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3집: 참사랑에 의한 하늘 전통을 세우자 1991년 11월 10일, 한국 선문대학교 Page #135 Search Speeches

신과 인간과의 관계

이제 남은 것이 있다면 신을 중심삼은 인간의 관계, 이게 문제입니다. 여러분이 학교에 가면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 그 관계를 무엇을 통해서 묶느냐? 이것은 배움이라는 것을 중심삼고 관계를 묶어 나가요. 그 배움이 선생에게도 손해가 되고 학생에게도 손해가 되는 것이라면 그 관계는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학생에게도 이익이 되고 선생에게도 이익이 될 때는 그 관계는 확장이 되는 거예요.

그와 마찬가지로 신과 인간이 있다고 하면 신과 인간이 관계를 맺기 위한 것이…. 오늘날 철학도 신과 인간이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바라고, 종교도 신과 더불어 관계를 맺기 위한 자리를 추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도 좋아하고 인간도 좋아할 수 있는 결과를 찾아가는 길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볼 때, 지금 모든 전부는 실패로 끝났습니다. 그거 왜 그러냐? 사람들이 몰라서 그런 것이다 이거예요.

인류의 역사는 지금까지 수억 년 동안 거쳐왔다구요. 수억 년 동안 거쳐오면서 인간으로서 살 수 있는 것, 인간으로서 찾을 수 있는 것, 인간으로서 구상한 그 내용을 중심삼고 체제를 다 갖추어 봤다 이거예요. 그 체제 가운데 가정이라든가 사회라든가, 또는 수백의 국가가 있다구요. 이런 문화 배경을 중심삼고 전통이 되어 내려왔다 이거예요. 그러나 어느 하나 인간으로서 찾을 수 있는 모델이라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인간으로서 사는 모든 것이 실패입니다.

신이 있다면 지금까지 그 신이 인간을 중심삼아 가지고 아무런 관계가 없이 나왔느냐, 무슨 관계를 갖고 나왔느냐 하는 것이 문제가 돼요. 무슨 관계를 갖고 나왔다면, 그 관계를 지을 수 있는 장소가 어디냐? 그러면 반드시 종교라는 것을 들고 나올 수밖에 없다구요. 신을 제일 중요시하고, 신의 뜻을 신봉하고, 신의 뜻의 성취를 위해 역사성을 초월해서 노력해 온 것이 종교이기 때문에 그 관계를 이룰 수 있는 터전이 종교일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지금 세계의 종교를 가만히 보면, 그 종교들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 사람을 위주한 종교가 되었느냐, 신을 위주한 종교가 되었느냐? 여기서 사람을 위주한 종교라는 결론을 어느 누구나 내릴 수 있지만, 신을 위주한 종교라는 결론을 내릴 수 없어요. 왜? 모르니까. 결국은 종교가 인간세계의 이익을 추구해 나가는 결말을 향해서 나갈 것이 틀림없는데, 인간을 위주한 그러한 정착지를 하나님이 원치 않게 되면 이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