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5집: 세계종교의회 기조연설 1990년 08월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하이야트리전시호텔 Page #155 Search Speeches

하나님의 창조이상

이 중차대한 인류사의 전환기에 우리 모두가 섭리적인 소명을 함께 받고 있다고 확신하는 본인은 남다른 감회와 기대를 갖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위대한 종교의 창시자들은 모두가 몰이해와 극심한 핍박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들은 육체적, 정신적 박해와 죽음까지도 극복하고 진리의 길을 개척하였습니다. 그러나 종교가 실제로 걸어온 길은 그 창시된 본래의 뜻을 떠나 종종 분열과 모순을 보여 주었으며, 종교간의 갈등과 전쟁도 많았습니다. 오늘의 세계에서도 그릇된 종교적 열정과 형식만의 신앙이 사회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종교의 참된 목적이 아님은 확실하며, 또 이러한 잘못된 전통을 전승시킬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참된 목적은 무엇이며, 후대로 전승시켜야 할 전통은 무엇일까요? 종교의 목적을 바로 파악하기 위하여서는 신의 창조이상을 먼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영원 절대의 신에게 창조는 왜 필요했을까요? 신에게 절대로 필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물질이나 지식 혹은 권력이겠습니까? 그런 것들은 신이 원하기만 하면 언제라도 창조하실 수 있는 것이며, 신 자신이 자유로 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참사랑만은 신도 자의대로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즉 참사랑은 상대권을 통하여서만 찾을 수 있으며, 혼자만으로는 자극을 느낄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 신이 상대적인 피조세계를 필요로 한 이유입니다.

신은 참사랑의 이상 때문에 세계를 창조하신 것입니다. 광물계, 식물계, 동물계를 관찰해 보면 비록 그 급위는 다르다 해도 모두 사랑이상을 중심으로 상응·화합할 수 있도록 쌍쌍, 즉 주체와 대상으로 창조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은 피조세계의 중심이요, 최고급위로 지음받은 신의 가장 가까운 사랑의 파트너입니다. 이렇게 인간은 신의 참사랑의 대상으로서 인간이 없으면 신의 참사랑의 목적은 성사될 수 없는 것입니다.

신은 그의 창조이상인 참사랑을 최고 절대가치로 세우셨습니다. 절대적인 신이라 할지라도 참사랑 앞에는 절대적으로 복종하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신이 이렇기 때문에 인간과 만물도 그 참사랑 앞에 절대 복종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신의 참사랑의 상대인 인간의 가치가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알 수 있습니다.

신의 창조이상은 위하는 사랑에서 시작하였으며, 위하고 또 연속으로 주고서도 기억하지 않는 곳에서 참사랑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태초에 신의 창조는 무한히 투입하는 것으로 창조했으며, 그의 위하고 투입하는 그 원리로 피조세계가 화합·수수운동을 하면서 영생·영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