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0집: 학사교회의 역할 1988년 08월 22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280 Search Speeches

가난한 사람의 친구가 되라

그런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여러분들이 처해 있는 자리에서 귀한 것을 알았으면…. 귀한 것이 어디서부터 받아지느냐? 귀한 것이 높은 데서부터 받아지는 게 아닙니다. 귀한 것은 낮은 사람들이 더 귀하게 여기는 겁니다. 금을 누가 잘 아느냐? 백만장자들이 금을 귀하게 여기지 않아요. 낮은 사람일수록 금 한 돈을 백만장자가 100냥을 귀하게 여기는 이상 귀하게 여기는 겁니다. 그걸 알아야 돼요. 귀한 것을 누가…. 높은 사람이 귀한 것을 비례적 가치를 아는 게 아닙니다. XY, 이렇게 엇갈린 반대편이…. (손짓으로 표현하심) 그러니 가난한 사람이 돈의 가치를 알아요. 그렇지요? 「예」 잘사는 사람이, 백만장자가 금 값을 아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이 금 값을 아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여러분들이 높고 큰 사상을 가졌지만 높은 자리에 절대 서지 말라는 겁니다. 가난한 자의 친구가 되라는 겁니다.

선생님은 그렇다구요. 가난한 사람의 친구입니다. 어디 가든지 잘난 사람보다 못난 사람을 위로해 주고 얘기하려고 하지 잘난 사람을 칭찬하려고 하지 않는다구요. 그런 것이 선생님의 특징입니다. 선생님을 만나 가지고 선생님에게 감동받는다는 것은 뭐냐? 선생님을 저 꼭대기에서 꼬인다리를 해 가지고 `야 이놈들아' 하고 호령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보니까 얼마나 자유분망한지 말이예요, 보니까 자유인입니다. 그러면서도 솔직하고 담백하다는 겁니다. 탈이 없이 순수하다는 겁니다. 그러니 자기들이 완전히 녹아 난다는 겁니다. 또 하는 얘기는 고차원적인 얘기입니다. 사상관에서는 하늘땅을 뒤집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러니 숙연해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자기 자신이 낮은 자리에 있으면 높았던 사람이 낮은 자리에 와서 받아야 됩니다. 그게 정석입니다. 거기서 인격변화가 벌어지는 겁니다. 높은 데 올라가 있는 교만한 사람들을 걸어 가지고 낮은 자리에 끌어내려 가지고 뒤집어 박아야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들이 학생들을 가르쳐 주고 미안한 것을 느껴야 돼요.

윤박사! 「예」 선생이 뭐? 「미안함을 느껴야…」 진정 사랑하는 제자를 위해서 가르쳐 주고는 미안한 것을 느껴야 돼요. `시간의 제약을 받는구나! 무엇을 말할 것을 남겨 놓고 가는구나' 하고 미안하게 생각해야 된다구요. `아이구, 네까짓 게 그러면 그렇지. 안 들어도 싸지 뭐' 그러면 안 된다구요. 선생님도 그래요. 여러분들을 다 보내고 나 혼자 생각하면서 말이예요, `이 녀석들에게 이런 책망도 할 건데' 합니다. `책망받으면 좋아할 것을 책망 안 해주니 안됐는데' 하고 미안하게 생각하는 겁니다. 안됐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런 마음을 갖고 암만 욕을 해도 아프지 않아요. 걸리지 않아요. 속에 감아 두지 않아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예」 자리가 달라요, 자리가. 자기들이 보는 자리가 다르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