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집: 인간은 참을 찾아 헤매는 탐험가 1959년 07월 19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99 Search Speeches

기도

요한복음 10:1-18

예수는 삼십년 동안 늘 갈릴리 해변가를 거닐면서 불쌍한 어부들을 보고 마음 속으로 얼마나 동정하였사옵니까. 불쌍한 촌락을 바라볼 때에 얼마나 동정하였사옵니까. 혹은 유대교회와 즐비한 교단들을 바라볼 때에 얼마나 염려하였사옵니까.

[기 도]

예루살렘 성전에서 쫓겨난 이후 이 마을 저 마을로 떠돌아다니다 나중에는 바닷가까지 가서 심정적인 하나의 참제자를 찾기 위하여 헤매던 불쌍한 예수였음을 알았습니다.

허락하신 말씀을 저희들이 봉독하였사옵니다. 이 땅 위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사망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자기 자체를 내세워 우주 앞에 자랑하기에 분망하고 있는 실상을 저희들은 보고 있사옵니다.

세상의 모험 중에 큰 모험이 무슨 모험인가 했더니, 자기 앞에 놓인 목적물, 대상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를 정복하는 것, 나를 완전히 지배하는 것, 나를 굴복시키는 것이요, 그 이상 큰 모험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와 같은 세상에서 과연 자기를 자랑할 수 있는가, 자기 가치를 높이 평가할 수 있는가. 심정을 더듬어 묵묵히 헤아려 볼 때 거짓된 입장에 처해 있는 자신들인 것을 부인할 수 없게 되옵니다.

심정세계를 찾아들어가 하나를 굴복시키는 날에는 온 천주가 찾아온다는 것을 아셨기에 예수님은 배척받는 길도 감사히 가셨고, 못박히는 자리도 개의치 않으셨사옵니다. 조롱해도 감사하며 민족을 위로하셨고, 핏방울이 떨어지는 몸은 아프고 그 마음은 통분하지만, 섭리하여 나오시는 아버지의 심정이 민족에게 미쳐 있는 것을 바라보시고 아버지를 높이고 자기를 거부하는 심정에 사무치셨으니, 4천년 인연의 심정을 무시하고 그 터전을 밟을까봐 염려하는 마음으로 복을 빌던 예수의 심중을 가히 알만하옵니다.

아버님! 오늘 저희들의 마음이 무엇을 그리고 있사오며, 무엇을 향하여 높이려 하고 있사옵니까? 이제 내 마음이 내 것 되지 못하고 내 몸이 내 것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이옵고, 자기 자체를 세워 자랑할 수 없는 비참한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을 인식해야 할 때가 되었사옵니다.

인간들은 외계의 모든 것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모험의 노정과 정탐의 노정도 개의치 않고 탐험 행로에서 허덕이고는 있사오나, 내적인 심정을 걸어 놓고 나 하나를 정복하기 위한 탐험은 하지 않고 있사옵니다. 그 탐험의 고개 고개는 땅 위의 어떠한 험악한 산악보다도, 저 대양보다도, 맹수들이 사는 곳보다도 더 험하고 더 크고 더 무서운 경지라는 것을 저희들이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나의 마음과 몸의 가치에 대한 최후의 결정은 내가 지을 수 없고, 나타난 현상의 과정을 거쳐 목적지까지 나 자신을 이끌어갈 수 없는 비참한 자아임을 이 시간 느낄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도의 길을 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남아 있을 때 실패했습니다. 예수님은 자기를 잃어버리고 자기로부터 승리한 역사적인 주인이 됨으로써 부활의 영광을 갖게 된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저희들에게 생명이 있다 할진대 그것은 저희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옵고, 어떤 이념이 있어서 저희 마음을 선의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 할진대, 그도 역시 저희 것이 아닌 그 무엇에 연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이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잃어버려야 할 이 세계, 잃어버려야 할 나, 잃어버려야 할 원한의 역사 노정이오니, 내 몸을 붙들고 싸울 수 있고 내 마음을 붙들고 싸울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6천년의 하늘의 심정을 붙들고 싸울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하늘을 대신하여 만물에게 어엿이 복을 빌어줄 수 있는 승리자의 모습이 되는 것이 인간의 역사적인 소망이요, 시대적인 소망이요, 미래적인 요구인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러한 모습이 되어야 할 것이 하나님이 아니고 예수도 아니며 바로 자신인 것을 알고 또 자신이 하나님과 예수, 그리고 이 땅, 온 존재세계 전체의 참 중심인 것을 헤아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참을 찾는 일도 나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 오늘날은 자신들을 세워 변명하기에 급급했던 모습을 멸시할 수 있는 마음을 찾아야 할 때이옵니다. 자기 자체를 드러내어 높이고자 하던 자만심을 무시하고 짓밟아 버릴 줄 알고, 자아를 정복할 줄 아는 하나의 승리자가, 하늘 땅과 세계와 인류와 사회와 내 가정 내 자신이 찾고 있는 모습인 것을 저희들이 이 시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는 이 땅에서 30여년의 생애를 살다가 자기를 잃어버리고 다시 살아 부활의 기쁨을 느꼈사오니, 저희도 자신을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아 기쁨을 느끼게 하여 주시옵소서. 죽은 후에 부활한 기쁨을 체득하지 않는다 할진대, 찾아오는 복락의 동산은 나와 인연이 없다는 것을 저희들이 알고 있사오니, 땅과 더불어 사는 자신을 매장하여 버리고 다시 하늘과 더불어 살 수 있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 저희는 혁명을 해야 되겠사옵니다. 새로운 세계를 찾아내야 되겠사옵니다. 모험이 필요하옵고 탐정적인 기질이 필요하옵니다. 아버님! 자기를 생각하는 자는 이 대열에 참여하지 못할 것이요, 지금까지의 환경적인 조건을 붙들고 매달리는 자는 그 환경을 개척하지 못할 것이요, 지금까지의 주의와 사상에 얽매인 자는 이 세계의 이념에 가담하여 하늘이 기뻐하는 세계적인 지도자의 역할을 못할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예수님은 `모든 것을 버리고 나를 따르라'고 하였사옵니다. `죽고자 하는 자는 살고, 살고자 하는 자는 죽는다'고 하였고, `높고자 하는 자는 낮아지고 낮아지고자 하는 자는 높아진다'고 하였사옵니다.

