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집: 우리의 책임 1971년 02월 14일, 한국 중구교회 Page #137 Search Speeches

인간의 마음

여러분들이 사람을 대해서 '이 사람은 좋아. 저 사람은 나빠' 하고 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좋다고 하는 말은 무엇을 근거로 해서 평한 말이냐? 어떠한 위치와 어떠한 환경 가운데서 한 말이냐 하는 문제를 두고 볼 땐 그 기준이 막연하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이 땅에는 그와 같이 막연한 기준을 갖고 사는 사람들로 꽉 차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한 사람이 아침에도 헤헤, 저녁에도 헤헤하면서 아무리 좋아하더라도 그 좋다는 것이 일관된 목적과 더불어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니라면 잠깐 피었다가 떨어지는 꽃과 같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입장에서 기쁨을 그려 간들 그 일생의 끝에 남을 것이 무엇일 것이냐 이겁니다. 허황된 결과밖에 가져올 수 없는 처량한 인생이 될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그러면 변화된 내가 되려면 어떠한 자리에서 나를 주장할 것이냐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내가 아무개 집 딸이요, 아무개 집 아들인데 그 아무개는 어떤 자리에 서 있는 자신을 중심삼고 존중시하는 것이냐? 이게 문제라는 것입니다. 누가 한마디 비평만 해도 그 자체로 기분 나빠하는 것입니다. 그 기분 나빠하는 것이 어떤 자리에서 기분 나빠하는 것이냐에 따라서 천태만상으로 가려지는 것입니다.

'오늘 저녁 우리 통일교회 선생님이 오신다는데 한번 가 보세' 했을 때 어떤 사람은 '아, 그래 ? 한번 가보자' 해 가지고 나쁘지 않은 마음을 가지고 왔을는지 모르지만 어떤 사람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문제라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큰 것을 좋아합니다. 큰 것을 좋아하지요?「예」 큰 것을 좋아하는데 큰 것이 될 때까지는 간단히 되는 법이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큰 것이 그냥 그대로 자기 앞에 떨어지기를 바라는 도둑놈 심보를 가진 자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삼천리 반도라 하는데 대한민국이 커요, 작아요? 대한민국이 한 만리만 돼도 내가 더 이상 바라지 않는다고 여러분 그래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제일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닙니다. 역적이요, 국적입니다. 그래도 여러분은 기분 나빠하지 않을 것입니다. 뭐 그럴 수 있겠느냐고 항의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노하지 않는 것을 보니 그렇다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대한민국만 제일 커지고 자기는 꼴찌 되기를 바라요? 대한민국이 커지는 데는 자기가 꼭대기에 서 가지고 커지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요게 인간이라구요. 이렇게 멋들어지게 바라고 있는데 자신은 똥구덩이 같은 데 있으니 야단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걸 기분 나빠할는지 모르지만 그렇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제일이 되기를 바라지만 자기를 중심삼고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 갖고 있는 녀석은 때려죽여도 말 못한다는 것입니다. (웃음) 이게 이상하지 않아요? 이게 참 이상하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가끔 거울을 들여다보면 자기 주제가 그럴 수 있는 내용이 안 되어 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마음만은 그렇다는 것입니다. 이게 얄궂은 일이지요.

한국의 가을은 참 멋진 것입니다. 한국의 가을은 세계에 내놓고 자랑할 수 있습니다. 청청한 가을 하늘은 높고 끝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자기 마음은 그보다 더 높기를 바라고 더 넓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래요, 안 그래요?「그렇습니다」 나도 그래요. 그러고 보니 여러분이 나를 닮았구만요. (웃음) 여러분이 나를 닮았는지 내가 여러분을 닮았는지 모르지만 하여튼 닮긴 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