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3집: 세계평화를 위해 종교간에 화목하자 1984년 08월 13일, 한국 서울 롯데호텔 Page #271 Search Speeches

종교지도자"과 학자" 새문"창건의 선구자

이 두 행사가 오늘 이렇게 한국에서 합류하게 된 것은 실로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한국은 세계종교들의 유일한 집결지였습니다. 일찌기 불교와 유교가 여기서 그 뿌리를 깊이 내리고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재래 단군신화와 토속신앙의 흐름 속에 융합되어 내려왔습니다. 또 1984년은 천주교의 한국전래 200주년이요, 개신교 한국전래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단일문화권 속에서 주요 종교들의 상호공존과 상호비옥화 과정이 역사적으로 진행되어 온 이곳은, 다양한 종교 교훈들이 이 `은둔자의 나라' 백성들의 가슴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토양에서 우리의 통일운동(Unification Movement)이 태동되어 나왔으니, 이 운동은 범세계적 차원에서 `다양성 안에서의 합일'을 모색하며, `하나님 아래 전인류가 한 가족'임을 깨달은 바탕 위에 사랑과 공감과 조화의 세계를 이루고자 하는 운동입니다.

이러한 이상세계를 창건하기 위해서, 우리는 전체적인 모델, 즉 청사진을 가져야만 합니다. 통일운동이 제시하는 이상세계상은 마음과 몸이 일치된 완성한 한 인간에 비유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중심한 인간의 정신적 및 영적 생활로부터 삶의 이상과 목적이 나옵니다. 신경조직은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각 세포에게 전달하고, 사지백체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두뇌에 전달합니다. 이 수수(授受)의 과정이 순조로울 때 개인은 조화로운 상태에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인류 전체의 정신적 및 영적 생활이 한 개인의 그것에 견줄 수 있다면, 인류 사회의 경제적 및 외적 측면은 개인의 신체에 견줄 수 있겠습니다. 인류의 영적 이상과 하나님을 향한 염원과 사랑은 종교를 통하여 사회와 문화 속에 표현되며, 그를 중심으로 신학, 철학, 예술 및 모든 문화가 회전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종교지도자, 신학자 및 철학자들은 마치 인체의 신경조직과도 같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메시지를 해독하여 전인류에게 전달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현실을 개선하고 새로운 문화혁명을 성취하는 데 있어서, 종교지도자 및 학자 여러분께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고 본인은 믿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종교지도자들과 학자들은 고대 인도, 중국, 중근동 및 희랍에서 문화창건의 선구자들이었습니다. 이것은 초기 기독교와 이슬람문화권에서도 예외가 아니었고, 문예부흥, 종교개혁, 또는 계몽사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과학기술의 급속한 성공과 더불어, 종교는 현실세계의 제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하고 있으며, 종교의 이러한 모습에 환멸을 느낀 수많은 사람들이 공산주의의 반종교적 기치(旗幟) 아래로 몰려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산주의는 폭력을 수단으로 삼고 있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거부하며, 제종교의 목표를 좌절시키고, 인류의 안목을 물질적 차원에 국한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에 기울어진 상당수의 사람들이 나름대로 높은 꿈을 지녔고, 인종과 국가의 담을 넘어 활동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본인이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들의 정열과 이상주의는 신 중심의 사상과 활동에 의해서만 보완되고 완성으로 가는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바로 여기에 종교지도자들과 학자 여러분께서 헌신적으로 앞장서야 할 시대적 요청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회의(God's Conference)와 세계종교청년세미나(Youth Seminar on World Religions), 또 국제종교재단(International Religions Foundation)의 제반 활동은 이런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기구요, 실험대요, 광장인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학문과 여러분 자신을 세계와 하나님 앞에 봉헌하도록 소명을 받고 계십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공동체 안에서 하나님을 대변하고,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사랑과 희망을 이웃에게 전달하고, 세상 사람들이 인류와 하나님께 봉사하는 일을 돕는 사명을 받고 계십니다. 이것은 여러분의 교회나 사원이나 회중을 일깨워, 하나님을 중심한 자유와 평화의 세계를 이루는 데 동원하는 일로 연결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