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집: 뜻을 이루기 위한 책임을 다하자 1966년 10월 14일, 한국 광릉 (경기도 남양주군) Page #343 Search Speeches

선생님의 재산

선생님은 20년이나 이 길을 걸어왔으나 지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여러분들이 부르는 아버지와 내가 부르는 아버지와는 심정적인 인연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분하고 원통한 자리, 감옥까지 수고의 길을 더듬어 찾아오신 아버지와의 인연이 맺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선생님이 감옥에 있을 때 원수가 사과하러 면회 왔던 일이 있었습니다. 만나 주느냐 안 만나 주느냐 하는 것은 하나의 시험이었습니다.

하나님이 보실 때 죽여 버렸으면 싶은 사람, 식구가 될 사람 등 별의별 사람이 다 있을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보시는 하나님의 심정은 어떠했을까요?

나는 배반의 무리들이 찾아왔을 때 하나님을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은 원수를 맺고 싶어하시지 않으니 나도 그런 심정으로 반겨 맞아 주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를 찾아오시는 아버지 앞에 해야 할 효성의 도리는 원수 앞에서도 해야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아버지를 모시고 있을 때는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어떤 고통스러운 환경에서도 나를 돌려 눕히려고 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옛날 나를 찾아주시던 하나님이 지금도 중요한 일을 위해 기도할 때면 언제나 함께 계시는 것입니다. 통일교회의 재산은 바로 이것입니다.

환경을 피하지 말고 그 환경을 소화시켜야 합니다. 선생님은 흥남감옥에서 해마다 모범노동자 상을 받았습니다. 노동자의 씨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환경을 소화시킬 수 있는 능동적인 사람이 되지 못하고 어떻게 하늘의 뜻을 이루어 드릴 수 있겠습니까?

일터에 나가기 전 한데서 두 시간씩이나 신검(身檢)을 받을 때는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를 당했습니다. 차라리 일터에 나가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자유로운지 모릅니다. 이런 것을 모르는 사람은 감옥이 얼마나 좋은 곳이고 얼마나 고마운 곳인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느누구도 꺾을 수 없는 확고한 자리에 세우시기 위해서 나를 감옥에 넣어서 작전상 시련시킨 것입니다.

과거에 고생하던 기준이 있기에 현재의 생활에서 고생이 있어도 그때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참아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감옥같은 데서는 바늘이 몇 푼 안 하는 것이지만 참으로 귀한 것입니다. 전기줄 같은 것을 얻으면 그것을 유리 조각으로 갈아서 바늘을 만들던 일이 눈 앞에 선합니다. 지금도 반찬이 없으면 그때 맨밥을 먹던 일을 생각합니다. 그때는 냉수 맛도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냉수를 좋아하는 것입니다.

바늘 하나를 3년 만에 얻을 정도로 물질적인 궁함도 컸지만 감옥에서는 배고픈 것이 제일 궁한 것이었습니다. 금식을 해보았으면 다 알겠지만 감방에서는 이웃에서 무슨 음식을 하고 있는 지 다 알아 맞출 수 있습니다. 그 냄새 한번 맡으면 십리를 걸어갈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았던 것입니다.

하나님이 나를 훈련시킨 것을 생각하여 내가 여러분들을 훈련시켜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부모에게 만일 그 자녀들이 무엇을 달라고 할 때 그것을 못 주는 그 부모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선생님은 고생의 노정을 밟아왔기 때문에 어떤 일도 다 좋은 것입니다. 가치없이 고생한 것은 소용이 없지만 크나큰 뜻을 품고 한 고생의 경력은 억천만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귀중한 것입니다. 이것이 선생님의 재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