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집: 참된 여자들이 갈 길 1991년 11월 03일, 한국 국제연수원 Page #266 Search Speeches

선생님의 어린 시절과 성격

선생님이 옛날에 어렸을 때 말이에요, 얼마나 지독하게 잘 울었던지 한번 울기 시작하면 동네에 소문나기 전에는 그치지를 않았어요. 너무 우니까 맨 처음엔 동네 할아버지가 한번 와서 구경하고, 그리고 맨 나중엔 구경 못한 할머니가 구경오더니 그 다음엔 아무도 안 오더라구요. (웃음) 우는 데는 그냥 울지 않아요. 그저 발을 비비고 울기 때문에 시골 가게 되면 말이에요, 여기 남한은 그게 없더라구요. 삽트랭이라고 있어요. 갈대로 엮은 삽이 있다구요. 발을 곱게 엮은 것입니다. 돗자리가 아니라구요. 삽자리입니다. 삽자리를 깔고 그 안에 벼 같은 것을 말리고 그러는 것입니다.

그 삽자리가 전부 다 엮은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비벼대면 긁히니까 피가 나 가지고 방안에 전부 다 피가 묻고 야단이라구요. 그래 가지고 어머니가 보게 되면 질색하는 거예요. `내가 잘못했다!' 하고 빌게 만드는 거지요. (웃음) 형님이든 누구든 운다고 말 못하게 돼 있어요. 와서 문을 열었다가는 다 도망가야 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나를 울렸다간 큰일나는 것입니다. 할아버지로부터 어머니 아버지도 `쉬이─.' 울리지 말라는 거지요.

내가 잘못해 가지고 우는 법이 없어요. 내가 잘못해서 운 적은 없어요. 딱 조건이 되기 때문에 울지,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안 울어요. (웃음)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가 잘못해서 욕이라도 한마디 했다가는 그저 우리 집 사람들이 더 야단이라구요. 이래 가지고 얼마나 지독한지…. 어머니도 지독한 분이라구요. 나를 낳은 어머니니까 오죽 지독하겠나! 그렇지요? (웃음) 자식한테 `이놈의 자식아!' 하면서 채찍을 들었다 하면 채찍이 열 개면 열 개 다 부러지도록 쳐야지, 그냥 안돼요. 자식이 항복 안 하면 계속해서 치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치다보니 나중에는 기절초풍하는 것입니다. 한번 기절하면 한 30분 있다가 깨어나거든요. 그런 일이 있었다구요. 그러니 무서워하지요. 눈을 껌뻑만 해도 전부 다 이래요. 그렇기 때문에 열두 살 때 벌써 할아버지 할머니 다 쥐고 살았어요. 지독하지요?

동네방네 총각들도, 나보다 3년 위 총각이라도 내 말 안 들으면 닦아 세우는 것입니다. 아이 때 3년 차이면 말이에요, 내가 열두 살이고 열다섯이면 얼마나 차이가 나요? 나보다 크다구요. 이건 뭐 싸움을 해도 그 사람들은 한두 대밖엔 안 때리지만, 나는 한두 대가 아닙니다. 열 대 맞든 백 대를 맞든 천 대를 맞든 하루 이틀 사흘 매일같이 싸우는 것입니다. (웃음) 아니야! 만약에 잘못을 빌지 않고 도망갔다가는 그 집에다가 불을 놓는다구요. (웃음) 그렇게 지독하다구요. 그런 성격을 가졌기 때문에 하나님이 나를 잘 붙드신 것입니다.

한번 분하고 억울하게 되면 천년 가더라도 말 안 하고, 복수할 때까지 칼을 가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복수해서는 안된다는 걸 알았거든요. 그러니 얼마나 죽을 지경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통일교 교주가 되고, 참부모가 되고, 세상으로부터 욕 잘 먹는 재림주 이름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예.」스타가 된다면 스타가 되는 것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밥이 뭐 어떻든 그런 게 문제가 아닙니다. 알겠어요?

