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집: 선악의 분기점에서 1972년 07월 16일, 한국 종로교회 Page #175 Search Speeches

선악의 경계선

이런 관점에서 자신이 좋아서 '아이구 좋다' 하는 그 자리는, 현재의 아무개 하나에게만 좋은 것이냐? 그 자리는 역사를 대표한 하나의 정상의 자리입니다. 그래서 역사를 대표해 가지고 저울질을 하는 것입니다. 저울질을 딱 해 가지고 수평이 되어야 할 텐데, 조금 어떻게 되면 이렇게 되고 조금 어떻게 되면 이렇게 됩니다. 이 경계선이라는 것은 있는지 없는지 모르는 것인데 그것이 천지를 뒤집어 박는다는 것입니다. 그런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까딱하게 되면 선이 되는 것이고, 까딱하면 악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의 정로(正路)가 있을 것입니다. 하나의 그런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거기에 조금이라도 보태서는 안 되는, 그래야만 된다는 그 절대적 기준이란 것이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개인이, 혹은 가정이, 나라가, 세계가 갈 수 있는 어떤 정도가 있어야 될 것이 아니냐 이겁니다. 안 그렇겠어요?

이렇게 볼 때 그런 공식, 개인은 이래야 된다 하는 그런 타입이 누구냐? 할 때 '나다'라고 할 수 있느냐? 여러분은 생각해 봤어요? '나는 비록 키는 작은 소녀의 몸이지만, 세계의 여자들을 전부 종합한 하나의 정도의 딱 중앙에 서 있는 사람이다' 이런 생각 해봤어요? 저울로 말하면 그걸 세밀하게, 몇만 분의 일을 잴 수 있는 저울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이 있는지 없는지 하는 것도 다 알아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 중앙에 있는 그 자리를 보게 된다면 있는지 없는지 하는 그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그 무엇이 있을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선악이 대립되어 있으면 그 경계선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잖아요? 삼팔선을 두고 볼 때, 삼팔선이라는 그 선이 어디냐? 완충지대를 지나가 가지고 선을 그은 것입니다. 삼팔선은 선도 굵은 것입니다. 있는지 없는지 하는 것, 그것이 문제입니다, 이런 입장에서 '삼팔선을 진짜 아느냐?' 하고 물으면 '삼팔선을 알지' 한다는 것입니다. '진짜 알아' 하고 따지고 들어가게 되면, 어떤 것이 삼팔선인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경계선이자 경계선이 아닌 그 자리가 선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지요? 이쪽 편이자 저쪽 편이요, 저쪽 편이 아니자 이쪽 편이 아닌 그러한 자리가 경계선이라는 것입니다.

아침에서 점심때가 될 때 말이예요. 열두 시 '땡' 하게 될 때, 그것을 완전히 점심때다고 할 수 있어요? 시계가 열두 시에 '땡' 한다고 해서 진짜 열두 시예요? 진짜 맞는 것은 세계에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럴 것 아녜요? 그 하나도 모른다구요. 열두 시가 됐는지 안 됐는지 그것도 모른다구요. 그렇게 이게 심각한 문제라구요.

봄이 되고 여름이 되었을 때, '나는 그 봄과 여름의 경계선을 확실히 안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저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영부영 봄이 왔다가 알지 못하게 여름이 찾아오는 거예요. 그러면 여름이 찾아오는 것을 아는 사람,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느냐? 진짜 만난 사람을 만나기는 힘든 것입니다.

또, 봄을 진짜 송별하면서 '하하! 이 순간 봄아 가거라. 이 순간 여름아 오너라' 해 가지고 진짜 그것을 보내고 맞이한 사람이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 만나 봤어요? 만나 봤어요, 못 만나 보았어요?「못 만났습니다」 못 만나 봤지요?

그렇게 생각하게 될 때, 선과 악이 진짜 있느냐? 어떤 것이 선이냐? 그 선과 악이 있으면 경계선이 있을 거라구요. 선과 악이 경계선을 이루고 있는데…. 선과 악이 엇갈리는 데에는 반드시 그 교차점이 있을 것입니다. 그 기로, 분기점이 있을 텐데 그곳이 어디냐? 그게 문제라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선악의 분기점이 문제되는 것입니다. 알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