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9집: 완성시대의 탕감복귀 1992년 04월 13일, 한국 국제연수원 Page #264 Search Speeches

인간이 가야 할 목적지" 하나의 평"세계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뭐냐 하면, 인간이 어디로 가야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상세계로 가야 됩니다. 이상세계는 둘이 아니라 하나입니다. 옛날 사람도 추구하는 것이 하나요, 오늘날 현대 사람도 추구하는 것이 하나요, 미래 사람도 추구하는 것이 하나의 평화세계다,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평화세계를 주장할 수 있고 혹은 그것을 리드할 수 있는 주체적 관(觀)이 뭐냐 이거예요. `관'이라고 하면 사상관이라든가 인생관 등이 있지요? 이처럼 체제에 있어서의 단계적 환경 여건이 하나의 방향성을 가지고 사상 체계의 같은 영향과 활동적 내용을 지니게 될 때 관이라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볼 관(觀)' 자예요, `볼 관' 자. 그걸 약하면 `글월 문(文)'자 변의 `볼 견(見)' 자입니다.

거기에는 수많은 지류가 있어요. 수많은 지류가 있지만 그 지류 나름 에 있어서의 주류를 따라가야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바다를 접한 주류와 저 산곡(山谷)에 있는 지류와는 180도 방향이 다를 수 있다는 거예요. 그렇잖아요? 이쪽은 남으로 흐르는데, 저쪽은 북으로 흐른다 이거예요. 이건 서로 흐르는데, 저건 동으로 흐른다 이거예요. 이처럼 가지각색으로 지류의 방향은 다르지만, 그 주류의 가는 길은 한 방향이라는 것입니다.

왜 그러냐? 물이라는 것은 높고 낮음이 있으면 낮은 데로 흘러가는 것이 분명하다구요. 그렇기 때문에 북쪽을 가더라도 낮은 데로 찾아간다는 것입니다. 북쪽으로 갔다가도 낮은 데가 있으면 그 낮은 데로 따라갑니다. 아무리 곡절의 길을 가더라도 그 흐름의 주류는 낮은 데를 향해서 흘러가는 것입니다.

거기서 수많은 지류들이 합해서 큰 강을 이루면, 그 강 가운데 흘러나온 주류가 있어서 주류를 따라서 흐를수록 빨리 바다에 들어갑니다. 바다에 들어갈 때에는 말이에요, 큰 강이 됐다면 전부 다 주류와 보조를 맞춰 가지고 거기에 통일적 방향을 갖추지 않으면 바다에 들어갈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류 문화사라든가 역사 발전에서 가지각색의 습관, 풍속, 문화 배경이 다 다르지만, 그 흐름은 높고 낮음과 같이 선(善)을 중심삼아 가지고 악(惡)한 데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높은 선(善)에서부터 낮은 선(善)으로 통해야 됩니다. 통할 수 있는 내용이 같아야 됩니다. 이런 면에서 종교라는 것은 하나되게 하는 것이다 이거예요. 높은 선의 위치, 높은 선의 기준을 중심삼아 가지고 낮은 선의 인간의 기준에 어떻게 연결시키느냐 하는 것이 문제예요. 이것이 차이가 있으면 차이 있는 곳에 보급해 가지고 정화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주류를 거쳐서 확대시키는 배경을 엮어 오기 때문에 그러한 배후의 사상을, 인간에 대한 문제라든가 신에 대한 문제를 완전히 넓게 투여받게 되면, 그 주류는 깊고 넓은 주류가 되어 큰 강을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론적인 결론이라구요.

그런데 오늘날 인간세계에도 혼란이 벌어졌고, 종교세계에도 혼란이 벌어졌습니다. 이거 왜 이렇게 됐느냐 할 때에, 근원이 확실하지 않아요. 인간이라는 것은 제아무리 주장한다 하더라도 내가 존재하기 위한 제1 원인이 될 수 없습니다. 존재한다는 사실은 무슨 원인인지 모르지만, 이것은 제2의 결과물이라는 것입니다. 제2 상대적 존재물이지, 주체적 존재물이 아닙니다. 이렇기 때문에 나를 있게 할 수 있는 주체적 그 무엇이 있어야 되는데, 오늘날 역사를 중심삼고 많은 철학자들이 이런 문제를 고민해 왔던 것입니다.

대우주를 볼 때, 우주라는 것이 무질서하게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단위를 구성할 수 있는 공식 위에 우주는 움직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년 만년 움직인다 해도 착오없이 움직인다 하는 것을 알아야 돼요.

오늘날 과학의 발달도 공식상의 발달입니다. 수학을 통해 가지고 모든 것을 풀어 대는 것도 공식을 연결시켜 푸는 거와 마찬가지로, 과학문명은 공식상의 발달입니다. 공식은 단위적 완성이라는 거예요. 단위를 연결시켜야 된다구요. 그건 무엇을 말하느냐 하면, 출발과 끝이 완전히 연결되어 맞아야 된다 이거예요. 수학 문제를 풀 때에도 많은 공식을 통한 결론은, 전부 다 본연에서 제시한 이상의 길과 풀어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 맞아야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에, 이 우주는 막연히 되어 있는 게 아닙니다. 모든 질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을 가지고 순환 운동을 하고 있다는 거예요. 운동은 수많은 모양으로 갖춰 나가지만, 거기에도 하나의 주류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큰 강을 중심삼고 볼 때, 지류와 주류가 마찬가지 입장에서 운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대우주도 하나의 축을 중심삼고, 주류와 같은 흐름을 중심삼고 그걸 따라 운동한다 이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종착점에 선 이 세계는, 이 우주는 하나의 목적을 중심삼고 움직인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