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집: 세계와 한민족의 결의 1983년 12월 14일, 한국 마산 실내체육관 Page #326 Search Speeches

세계혼란의 원인과 문제해결의 한계성

그러면 이러한 세계적인 대혼란의 근본원인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종래의 가치관이 총체적으로 깨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지, 그 기준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선이며, 무엇이 참이며, 무엇이 정의인지 판단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가치의 기준이 나라마다 다르고 단체마다 다르고 심지어 개인마다 다릅니다. 게다가 공산주의가 나와서 종래의 모든 도덕개념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습니까? 그것은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그리고 종교도 철학도 이제는 세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게 되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본래 민주주의는 인간 권리의 평등과 다수결주의로써 모든 난문제들을 해결할 것을 목표로 하고 출현하였던 것이지만, 오늘에 이르러 민주주의 사회일수록 가치관의 붕괴가 더 심해 가고 있으니, 이것은 민주주의가 사회문제·세계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완전히 자신을 상실하고 말았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한편 공산주의는 혁명으로써 사회주의 사회를 실현하여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일소하고 노동자 농민을 해방하여 모든 사회악을 제거한다는 명분을 갖고 출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소련을 비롯한 모든 공산국가들은 자본주의보다 더 심한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고 있으며, 더 심한 사회악을 자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교는 종교대로 인류의 정신지도에는 아랑곳없이 싸움을 일삼고 있을 뿐 아니라 종교 내부에도 부정, 부패가 만연되어 가고 있습니다. 또 철학은 철학대로 개념화되어서 현실과는 유리하고 있어서 현실문제 해결에는 아무 도움도 못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민주주의도 공산주의도, 그리고 종교도 철학도 사회문제·세계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완전히 한계성을 들어내고 말았습니다. 이제 인류는 세계의 혼란을 수습하는 데 있어서 그 어떤 주의나 종교나 철학에도 기대를 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인류문화가 멸망될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