여기서 간증이 나온다구요. 아무래도 좋아요. 선생님이 시골 절간의 변소에 가서 변을 누게 되면 말이에요, 그 떨어지는 소리가 `철렁 쾅! 철렁 쾅!' 그런다구요. (웃음) 거 가만 들어 보니 얼마나 시적인지 모릅니다. `철렁 쾅!' 하는데 풍경이 `땡그랑!' 하는 게 얼마나 시적인지 말이에요. 30분, 한 시간, 어떤 때는 두 시간씩 앉아 있을 때가 있다구요. 거 재미있다구요. 조금씩 똘롱 똘롱 똘롱…. (웃음) 그 거 다 시적이라구요. 아무리 그 소리를 들어도…. 시가 거기에 깃들어 있는 것입니다. 스님들도 전부 다 그 냄새 나는 데 30분도 못 가 있을 것입니다. 10분도 못 가 있을 거라구요. 나는 30분 이상 가 있어요. (웃음) 그래, 나올 때는 내가 일등입니다. (웃음) 변소보고 `너 나 알지? 내가 일등이지? ' 하고 물으면 변소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변소도 행복하게 생각한다구요. 알겠어요? 그러니까 친구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생각하기에 달렸어요. 모든 만사가 내 동무가 돼 주고, 내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문학 친구, 예술 친구 다 되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우리 같은 사람은 성격이 얼마나 급한지 모릅니다. 학교 갔다 오게 되면, ─누님들 있거든요. 동생도 있고 말이에요. ─대문에 들어서면서부터 `누나!' 할 때는 말이에요, 누나라는 말이 끝나게 되면 벌써…. 평안도 시골에 가면 마당에서부터 집까지 돌 층계가 있다구요. 대개 큰 집은 그래요. 한층 두층 세층으로 지었어요. 그걸 딱 올라가면 저 대문이 멀거든요. 거기서부터 `누나! 밥─!' 해 가지고 내 말이 끝나기 전에 밥상을 준비하기로 약속이 돼 있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문 열기 전에 준비돼야 돼요. 안 나오면 벼락이 떨어지는 거예요. 밥을 먹을 때는 전부 다 앉아 먹잖아요? 그래, 앉아 가지고 물이고 밥이고 반찬이고 뭣이고, 들어가면 아무래도 섞일 것이니 한꺼번에 전부 섞어 가지고 후루룩─! 밥도 제일 빨리 먹는 챔피언이다 이거예요. (웃음)

배가 부른데 소화가 안된다 할 때는 `너 위도 넘버 원이 돼야 돼, 이놈아! 무엇이 들어가도 소화한다!' 해 가지고…. 그렇기 때문에 소화 안되는 게 없어요. 그게 튼튼하다구요. 정신을 묶는 훈련을 한 것입니다. 알겠어요?

모두들 날콩을 먹으면 설사하고 그러길래 `에라, 날콩 한 주먹 먹어 보자!' 해 가지고 먹다 보니 얼마나 고소한지 몰라요. 습관이 되니까 그 고소한 맛이 볶아 먹는 것보다 더해요. 한번 먹어 보라구요, 내 말이 맞나 안 맞나. 맨 처음엔 비리더니 맛이 나니까 얼마나 고소한지 모릅니다. 그래, 날콩을 넣고 다니면서 먹고 이랬기 때문에, 형무소 들어가 있을 때 비료 공장에서 콩 넣었던 가마니를 비료 가마니로 쓰곤 했는데 그걸 이렇게 거꾸로 하면 콩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걸 주머니에 집어 넣고 다니면서 먹으니 얼마나 맛있던지…! 이래 가지고 그 날콩 먹는 것을 선생님이 가르쳐 주었더니 콩 가마니만 있으면 사람이 수십 명씩 달라붙어 가지고 콩 주워 먹는다고 야단이었어요. 고소한 거라구요. 생각하기에 달린 것입니다. 알겠어요?

씀바귀도 맛있다구요. 씀바귀 알아요? 씀바귀를 양념장을 짭짭하게 해 가지고 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맛있다구요. 이 씀바귀 먹을 때는 말이에요, 입에 들어갈 때는 딱 숨을 멈추고 쉬지 말라구요. 단맛이 나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단맛이 난다구요. 거 먹어 봐요. 그것이면 밥 한 그릇 맛있게 먹는 거지요. 비위 약한 사람들은 한 번도 못 먹지만 말이에요. 해봐요. 이게 뭐 냄새를 맡고 그러니까 그렇지, 그냥 그대로 싹 넘기게 되면 냄새가 날 여지가 있나? 맛있는데.

오늘 내 말 들으러 나오지 않았어요? 기분 나쁘더라도…. 씀바귀 좋아하는 여자들 손 들어 봐요. (웃음) 통일교 여자들 반찬 없으면 씀바귀로 반찬해서 남편 대접하라구요. 그때는 말이에요, 여러분 파 장아찌 절이듯이, 고추장하고 전부 다 넣고 그 다음엔 고추가루 넣어 가지고 비벼서 물 타 가지고 싸악 거기에 절여야 돼요. 하루 저녁 절이게 되면 다 느긋느긋해지거든요. 그렇게 되면 국물 없게 딱 해 놓고 말이에요, 싸악 해서 놓으면 씀바귀도 달아진다구요. 그런 반찬도 할 줄 알아야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