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집: 만물의 날 1967년 06월 08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92 Search Speeches

기도

[기 도]

영원하신 경륜의 뜻으로 이 땅 위에 기념할 수 있는 한 날로 이날을 세워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아버지, 만 4년 전에 이날을 아버지 앞에 책정해 드렸사옵니다. 이날이 나오기까지에는 역사 과정을 더듬어 오시는 아버지의 수고가 수많은 개인과 수많은 민족의 배후에 서려 있었던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저희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억울하고 통분해야 할 엄청난 역사였음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아울러 이러한 슬픈 역사가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되옵니다.

가인과 아벨의 싸움이 시작된 그 날부터, 사망의 터전이 자리잡은 그 시간부터 아직까지 그 사망의 세계는 옮겨지지 않고 있사옵니다. 그리고 인간들이 이러한 환경의 굴레를 벗지 못한 가운데에서 아버님의 투쟁의 역사가 엮어져 내려왔다는 것을 현재 저희들이 느끼고 있나이다.

이제 탄식의 조건이 남아 있다 할진대 그 조건을 풀어야 되겠사옵고, 저희가 해야 할 노고가 남아 있다 할진대 그것은 잘못된 이 터전을 정비하고 청산지어야 할 노고임을 다시 한번 느껴야만 되겠사옵니다.

아버지께서는 언제나 선한 자리에서 승리해야 했습니다. 하오나 저희가 처한 환경은 아직까지 슬픔과 고통으로 휩싸인 환경이라는 사실을 생각하게 될 때, 선을 추구하는 역사적인 저희의 선조들과 선지선열들이 선을 세우기 위하여 선두에서 싸워 나온 때가 그립사옵나이다.

슬픔의 역사는 선(善)을 기본으로 하여 고빗길을 연이어 나오면서 지금까지 일어났다가 다시 슬픔에 부딪쳐 쓰러지고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 또 부딪치는 역사로 연하며 내려왔사옵고, 이 슬픔의 장벽이 현세의 목전에 나타나 세계적인 장벽으로 남아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아버지여, 이 장벽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개인 가지고는 안 되겠습니다. 뜻 있는 몇몇 동지 가지고도 안 되겠사옵니다. 그러하기에 아버지께서는 개인을 불러 모아 가정을 이루게 하였고, 가정을 불러 모아 종족을 이루게 하였고, 종족을 불러모아 민족을 편성하게 하였고, 민족을 불러모아 국가 편성을 하게 하였사옵니다. 국가를 이루어도 하나의 통일된 세계를 향하여 행군해 가기를 바라는 것이 아버지의 소원이었사옵나이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뜻하신 목적대로 죄악을 청산짓고 당신의 일을 책임질 수 있는 개인과 가정과 종족과 민족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저희들은 생각해야겠습니다.

사람으로 말미암아 외적인 슬픔의 역사가 되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땅 위에 그 모든 것을 책임지고 세계를 위하여 몸부림치는 아버지의 아들딸이 얼마나 있나이까?

여기에 모인 당신의 자녀들을 굽어살피시옵소서. 오늘 통일의 자녀들이 아버지를 부르고 있사옵고, 하늘나라를 이루기 위하여 몸부림치고 있사옵니다. 그러나 과연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내적 인연과 외적 인연을 갖추고 있사옵나이까. 뜻 앞에 심정이 일치된 자리에서 아버지를 불러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자아라는 것을 저희들은 명백히 발견하게 되옵니다.

내적 기준의 결함, 외적 기준의 결함, 뜻을 대하는 행위의 결합된 모습이 아버지를 부를 때, 그 음성을 듣는 아버지께서 '과연 내 아들이다, 내 딸이다' 하며 기쁘게 쌍수를 들어 환영하면서 어서 오라고 할 수 있는 저희들의 입장이 되었는가를 생각해야겠사옵니다. 도리어 저희들이 아버지라고 부른 음성이 아버지의 귀에 거슬리고, 또한 저희들이 아버지의 면전에서 박대받을 수밖에 없는 불쌍한 자리에 서 있을 때가 많았다는 것을 저희들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옵니다.

아버지의 슬픈 노정을 보고도 저희들은 슬퍼할 줄 몰랐고, 아버지의 간곡한 사정을 알고도 몸부림칠 줄도 모르는 저희 자신이었사옵나이다.

하오니 이제 하늘과 땅의 인간이 나아가는 방향이 이렇게도 대치된다는 사실과, 내적 사정이 상충된 자리에서 아버지를 부르면 아버지의 마음을 기쁘게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저희들은 느껴야 되겠사옵니다. 아버지를 위하여 복을 빌고 아버지를 위하여 복을 받는다는 그 자리가 저희들은 기쁠는지 모르지만 아버지께서는 기뻐하지 못하는 자리라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그러나 아버지, 기쁜 자리에서 기쁘다는 표시를 하지 않으시고, 기쁘지 않은 자리에서도 그 자리를 마다하지 않으시는 아버지의 사정을 진정으로 아는 아들딸들이 이 자리에 얼마나 되옵니까?

각자의 심정을 통하여 다시 한번 반문하고 아버지 앞에 다시금 새로운 자세를 갖추는 이 시간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긍휼의 조건과 긍휼의 태도를 가졌다고 아버지께서 기억할 수 있는 자신이 되었는가를 다시 한번 깨달을 줄 아는 이 시간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여! 당신은 괴로우면서도 저희의 요구에 답을 하시어 어느 한때에 복 줄 수 있는 시간을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지인 것을 저희들이 알아야 되겠사옵니다. 이런 날들을 연결하시어 6천년 동안 서러운 역사를 대하시는 아버님의 마음에 얼마나 상처가 심하였으며 아버님의 그 심정에 얼마나 고통이 심했던가를 생각하게 되옵니다.

이렇게 일그러지고 맺혀 있는 심정적인 한을 벗겨줄 자 누가 있나이까? 참다운 효자가 아니면 안 될 것이요, 참다운 효녀가 아니면 안 될 것이옵니다. 그러나 가정을 중심삼은 효자 가지고도 안 되겠사옵고, 종족을 중심삼은 효자 가지고도 안 되겠사옵고, 민족을 대신한 효자 가지고도 안 되는 줄 알고 있사옵니다.

세계를 대신하고 하늘땅을 대신하여 사탄 앞에 나타내어 자랑할 수 있는 참다운 효자가 되지 않고는, 아버지의 마음속에 사무쳐 있고 감추어진 그 심정을 드러낼 수 없다는 사실을 저희들이 알게 역사하여 주시옵소서.

이렇게 엄청난 내적인 고충을 짊어진 입장에 계시는 아버지를 생각하지 못한 과거지사를 용납하여 주시옵길,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오늘은 만물의 날이라고 저희들이 기념하는 날이옵니다. (이후는 녹음되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