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3집: 남북통일의 기수가 되자 1987년 05월 01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274 Search Speeches

대한민국을 사'하라

그래, 여기 뭘하러 왔어? 이놈의 자식들. (웃음) 왜 웃어? 뭘하러 왔어, 여기? 여기가 누구 집이예요? 「아버지 집요」 주인이 누구예요? 「아버님요」 문안도 안 하고 다 이렇게 와 앉았어? 이놈의 자식들, 버릇들이 없이…. 누가 오라고 했어? 「발이 왔습니다」 발이 왔어? 이놈의 자식들. (웃음) 그러면 발을 잘라야지. 그래도 머리들은 잘 돌아가는구만, 발이 왔다고 하는 것 보니. 진짜 발이 왔어? 「예」 아무 말도 안 듣고? 이놈의 자식들…. 듣고 오지 않았어요? 그거 발이 왔어요? 듣고 왔지. 듣고 왔지요? 「예」 발이 온 거예요, 그게? 아예 낙제, 빵점 맞을 그런 대답을 왜 해요? (웃음) '왜 왔어?' 하면 선생님의 명령을 듣고, 말씀을 듣고 왔다면 꼼짝못하고 선생님이 입을 다물 텐데 말이예요. 발이 왔어? 이것들!(웃음) 왜 왔다구요? 「선생님이 오라고 하셔서요」 선생님이 오라고 해서 왔는데, 왜 오라고 했느냐 하는 것은 이제부터 말하는 거예요.

칭찬하기 위해서 오라고 했을까, 욕을 퍼붓기 위해서 오라고 했을까? 이 두가지 중의 한 가지겠지요. 그래, 젊은 애들은 칭찬해 주면 버릇이 좋아진다고 했어요, 나빠진다고 했어요? (웃음) 그래, 여러분들은 어떠냐면…. 젊은 애들은 칭찬해 주면 말이예요, 지나가던 양반이 떡 만나가지고 '그 아들 좋다. 그 아낙네 아름답구만. 이집 주인 가문이 번창하겠는데' 하고 칭찬해 주면, 그걸 듣는 어머니 아버지가 '여보, 지나가는 양반님, 젊은 사람을 그렇게 칭찬하면 못쓰게 돼요'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칭찬도 못 하게 하잖아요? '고얀지고' 하고 칭찬을 하기 전에 책망을 하고 칭찬해야 된다는 거예요.

그래 여러분이 여기 왔는데 선생님도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칭찬을 할까요, 책망을 할까요? 「책망을…」 왜 '책망을, 책망을' 하면서 머리가 이렇게 돌아가요? (웃음) 왜 얼굴이 시쁘둥해요? 웃으면서 '책망을 하시옵소서' 이래야지. 내가 기분이 나빠서 어떻게 책망을 하겠어요? 책망도 못 하겠고 칭찬도 못 하겠으니 내가 입 다물고 얼굴을, 뭐라 할까, 쏴 잡은 매, 그거 뭐라 그러더라, 박제한 것처럼 해 가지고 버티고 앉아서 들여다보는 쏘아 잡은 매새끼 모양으로 말이예요, 잡아먹을 것 같은 인상을 하고 버티고 앉아 있으면 좋겠어요? 응?

어떻게 할까요? 책망을 할싸, 칭찬을 할싸? 「책망하십시오」 한 시간쯤할까요, 열 시간쯤 할까요? 「열 시간쯤요」 백 시간쯤 할까요, 영원히 책망할까요? 「영원히」 그러면 여러분은 지옥 가야 돼요. (웃음) 영원히 선생님한테 책망받고 천국 가는 종자는 없더라 이거예요. (웃음) 책망도 하고, 또 그다음에는 칭찬도 하고…. 얼룩덜룩한데, 검둥이 보다도 흰 것이 조금 많으면 좋아요. 그러면 그걸 모두 합쳐 놓으면 뿌옇게 되거든요. 뿌옇게 되면 중간에 가 머물 수 있다 그 말이라구요. 그건 괜찮지요, 뭐. 여러분은 그렇잖아도 뿌연 세계에 살잖아요. 천국에 살아요? 여러분은 그 이상 새까만 세상에서 살아오지 않았어요? 그러니 내가 뿌옇게 만들면 고마울 것이지 말이예요. 어때요? 안 그래요? 「그렇습니다」

작년에 선생님이 여러분을 여기 모아 놓고 얘기했는데, 무슨 얘기 해줬어요? 무엇? 「향토학교 얘기요」 향토학교 얘기 말고 또 했지요? 「반 지부장교육 십만 명…」 또 그다음엔, 그다음엔 무슨 얘기를 했어요? 「북한에 가라고 했습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라고 그랬지요. 응? 누구나 향토학교를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는 거예요. 향토학교를 만들고, 무슨 뭐 통반조직을 편성하고, 뭐 반 지부장 교육하고 하라는 모든 것이 뭐냐? 대한민국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좁은 데서 넓은 데까지 사랑하라는 거예요. 문제는 그거예요. 간단한 것입니다. 왜 그렇게 하라고 했느냐? 여러분이 이 민족을 사랑할 수 있는 두께와 넓이를 크게 하기 위해서 하라고 한 것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안 그래요? 그런 거예요.

그러면 남한이면 남한 사람들이 나라를 진짜 사랑한다면 남한만 사랑해야 되겠어요? 「아니요」 북한을 먼저 사랑하고 남한을 사랑해야 되는 거예요. 그 집안의 문중을 이어받을 수 있는 장손이 되려면 자기 직계의 어머니 아버지, 자기 아들만 사랑해서는 안 됩니다. 그 문중을 솔가해서, 모든 횡적 기반을 다 거느려 가지고 그 표준에 언제나 박자를 맞출 수 있는 사랑을 지녀야만 종손의 책임을 다하는 거예요. 알겠어요? 그 말이 무슨 말이냐 하면,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한국 사람으로서, 남한에 살지만 북한을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은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래요, 안 그래요?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