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집: 택한 자의 갈 길 1978년 07월 09일, 영국 Page #127 Search Speeches

전통은 생사가 교체되" 자리-서 세워진다

여러분의 한 가정을 두고 보더라도 그 가정에는 여러 성품을 가진 형제와 부모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가정에서 선조로부터 이어받은 어떤 전통이 있으면 그 전통을 어떤 사람이 이어받느냐 하는 것을 생각해 볼 때, 그 선조의 전통에 알맞을 수 있는 성격자가 이어받기 마련입니다. 또한 가정을 중심삼고 보더라도 부모의 모든 소유를 상속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 하면, 그 부모의 성격에 맞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상속을 받게 마련입니다.

전통이라는 것이 세워지게 될 때, 영국이면 영국의 전통을 세웠다 하면 그 전통을 따라 모든 국민이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 국민끼리 사랑하면서 나가야 됩니다. 그렇게 볼 때, 그 전통이 세워진 자리가 어떤 자리냐 이거예요. 보편적으로 볼 때, 전통이 세워진 자리는 생사가 교체되는 자리입니다. 죽든가 살든가 하는 자리에서 세워집니다. 다시 말하면 수난의 자리, 어려운 자리에서 세워지는 것이 그 나라의 전통으로 남아지는 것을 우리는 대략 미루어서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나라가 망하느냐 흥하느냐 하는 자리, 다시 말해서 망할 가능성이 많은 자리에서 망하지 않고 남아질 수 있는 데서만이 전통이 세워집니다. 물론 전통은 어려운 자리에서 세워지지만, 그 어려운 자리도 자기 개인을 위한 어려운 자리가 아니라, 전체를 위한 어려운 자리에서 세워지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한 부모의 재산을 상속받는 데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겁니다. 부모가 그 재산을 지니기 위해서 어렵게 고생을 하고 수고했으면, 그 부모의 고생한 것을 그냥 그대로 이해하고, 더 고생스럽더라도 극복할 수 있는 자녀가 될 때, 부모는 그 자녀 앞에 상속하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소유를 자기 것으로 활용하고 소모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 가정이면 가정 전체를 위해서 그 소유를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된다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