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3집: 3대 주체사상 1990년 06월 27일, 한국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Page #275 Search Speeches

잘못된 것은 인간뿐

이렇게 볼 때 하나님이 있다면 하나님 자신은 자기를 알겠다고 고민하지 않습니다. 자연 자체가 자기를 알겠다고 고민하지 않습니다. 자연은 그냥 그대로 움직이고, 하나님은 그냥 그대로 자기가 존속할 수 있는 본연적 기준을 중심삼고 생활해 나가는 것입니다. 천리의 원칙에 따라 살기 때문에 언제나 공식적인 기준석상에서도 공인될 수 있는 자리에서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 자신이 하나님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연 자신이 자연이 무엇인가를 알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괴물단지 같은 이 인간들은 '인간은 무엇인가' 알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게 모순입니다. 자연은 자기의 생태로부터 존속 위치라든가 그런 모든 것을 알고, 우주가 공존하는 존속권 내에 자기 실상을 얼마든지 드러내어 그 자체로 천년 만년 계속하더라도 그 자리를 탈출하거나 벗어나겠다고 생각하며 고민하는 일이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 자신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 되는 것이 누구냐? 인간입니다.

이게 왜 이렇게 됐어요? 그러면 하나님이 잘못되었던가 아니면 인간 자체가 잘못되었던가 하는 것입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잘못될 게 없습니다. 그러면 누가 잘못된 것이냐? 인간이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리적인 논리를 중심삼고 현재의 인간상을 그렇게 규명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게 볼 때, 이 우주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되느냐? 이런 인간상을 쭉 검토해 보니 인간이 이렇게 잘못된 것은 사실인데, 이것을 종교적 면으로 보게 된다면 어떻게 보느냐? 타락했다고 보고 병이 났다고 보는 것입니다.

자신이 타락하고 병난 것을 모르는 군상들이 소위 땅 위의 국가를 지배하고 이상적 길로 지도한다고 하면서 역사를 요사스럽게 이리 끌고 저리 끌고 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더욱 혼란상을 이루어 끝날에 가서는 해결은 커녕 난파선과 같이 되어 파손되는 길을 모면할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 50억 인류가 그런 자리에 봉착해 있는 것입니다.

민주세계도 다 실험 필했습니다. 민주세계는 형제주의 시대입니다. 민주가 형제 아니예요? 공산주의라는 것은 인간 외의 주의입니다. 물본주의입니다. 유물주의예요. 문총재가 민주주의를 신본주의 인본주의라는 표현을 쓴다면 공산주의 유물론은 물본주의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렇잖아요? 보는 관의 중심적 사상으로 물질을 잡았으니 물본주의입니다. 유물론보다 내 말이 맞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오늘날 공산주의도 실험 필했고 민주주의도 실험 필했습니다.

그러면 잘났다는 모든 군상들, 역사적으로 뭐가 어떻고 어떻고 하면서 철학 사상을 가지고 이리 끌고 가고 저리 끌고 하면서 얼마나 요사스럽게 해 나왔어요? 그러니까 인간은 믿을 수 없는 것입니다. 본래 근본이 요사스러운 인간이 되어 가지고, 병이 나서 고장이 나 있는 것들이기 때문에 아무리 해도 파손물밖에 만들어 놓을 수 없는 것입니다. 현대 과학기술에 의한 신문화창조를 자랑하던 미국의 말로가 어때요? 아편과의 전쟁에서 손을 들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가 그러고 있다구요.

내가 요전에 오면서 부시더러 마약과의 전쟁을 나에게 맡기라고 했습니다. 내가 필요로 하는 재원만 지불하면 7년 이내에 해결한다고 했어요. 그걸 믿지 않아요. 내가 무엇 갖고 하겠어요? 주먹 가지고? 어때요? 할 수 있어요? 미국에 학자가 얼마나 많아요? 미국에 대학교만 해도 3천3백 개가 있어요. 교수만 70만 명입니다. 한국 같은 나라야 아무것도 아니지요. 한국에 대학이 얼마나 돼요? 한 2백 개 돼요? 단과대학까지 하면 2백 개가 넘겠구만. 3천3백 개 대학에 70만 교수가 있어요. 그 교수들이 머리를 짜고 모든 지식을 총합하더라도 현재 부시 행정부가 하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이라고 하는 것을 해결할 방안이 없습니다. 막강한 군사력, 막강한 경제력, 막강한 지식인들의 과학기술을 가지고도 안 됩니다.

내가 정면으로 이런 얘기를 하더라도 어느누구 나에게 얼굴 붉히며 '미국을 무시해도 유만부동이지' 하는 녀석은 하나도 없다구요. 여러분, 그거 맡을 자신 있어요? 그래도 여러분들이 경상남도에서는 똑똑한 패들이지요? 아까도 내가 얘기했지만 패라는 말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구요. 똑똑한 패들 아니오? 나보고 기분 나쁘면 기분 나쁘다고 얘기하라구요.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손을 들고 데모를 하라구요. '경상도는 오늘 문총재의 그런 불공스러운 말에 반대합니다' 하라구요. 내가 거기에 답변해 줄게요.

그런 시간 주면 10시간, 20시간을 내가 얘기해 댈 것입니다. 그건 싫지요? 교수님들은 말을 할 줄은 아는데 말을 들을 줄 몰라요. 기분 나쁘더라도 내 말을 좀 들으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