알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추우면 추운 것을 느껴 가지고 아는 것이 아니냐, 이와 마찬가지로 신이 계시다면 신이 계신 것을 여러분이 느껴야 되겠습니다. 세포로 느껴야 되겠습니다. 그 경지가 문제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체휼적 입장을 어떻게 우리가 확정짓느냐 하는 문제, 이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어떠한 환경에서 인식되느냐 할 때, 여러분들은 신비스러운 기도 가운데서, 기도시간에만 그것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예요? 하기야 대다수의 사람은 자기가 정성들이는 그 시간에 그러한 인연이 맺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그래요. 우리가 상습화된 죄악권내에 이런 생활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선과는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모든 정성을 들여 가지고 몸과 마음이 통일될 수 있는 그 선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접촉점이 가까워지는 것은 틀림없는 것이지만 그것이 정상적이냐?우리 생활면에 있어서 그것이 정상적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내가 듣고 말하는 이 모든 것도 평면적이 아니라 입체적이어야 됩니다. 내가 '여보' 하면 '여보' 하는 데 있어서도 그 울려지는 음파의 전달로서만이 아니라 그 이면에는 반드시 심정적 내정이 하늘과 더불어 가중되어 있다는 입장에서 말을 하고, 듣는 데 있어서도 역시 그런 면을 들을 수 있는 이러한 체휼적인 입장이 무엇보다도 귀한 것이 아니예요?

이러한 생활을 여러분이 하게 된다면, 날아가는 새소리도 우연이 아닙니다. 불어오는 바람소리도 우연이 아닙니다. 아침에 솟아오르는 태양빛도 자기에게는 무한한 그 무엇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환경적 터전 위에서 이것을 어떻게 자기가 체휼하느냐, 내가 몸으로 어떻게 느끼고 체험을 하느냐, 그것을 어떻게 느끼느냐가 문제라는 것입니다.

종교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종교라는 것은 체휼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종교의 인식이라는 것은 어떠한 관념적인 지식적 논리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이요 실제적인 체험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체험을 갖지 못하는 신앙은 장구한 신앙이 될 수 없고, 체험을 갖지 못한 신앙의 자리는 자신을 가질 수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자신을 가졌다 하더라도 환경이 어그러지게 될 때는 그 자신도 치우침을 받는 것입니다.

그러면 외로울 때에 그 외로움이 나만의 외로움이냐?외로왔던 하늘이 있기 때문에 하늘과 더불어 외로와할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된다면, 내가 외롭기 전에 먼저 하늘이 외로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면, 이는 불행한 사람이 아닌 것입니다.

기쁠 때도 나만이 기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과 더불어 기뻐하는 것입니다. 내가 기뻐하기 전에 먼저 하늘이 기뻐하는 것입니다. 나는 평면적으로 기뻐하지만, 하나님은 입체적인 입장에 서 가지고 기쁨을 느끼시며 기뻐하는 나를 보시고 나에게 동조해 주고, 나의 노래에, 혹은 나의 춤에 가중된 자극으로 나를 권고하신다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환경으로 하늘이 나를 품어 줄 수 있는 자리에 서게 되면 그 얼마나 행복할 것이냐? 그런 자리를 체험한 사람이 있다면 그 체험된 순간이라는 것은 영원히 잊어 버릴래야 잊어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어디를 가나 그 느낌은 나를 지배하고 있는 거라구요. 산에 가나 들에 가나 집에 가나 도시에 가나 직장에 가나 혼자 밀실에 있으나 어떠한 곳을 막론하고, 자기가 기뻤던 느낌의 그 모든 인연이라는 것은 언제나 자기 마음과 자기 생활목표 가운데서 자기 생활 환경을 수습하면서 내일로 끌고 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