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집: 하나님과 우리의 뜻 1976년 03월 03일, 한국 춘천교회 Page #147 Search Speeches

강원도 사람은 강원도 멋을 갖"어라

우리 동양 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이런 신선경(神仙境)을 좋아하는 거예요. 신선경이라고 하면 아름다운 경치가 있어야 되고, 아름다운 물이 흘러가야 되고, 그다음에는 날새들이 날아야 된다는 거예요. 그다음에는 쓱 정자를 짓고…. 정자는 어때요? 강이 흐르는 가운데 쓱 우거진 산이 있고, 거기에는 노송(老松)이 가지를 척 내리고 춤을 추는데 학(鶴)이 쌍쌍이 날아서 하나는 웃고, 하나는 지저귀는 이런 가운데 배꼽을 내고 앉아 있는 그런 신선 그림 있지요? 배가 뚱뚱하고 귀가 이런 사람이 꼰다리로 앉아 가지고 쓱 기대 가지고 상상하면서 담뱃대를 물고 있는 그런 신선화가 있다구요. 그런 소재를 쓰면 곤란하겠다구요. 선생님이 말하는 좋은 풍경을 내가 그림 소재로 그리겠다고 하면 곤란하겠다구요. 그렇지만 그래야 그게 동양화의 멋들어진 장면이 되는 거예요.

여러분들 여기에 왔다 갈 적에…. 여러분 여기 올 때 그저 돼지 새끼 설맞고 도망가듯이 '선생님 말씀할 시간이 됐는데 늦었다고 해 가지고 열시까지 가자! 가자! 가자!' 하면서 땅만 보고 왔지요? 솔직한 얘기로 땅만 보고 왔지요? 「예」 그렇지 않으면, 버스에 타도 그저 어서 빨리 안가나 하여 앞만 보고 왔지, 옆을 봤어요? (웃음) 그랬을 거라구요. 그렇지만, 이제 돌아갈 때는 그러지 말라구요. 강원도식 그 무엇이 있어야 돼요. 강원도식 그 무엇이 있어야 된다구요.

나도 그전에는 가평(加平) 오기 전까지는 조는 시간이었어요. 왜 그러냐 하면 말이예요, 밤에 늦게 자지요, 아침에는 일찔 일어나야 되거든요. 그리고 고달프고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가평 전까지는 내가 차에서 자는 것이다' 하며 왔습니다. 내 코 고는 소리에 내가 여러 번 깼어요. 예민하다구요. 자기 코 고는 소리에…. 피곤하니까 뭐, 찻간이라고, 또 무슨 양반이라고 팻말 붙었나요? '에험' 하고 앉아 있는 것 그것…. 에라 모르겠다…. 고달프면 입을 벌리고 자기도 해야지요. 협회장도 옆에서 다 들었지요? (웃음) 들었지요? 듣고는 웃었을 거라구요. (웃음) 그게 무슨 꼴이예요. 하지만 할 수 없다구요.

자, 이래서 '가평만 지나면 내가 깨어야 되겠다' 그랬어요. 왜 그러냐 하면, 그다음부터는 멋진 강가로 달리거든요. 그렇잖아요? 내가 강원도 여기에 오는 길을 다 안다구요. 여러분만 아는 게 아니라구요. 나도 잘 안다구요. 쓱 고빗길을 구불구불 하면서…. 내가 거기서 산천을 보려고 했더니, 이거 오늘 아침에 기분이 나쁘게 말이예요. 안개만 잔뜩 껴 가지고 산봉우리를 다 가려 버리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강원도 사람들이 명랑하지 못한 마음을 갖고 오늘 집회에 오는 거로구나 하고 생각했지요. 「아닙니다」 선생님이 가서 만나려고 하는데, 그 마음에 안개 같은 게 덮여 가지고 슬쩍슬쩍 방해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사실이 그럴는지도 모르지요. 「아니예요」'아니요' 하는 사람은 몇 사람 없고 가만히 있는 사람이 더 많은데요? (웃음) 왜 아니예요, 왜? 가만히 있는 사람들은 다 그런 사람들이지요.

그렇게 오다가 이제는 좀 어떤가 보자 하고 내다보고 '산봉우리가 나온다, 나온다' 하면 또 안개가 끼거든요. 그런 거 교구장 봤어요? 「예」그래서 어떤 생각 했나요? '선생님이 오면 기분 나쁘겠다'고 생각하고 '요놈의 강수(江水)야, 안개를 뿜지 말고 입을 다물라' 하면서 호령을 좀 해보지. 이렇게 오늘 아침에 내가 감상을 좀 못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녁에 돌아갈 때는 감상을 해야 되겠어요. 알겠어요? 「예」 빨리 안개가 벗어지면 좋겠다구요.

