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집: 답답하고 민망하신 예수 1960년 07월 03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52 Search Speeches

자신의 한스러움을 "러내지 않으시" 하나님

불행으로 출발한 인간이기에 불행으로 종결되어야 할 인간이지만, 이러한 인간을 붙들고 행복의 곳으로 이끄셔야 할 하나님은 행복할 리가 만무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수천년 동안 인류를 이와 같은 불행한 자리에서 이끌어 내지 못하고 계시는 하나님은 무한한 고통을 느끼시는 것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어떤 개인이 느끼는 불행, 혹은 고통이나 슬픔은 개인적인 불행이요, 개인적인 슬픔입니다.

이러한 인간들을 하나님은 오랜 역사를 통해 행복의 동산으로 이끌어 오셨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목적을 다 이루지 못하셨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고통의 자리에서 이끌어 내지 않는 한 인간이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은 필연적인 사실입니다. 이와 같은 책임을 지신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은 어느 누구보다도 불행을 더욱 뼈저리게 느끼시는 분이고, 어느 누구보다도 더 고통과 슬픔을 뼈저리게 당하시는 분이며 그 사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계시는 분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지금까지 도의 길을 찾아나오고,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나온 사람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고통이 있을 적마다 `하나님, 이 고통을 받으시옵소서' 라고 호소했습니다. 슬픔이 있을 적마다 하늘 앞에 `이 슬픔을 당신이 맡아 주관하시고 나를 평안한 자리로 옮겨 주시옵소서'라고 했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종교인들이 이렇게 해 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입장에 계시는 하나님이라 할진대 하나님은 참으로 불쌍하신 분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불쌍한 사정과 불쌍한 심정과 불쌍한 마음을 갖고 계시되, 타락한 인간 앞에 자신의 불쌍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시지 않는 하나님이요, 타락한 인간들 앞에 당신의 한스러움을 나타내고 싶어하시지 않는 하나님이라는 것을 알아야 되겠습니다.

왜냐? 이 세상을 사탄이 주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탄 앞에 당신의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오늘날까지 사탄의 주권내에 있는 수많은 인류 앞에 당신의 고통과 처참한 사정을 나타내지 않으신 채 섭리해 오고 계십니다. 이것은 우리가 미루어서도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하나님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

이제 여러분이 간곡한 소망이 있어서 아버지 앞에 기도할 때에 알아야 할것은, 이같이 고통스럽고 처참한 입장에 계시는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 자신이라는 것입니다. 또, 어떠한 소원이 있어서 뜻을 따라나가게 될 때에도 이러한 하늘 앞에서 자신이 뜻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여야 되겠습니다.

만일 과거 역사노정에 왔다 갔던 수많은 선지선열들 중에 이러한 하나님 앞에 자기가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짊어진 책임과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의무감에 불타서 민족을 향하여 외친 자가 있었다 할진대, 그는 민족이 자신을 배반하고 자신을 모함한다 하더라도 하늘을 배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에 왔다 갔던 선지자들은 때와 시기를 잊어 버리고 하늘을 배반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한 동기와 원인이 어디 있느뇨? 하나님은 언제나 기쁜 자리에 계시고, 우리의 소원을 전부 이루어 주어야 할 자리에 계신다고 생각한 데 있습니다. 그러한 까닭에 선지자들이 하늘을 배반하고 하늘 길을 역행(逆行)해 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하늘이 자신보다 더 불쌍하고, 자신보다 더 억울하고, 자신보다 더 외롭고, 자신보다 더 고통스러운 자리에 계신다는 것을 알았던들, 그런 심정을 가지고 생활의 분위기를 잡고 생활적인 감정을 주관해 나왔던들, 배반이나 배척이란 단어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거에 왔다 갔던 선지자들은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항상 행복과 평안의 근원자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역사적인 오점을 남긴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들을 통하여 우리들은 다시 한번 하나님의 심정을 헤아려 보아야 되겠습니다.

오늘 여기 모인 우리들은 하나님의 사정을 말하여 왔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말하여 왔습니다. 또한 우리들은 하나님의 뜻이 어떻고, 하나님의 사정이 어떻고, 나아가 하나님의 심정이 어떻다는 것을 배워서 알고 있습니다. 이제 하나님의 심정을 몰랐고, 하나님의 사정을 몰랐던 선조들 앞에 항의해야 할 때는 왔습니다. 하나님의 사정을 알고 난 우리들은 하나님과는 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땅 위의 인류 앞에 새로운 봉화를 들고 나서야겠다는 의무감에 불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