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집: 답답하고 민망하신 예수 1960년 07월 03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63 Search Speeches

답답하고 민망해 하신 예수

4천년 동안 민족을 붙안고 싸워나오신 하나님의 수고를 생각할 때, 아버지의 심정에 사무친 한을 생각할 때 자기가 핍박받아 쓰러진다 해서 민족을 한꺼번에 쳐버려야겠다고 생각할 수 없었다는 거예요. 왜? 하나님께서 뼛골의 인연을 맺으며 세워 놓은 이스라엘 민족임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쓰러지면서도 이스라엘 민족을 붙들고 기도하셨던 것입니다. 이런 예수님이었음을 여러분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기도하는 자리에 나가는 예수님은 처량했습니다. 민망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보내신 것은 자유의 한 날을 찾기 위해 보냈던 것이요, 뜻의 해원을 위해 보냈던 것이요, 심정의 인연을 맺기 위해 보냈던 것이 틀림없거늘, 민족 앞에 배척을 받고 몰리어 외로운 산중에 들어가 기도하는 예수님은 민망한 예수님이었다는 거예요. 그럴 게 아니예요?

예수님이 뜻을 이루었으면 하나님은 자유의 한 날을 맞이하셨을 것이고, 예수님이 뜻을 성취하셨으면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는 심정의 인연이 맺어졌을 것입니다. 또한 천적인 위신이 땅에 세워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영광의 자리에 선 예수님을 사탄 앞에 세우시고 `야, 이 사탄아 예수의 인격과 예수의 위신과 예수의 위엄을 바라보라'고 자랑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랑할 아무런 내용도 갖추지 못한 예수님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심정이 어떠하셨겠는가를 여러분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민족 앞에 배척하는 그날부터 예수님은 각오하셨습니다. 하늘이 4천년 동안 수고하여 택해 세운 이스라엘 민족이 사경(死境)에 놓인 것을 바라보신 예수님은 민족이 굶주리는 것을 느껴 굶주림의 길을 자진하여 가셨고, 민족이 헐벗는 것을 느껴 헐벗음의 길을 자진하여 가셨습니다.

예수님은 앞으로 십자가를 지고 죽음의 길을 갈 것을 겟세마네 동산에서 결정하셨습니다. 물론 3년 공생애 노정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셨지만 최후의 결정은 거기에서 하셨던 것입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마음이 어떠했겠어요? 답답하였습니다. 민망하였습니다. 답답한 예수님이었습니다. 민망한 예수님이었습니다. 하늘을 바라볼 때는 민망하고 세상을 바라볼 때는 답답한 예수님이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만왕의 왕으로 왔으되 만왕의 왕으로서의 기쁨을 한순간도 느껴 보지 못한 예수님이었습니다.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예수님이 못 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그러한 예수님을 믿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고 있는 예수님이 체면을 세우지 못하였고, 자유의 한 날을 맞지 못하였고, 영광의 한 시간을 갖지 못하였으니 예수님을 믿는 우리들은 전부 다 그런 길을 가야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라가려면 굶주린 예수님을 본받아야 됩니다. 예수님을 따라 가려면 그분의 답답한 사정을 알아야 됩니다. 예수님을 따라가려면 하늘 앞에 민망한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신앙자가 가져야 할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