이런 얘기는 왜 하느냐 하면 말이예요, 강원도 사람은 강원도의 멋이 있어야 돼요, 멋. 이왕에 조각땅, 밭을 맬지라도 쓱 하다가…. 비탈밭 가운데 바위도 있을 거라구요. 그렇지요? 그 바위에 걸터 앉아서 노래도 한 곡 불러 보고 말이예요. 강원도 산골짜기에 사는 종달새는 사시장철 노래를 하지 않더라! 강원도에도 종달새가 있어요? 「있습니다」 종달새 우는 소리 들어봤어요? 「예」 강원도 산골 골짜기에서도 종달새가 울어요? (웃음) 뭣이 울어요? 그럼, 강원도 꿩도 산골 골짜기에서 울 줄 알아요?「예」 그래요?(웃음) 강원도 참새가 산골 골짜기 좁은 골짜기에서 무슨 기분이 나서 울겠노. 안 울 거라구요. 「아닙니다」 강원도 산골 골짜기에도 참새가 울어요? 「예」 짹짹 하는 것이 아니라 찌익찌익찌익 하겠지요. (웃음) 틀림없이 짹짹짹 해요? 「예」

그러면 강원도 개들은 해변가나 부둣가의 개같이 좋은 걸 못 먹어서…. 개들도 기운이 있어야 짖지요. 강원도 개들도 짖어요? 「예」 거짓말이겠지요? (웃음) 그럼, 강원도 고양이는 어때요, 고양이? 고양이는 짖는다고 하나요, 운다고 하나요? 「운다고 합니다」 거 왜 웃는다거나 짖는다고 안하고 운다고 하지요? 고양이 울음소리는 듣기 싫다고 하길래 내 그랬다구요. 왜, 고양이가 노래하는 것을 운다고 그러냐고 고양이는 노래를 부르지요? (웃음)

또 그다음에, 강원도 개구리는 노래를 못 하지요? 「합니다」 산골짝 개구리가 무슨 노래를 해요? 무슨 여유가 있어서…. 뭐, 잡아먹을 것이나 있겠어요? 어때요? 노래해요? 「예」 그렇지. 강원도 송아지도 노래할 줄 몰라요. 「압니다」 못해! 「합니다」 강원도 사람은 노래할 줄 몰라요. 「압니다」 (웃음) 강원도 사람은 노래할 줄 모른다 이거예요. 그것 봐요. 가만히 있잖아요. 보라구요. 산천을 바라보고 맑은 호수를 바라보면 새들이 지저귀고, 동물들도 지저귀고 있는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 이 작자들이 말이예요, 노래할 줄 모른다구요. (웃음) 그거 그럴 수 있어요?

내가 비록 보리밥을…. 산골짜기니까 보리밥이 아니지요. 조밥을 먹었을 망정, 옥수수밥을 먹었을 망정 내가 부르는 노래소리는 청산(靑山)이 다 굽어 살펴서 '아, 과연 만물의 영장이시요! 영장이시구만!' 이렇게 찬양할 수 있어야 된다구요. 날아가던 새도, 까치도 깍깍 하고 까마귀도 가악가악 하고 말이예요. 다른 새들도 장단 맞춰 가지고 내 노래와 더불어 화동하면, 하나님이 계시다면 그걸 가만히 바라보게 될 때 기분이 좋을싸, 나쁠싸? 「좋을싸」

새도 없고, 무슨 자연도 없는 데서, 좋은 방석 혹은 의자 같은 데 앉아 가지고 노래하는 것 하고 이런 자연풍취가 우거진 가운데서 노래하는 것하고 같은 노래라면 하나님이 볼 때 어느 것을 높이 평가할까요? 「자연 속에서 하는 거요」 어떤 것을 높이 평가할까요? 아무것도 없는 평지에서 아주 좋은 의자에, 그것도 몇만 원짜리 의자에 앉아서 하는 노래를 하나님이 좋게 평가할 것이다, 틀림없이? 「아니예요」 뭣이? 강원도 사람이니까 그렇지! (웃음) 어때요? 그런 의자에 앉아서 노래하는 것을 좋게 평가하겠소, 비탈진 밭 가운데 바위 위에 걸터앉아 가지고 쓰윽 수건을 동여매고…. 그때는 말이예요. 호미를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구요. 그때는 손을 이렇게 하고 노래해야 돼요. 어떤 것을 좋아할 것인가? 어떤 것을 좋아하겠어요? 그건 물어 볼 것도 없지요? 「예」 저 아주머니도 웃누만. (웃음) 지금까지 세상 헛살았어요. 회개하고 웃는 웃음이면 좋겠지만…. 그저 할 수 있나 이래 가지고…. (웃음) 우리 강원도 사람 사정을 모르니까 저런 말을 한다고 하겠지만 내가 강원도 사람의 사정 잘 안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