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집: 인생길을 가는 우리 1959년 09월 06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76 Search Speeches

기도(Ⅱ)

이리저리로 돌아다니다가 생명의 길을 찾아서 아버지 앞에 엎드린 저희들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사옵나이다.

오늘 아버지를 `아바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자리에 세워주신 은사와, 저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무한한 수고를 개의치 않으시고 저희들을 보호하시고 분별시키어서 이 자리까지 이끌어 주신 은사 앞에 무엇으로 보답 하오리까. 보답할 아무것도 갖추지 못하였사옵나이다. 몸을 드려도 그 은사를 갚을 수 없고, 마음 모두를 드릴지라도 아버지의 수고의 공적 앞에 머리 둘 수 없는 부족한 것들임을 이 시간 느끼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여기까지 이끌어 주신 아버님께 저희를 살려야 할 책임도 있거니와 저희를 통하여 영광의 한날을 보셔야 할 아버지의 사정이 있고, 소원이 있다는 것을 아옵니다. 또한 이러한 저희들을 보시고 위안받으려 하시는 아버지이심을 생각하올 때, 부족한 저희에게 소망을 두시고 역사노정의 고비 고비를 참아 나오신 아버지 앞에 면목없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저희의 피 살이 아버지의 심정을 동정할 줄 알고, 저희의 뼈가 하나의 인격을 구성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었다 할진대, 그 자체가 아버지의 불변의 모습을 증거할 수 있는 하나의 구성체가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세포 하나 하나까지도 아버지께 속하여 영광 돌릴 수 있는 성스럽고 영광스러운 실체를 얼마나 고대하셨사옵니까? 역사노정에 있어서 저희의 선조들은 그와 같은 모습으로 아버지를 모시지 못하였습니다. 하늘을 따라가다가 때로는 원망도 하였사옵고, 때로는 저버리기도 하였사옵고, 선민권을 자랑하다가 그것을 포기해 버리기도 한 역사적인 사실을 알고 있사옵니다.

아버지! 이러한 한스러운 혈통을 받은 저희들이기에, 오늘은 하늘을 자신있게 믿는다고 하지만 내일은 하늘을 배반할 수도 있는 악한 세계와 가까운 입장에 있는 모습들이옵니다. 이러한 저희들을, 아버지, 긍휼히 보시옵소서. 아버지, 붙들어 주시옵고, 새 생명에 약동하는 부활의 역사를 일으켜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오늘날까지 땅 위에 왔다간 사람도 많사옵고, 지금도 오고 가는 사람이 많사오되, 아버지의 사정을 붙들고, 아버지의 심정을 붙들고 통곡하는 사람은 없사오니, 오늘날 저희들이 아버지의 사정과 아버지의 심정을 붙들고 통곡할 수 있는 자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늘 땅을 원망하고, 인류를 원망하고, 역사를 원망하고, 타락한 선조를 원망할 줄 알고, 아버지를 내가 모시겠다는, 아버지를 위하겠다는 마음에 사무친 아들 딸들이 땅 위에 많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누구를 보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겠사옵니까? 어떤 옷 잘 입은 사람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옵고, 어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기 위함도 아니옵니다. 추한 흔적을 지니고 상처를 입은 몸들이 존엄하신 아버지의 성상을 닮기 위하여 나왔사오니, 버리지 마시옵고 품어 주시옵소서. 저희의 심정, 저희의 마음이 의지할 곳 없어 외로운 줄을 아버지께서 아시오니, 이시간 위로하여 주시옵기를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런 심정을 갖고 현현하시어서 영원한 생명의 주체로서 저희를 이끌어 주시옵고, 저희의 몸 마음에 스며들 수 있는 생명의 말씀을 내려 주시옵고, 아버지의 은사를 감사하며 경배드릴 수 있는 이 한 시간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 시간 말씀을 갖고 대하고자 하오니, 아버님, 여기에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전하는 자와 받는 자의 사이에 간격이 있다 할진대, 그것이 사탄의 행로가 되는 것임을 알게 하여 주시옵고, 그 곳이 사탄이 노리고 있는 사망권인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전하는 자의 마음이나 받는 자의 마음이 하나되어, 아버지의 심정에 연하여 동하고 정할 수 있는 시간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남한 각지에 널려 외로이 무릎을 꿇고 호소하는 당신의 아들 딸들, 어려움에 시달리는 그들을 권고하여 주시옵소서. 끝까지 참는 자가 구원을 얻는다고 하셨사오니, 참음으로 아버지의 영광을 높이고 아버지의 모습을 이 민족 앞에 실체로서 증거하고 남음이 있게 인도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옵나이다. 모이는 수많은 교단과 수많은 인류 위에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