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집: 우리를 위하여 당하신 일들 1960년 10월 16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23 Search Speeches

하나님께 슬""과 고통의 대상이 된 "조세계

선으로 시작하여 선으로 종결되어야 하며, 또 그 과정의 어떠한 현상도 하나님을 기쁘게 하지 않는 것이 없어야 할 천지였는데, 그 천지는 간 곳이 없고, 대하는 곳곳마다 슬픔이요, 대하는 사람마다 울음이 나오고, 고통을 느껴야 하는 천지가 되었던 것입니다. 이런 슬픔 사정을 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하나님의 입장입니다. 그런 입장에 계시면서도 우리들을 다시 품어야 하는 게 하나님의 고통임을 우리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슬픔으로 시작되어야 할 세상이 아니었고, 고통으로 출발해야 할 세상이 아니었고, 죽음이나 낙망으로 결실을 맺어야 할 이 땅이 아니었건만 어찌하여 이러한 결과를 초래했고, 어찌하여 이러한 과정적인 역사노정을 거쳐왔는고! 이 곡절의 원인이 하나님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있습니다. 보기에는 지극히 작고 아무것도 아닌 이 한 몸이 동기가 되어 하늘에 대해 슬픔을 저끄러 놓았고, 역사노정에 고통과 죽음을 저끄러 놓은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우리는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볼 수 없고 땅을 바라다볼 수도 없는 죄인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내 눈이 그러하고, 내 손발이 그러하고, 내 몸이 그러하고, 일체의 감정까지도 그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가 왔습니다.

오늘 내가 생명을 영위해 나가는 생활노정에 관계되어 있는 모든 것은 하나님께서 기쁨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입장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서 기쁨으로 취할 수 있는 입장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요, 하나님께서 소망으로 대할 수 있는 자리에서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전부가 반대의 입장에서 시작되어 반대의 노정을 통하여 반대의 결실을 맺은 것임을 우리는 명백히 알아야 되겠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깨닫지 못할진대, 하늘이 우리를 위하여 어떠한 일을 당하셨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눈물을 흘리셨다고 외치는 자가 아무리 많다 할지라도 그 눈물이 나와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피를 토하며 죽음의 자리에서 하늘의 사랑을 노래하는 자가 아무리 많다 할지라도 그 사랑은 우리와 하등의 관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타락되어 있는 자신인 것을 인정하고 이 운명의 노정을 개척하며 새로운 소망의 날을 흠모하고 있는 자신임을 인정할진대, 우리는 알아야 됩니다. 무엇을 알아야 되느뇨? 우리 자신이 이러이러한 참사를 일으킨 장본인이요, 역사적인 슬픔을 쌓아 놓은 장본인이요, 이 시간도 결과적으로 하늘에 대하여 슬픔의 조건을 연결시키고 있는 장본인임을 알고 우리는 그것을 밝혀야 합니다. 그러지 않는다 할진대 역사적인 하나님의 고통이 크고, 시대적인 하나님의 슬픔이 크다 할지라도, 우리는 어떠한 해결점을 지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에 오늘날 우리들은 하늘땅 앞에 용서 받을 수 없는 역사적인 죄인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오늘날 이 땅 위에 슬픈 사실이 있다 할진대 그것은 내 자신에서 시작된 것이요, 고통스러운 사실이 있다 할진대 그것도 내 자신에서 시작된 것이요. 죽고 쓰러지는 억울한 사실이 있다 할진대 그것도 내 자신으로부터 시작되고 연결된 것이라는 것을 느껴야 되겠습니다. 그래야만 이 사회의 슬프고 고통스러운 사실, 많은 사람이 죽고 쓰러지는 사실을 보면서 그것이 내 자신의 일로 느껴져서 책임지는 입장에 설 수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