이 말씀의 내용을 알게 될 때, 타락의 선조를 가지고 있고 타락역사의 인연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오늘의 우리 개체, 이 개체는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려야 할 운명에 놓여 있는 것을 알게 되옵니다.

저희들은 개체로부터 가정을 거쳐 천주에 이르기까지 이념의 심정을 통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자가 되어 어떠한 분야에 보내도 감사하고, 어떠한 제물이 된다 하더라도 감사하며, 어떤 모험도 각오하고 나설 수 있는 하늘의 모험의 왕자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연고로 오늘날 저희의 생애노정은 처참한 노정이요, 생활환경은 복잡하여 저희는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없는 혼돈상태에서 살고 있사옵니다. 이와 같은 땅에 하나의 생명의 길을 개척해 주시기 위하여 하늘은 애썼사옵고, 인류 앞에 하나의 참다운 사람의 모습과 참다운 이념과 천주의 참 모습을 소개하기 위하여 수많은 선지들이 이 땅 위에 왔다 갔던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전체를 책임질 수 있고 하늘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아들 딸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며, 모든 말씀 사랑하는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 *

그중에서도 만민의 메시아로서 이 땅 위에 나타나 십자가상에서 초개같이 사라지면서도 만민을 위하여 복을 빌 수 있었던 예수 그리스도의 존엄하신 그 형상과 그로부터 흘러나온 그 심정, 사무친 그의 이념을 그리워해야 할 때가 왔사옵니다.

자신을 멸시하여야 할 이 때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높여 만물 만상을 멸시하고, 자신을 세워 하늘을 멸시한 것을 용납하여 주시옵기를,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저희들이 참다운 마음, 참다운 선을 향하여 움직이고자 한다면 하늘 땅 앞에 빚진 자이고, 인류 역사노정에서 말할 수 없이 험상스런 상처를 입은 죄악의 종족임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제 저희에게는 아버지를 찾아 헤맬 수 있는 마음, 본연의 자아를 찾아 헤맬 수 있는 충절, 그것만이 필요하오니, 아버지, 그것을 지니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이 살아나온 생애 노정이 처참한 눈물의 길이었음을 저희들은 부인할 수 없사오며, 지내온 역사의 모든 페이지 페이지도 피어린 혈투전으로 엮어졌음을 저희들은 알고 있사옵니다. 그리하여 저희들은 자신을 세워 역사적인 그 무엇을 해명하지 못하고, 시대적으로 자랑할 그 무엇을 갖지 못한 우주사적인 낙오자의 입장인 것을 알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그러기에 참다운 지도자, 참다운 생명과 참다운 심정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여, 하늘이 인간 앞에 보내신 분이 구주요 메시아라고 저희들은 믿고있습니다.

하오나 저희들이 메시아인 그 분 앞에 나아가기 위하여 그에 합당한 지조와 충절과 심정을 지녔는가, 이 시간 스스로 더듬어 살피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늘은 메시아를 맞이하는 데 있어서 인간이 최고의 정열과 최고의 충성과 최고의 성심을 다 기울일 것을 고대하시는 것을 알고 있사옵고, 사탄과 짝하지 않는 최고의 지성과 붉은 심정을 요구하시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이제 저희가 그런 자리에 나가 있지 못하더라도 그자리를 그리워하는 마음이라도 가지고 무릎을 꿇고 속죄의 은사를 바랄 수 있는 겸손한 어린 아들 딸들이 되게 인도하여 주시옵기를, 아버지,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허락하신 말씀을 무엇으로 대하오리까? 아버님,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는 지금까지 많은 말씀도 들었사옵고, 많은 걸음도 걸었사옵고, 갖가지 형편에 처하여 움직여도 보았사오나, 아직까지 아버지 앞에 드릴 아무것도 갖추지 못한 채 빈손 들고 아버지 앞에 나타난 저희들이옵니다. 아버지, 쫓아내지 마시옵고 긍휼히 보시옵소서. 저희의 마음과 몸 전체를 비워서, 아버님만이 주관할 수 있고, 아버님 은사만으로 채울 수 있는 이 한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원하옵나이다.

전하는 자의 마음이나 받는 자의 마음이 하나되게 하여 주시옵고, 그 심정들이 하나로 화하여 아버님의 심정을 통할 수 있으며 아버님의 은사를 직접 받을 수 있는 이 한 시간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면서, 모든 말씀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