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집: 하나의 하나님과 하나의 세계종교 1972년 03월 20일, 영국 후렌즈미팅하우스 Page #15 Search Speeches

인간의 욕망의 안착점

그러면 우리 인간의 양심작용을 생각해 보면서 그런 절대적인 기준에 도달할 수 있는 가망성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을 살펴봅시다. 여기에 온 여러분 중에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혹은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을 막론하고. 혹은 돈이나 권력을 잡은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 등을 막론하고 누구나 다 최고의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대학생은 자기가 다니는 대학교에서 제일 유명한 교수를 자기의 선생님으로 모시려고 하는 것입니다. 세계에 유명한 성현이나, 혹은 역사과정에 제일가는 유명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만일에 그런 사람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는데, 만들고 보니까 그보다도 더 높은 분이 있으면 그분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제일 꼭대기에 절대적인 하나님이 있다 할 때에는 그 하나님도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럴 것입니다. 가능성이 없어서 그렇지 가능성이 있으면 누구나 다 그런 것입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최고로 높이 되겠다고 하는 욕망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를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권세를 잡아 가지고 세계를 움직이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자고로, 역사를 거쳐오면서 교육을 받지 않았더라도 누구든지 그런 욕망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작용이 무의미하게 목적도 없이 계속되어 왔다면, 그것은 망상인 것입니다.

하나님이 절대적이라면 그 하나님이 있는 한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에게 도달하게 해서 하나님과 안팎으로 관계를 맺게 하고도 남을 수 있는, 즉 내적인 인연을 맺게끔 하는 이 힘의 작용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최고의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우주의 주인입니다. 이 세계를 마음대로 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분과 보다 가치적인 상대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그분의 상대적 여건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되겠기 때문에 우리 인간에게 양심을 통해서 그런 욕망을 이루어지게 하시는 것입니다.

만일에 하나님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었다면, 자기가 점령했다면 어떻겠어요. 하나님을 아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행복하다고 할 것입니다. 보다 가치적인 내용을 모르니까 그렇지 알면 그것을 원할 것입니다. 여러분에게는 하나님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갖고 있는 좋은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이 세계까지도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이 있는 줄 알게 되면 하나님 속에 감춰진 하나밖에 없는 사랑마저도 점령 하고 싶어합니다. 그것마저도 점령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만일에 자기가 하나님을 모시고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 속에 있는 사랑을 점령하지 못할 때에는 하나님을 계속 모실 수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모든 것을 점령했을 때. 하나님 것이 내 것이 되는 것이요, 내가 하나님의 전체와 같은, 상대적으로 동등한 자리에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에 인간의 욕망의 종착점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인 것입니다. 만일에 절대적인 하나님이 계시다면 그 절대적인 하나님 속에 있는 사랑을 점령할 때까지 인간의 욕망은 작용할 것이고, 그것을 점령할 때에는 영원히 주고받을 수 있는 안착점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