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집: 완성과 해방 1992년 04월 11일, 한국 리틀엔젤스예술회관 Page #87 Search Speeches

완성의 길을 발견하지 않으면 해방이 있을 수 -어

자, 지금부터 얘기를 좀 해 보자구요. 인간은 누구나 훌륭하게 되고 싶어 합니다. 모든 면에서 부족한 것이 없는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구요. 다른 말로 하면, 인간은 완성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완전, 완성. 완전한 것을 많이 갖추어서 완성된다고 하지요? 완전과 완성은 다른 거라구요. 창문도 완전한 것, 복도도 완전한 것…. 이와 같이 완전한 것들을 짜맞춘 결과로 완성이 됩니다. 눈도 완전, 코도 완전, 귀도 완전, 입도 완전, 손도 완전해 가지고 모든 것이 완전한 것으로서 하나로 통합되어 짜 맞춤으로써 오관이 완성되는 것입니다. 알겠어요?

오늘은 `완성과 해방'이라는 주제로 말씀을 해 보자구요. 감옥에 들어가 있는 사람한테는 석방되는 그 한 날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 여러분은 그 기분을 모를 거라구요. 얼마나 해방이 필요한지를 몰라요. 선생님은 그러한 면에 있어서 전문가입니다. (웃음) 해방이라고 하는 것은 구속된 곳으로부터 뛰쳐나오는 것을 말합니다.

완성과 해방, 왜 이러한 제목이 필요하냐? 인간은 완성되어 있지 않지요? 수천만 년의 역사를 통과해 온 인류 역사에 있어서 인간들이 생각한 것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온갖 것을 생각했다구요. 인간은 왜 여기에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 하면서 나름대로 고민해 왔습니다. 과거에 살던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완성이라고 하는 말을 이룬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밟고 넘어서 완성의 길을 발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 완성의 길을 발견하지 않으면 인간으로서의 해방이 있을 수 없어요. 해방권을 얻지 못하면 자유도 얻을 수 없습니다. 지금 젊은 사람들 `자유다!' 하는데, 그렇게 외치는 그 자체를 분석해 보면 비참한 것입니다. 보는 것이 자유예요? 보는 데는 앞을 보지 않으면 안 돼요. `아, 나는 뒤를 보고 싶다.' 하는데, 그런 자유가 있어요? `옆으로만 보고 싶다.' 그런 자유가 있어요? `아, 눈동자를 돌리지 말고 보라.' 하는 그런 자유가 있어요? 무엇이든지 막히는 곳에는 자유가 있을 수 없습니다.

투쟁해서 자유를 탈환하면 말이에요, 그 투쟁의 역사가 끝나지 않습니다. 아이들끼리 싸우면 나중에는 그 집안 사람들끼리 또 싸우게 된다구요. 일본의 무사도가 뭐예요? 복수지요? 그것과 똑같아요. 싸움에서 이긴 쪽은 진 쪽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흥!' 하면서 언젠가는 나타나서 또 칼싸움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유를 얻어서 아무리 임시적으로 그 환경을 수습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그러면 역사적인 자유는 도대체 어디에 있어요? 국경을 초월한 자유가 어디에 있느냐 말입니다. 일본 사람의 자유와 한국 사람의 자유가 다릅니다. 왜냐? 문화적인 배경이 다르고, 법적인 기반이 다르고, 헌법의 내용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볼 때, 환경을 초월할 수 있는 자유를 얻는다고 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