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집: 해방과 우리의 책임 1970년 08월 16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24 Search Speeches

신은 인간 해방의 주체

미국의 서부에는 히피족들이 많습니다. 선생님이 1965년도에 샌프란시스코의 어떤 거리를 지나가다가 하늘을 바라보며 우두커니 서 있는 젊은 사람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내가 한 너댓 시간이 지난 뒤 다시 그 길로 돌아왔는데 그때까지 그 사람이 그 모습 그대로 서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저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냐'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마 그는 많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이나 길을 왕래하는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좀더 뜻 깊은 사람이라면 금후의 미국에 대해서 생각했을 것이고, 더 넓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세계에 대해서 생각했을 것입니다. 또한 좀더 심각한 사람이라면 신(神)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등의 여러 가지 문제를 생각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는 거기서 그렇게 서 있는 자신의 모습이 자기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모습이 못 되어 있는 것을 느끼면 느낄수록, 인간은 무한한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데 어디에서 그 무한한 가치를 탐구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을 해도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때에는 어떻게 할 것이냐? 그러한 생각과 싸우기에 그가 얼마나 고심하겠습니까?

생각은 했지만 해결이 안 나기 때문에, 또 생각은 나는데 생각나는 그것에 현실이 맞지 않기 때문에 싸우는 입장이 얼마나 불쌍하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저들의 정지된 모습 앞에 새로운 소망과 하나의 새로운 방향을 갖추어 미국 앞에, 나아가 세계 앞에 '그 누구를 막론하고 가야 할 길이 이길이다'라고 자랑하고 나설 수 있다면 그 얼마나 멋진 일입니까? 선생님은 그때 그 사람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두고 볼 때, 어차피 오늘날의 인류에게는 제 2해방이라 든가 제 3해방과 같은 하나의 해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서북방을 바라볼 때, 거기에는 공산주의 체제인 소련과 중공이 있습니다. 거기에 10억 가까운 인간들이 구속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러면 그들이 거기에서 자유스럽고 행복스럽게 살고 있느냐? 말뿐이지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자유세계라고 하는 민주세계에 살면서도 그렇다고 하지 못하는 데, 하물며 독재국가인 공산세계에서 그렇겠습니까? 더욱더 그렇지 못할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날 민주세계가 제 3해방을 요구한다면 공산세계에 서는 제 2해방을 요구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문제를 두고 볼 때 제2해방, 제 3해방의 기수가 되고, 그 원천을 삼을 수 있는 새로운 주의와 사상은 어디서부터 올 것이냐? 그것은 인간세계에서는 나올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지금까지 수천년 동안 이 해방을 맞기 위해 몸부림치면서 노력해 봤지만 그러한 환경도, 내용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인간만을 중심삼고는 해방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누구를 중심삼아야 될 것이냐? 인간이 아닌 누구를 중심삼아야 되느냐? 신(神)을 중심삼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신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신이 없다면 절망입니다.

어떤 정치가, 혹은 위대한 성현, 또는 위인이 인류를 수습하기 위한 새로운 사상과 주의를 제창하려 한다면, 인간의 힘만 가지고는 안 될 절망의 자리에 있는 인간을 위해 가상적인 절대적인 힘의 주체라도 끌어들여야 할 시점에 들어왔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신이 없더라도 인류를 더 이상 절망의 환경, 구속의 환경에 두어서는 안 되겠기에 인류를 그러한 환경으로부터 해방시켜 주기 위해서 어떠한 절대자의 개입이 필요할 때가 왔다는 것입니다. 신이 없더라도 가상적인 신을 세워서 그 신을 바라보는 사람이나 나라는 천국으로 나갈 것이요, 보다 나은 새로운 본연의 곳에 접근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이 없더라도 가상적인 신이라도 주장하여야 할 시점이 다가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때에 신이 있는 것을 확실히 아는 사람이 되면 얼마나 멋지겠습니까? 그러면 그것을 책임지고 세계 앞에 있는 힘을 다하여 외쳐야 할 것이 아니냐? 이것이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