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집: 신앙과 나 1972년 08월 18일, 한국 청평수련소 Page #331 Search Speeches

진짜 거지 노릇도 해보고

동네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으면 할아버지 할머니 집에 들어가 가지고 손자 노릇도 해줄 줄 알아야 됩니다. 얼마든지 그런 놀음을 할 줄 알아야 되는 거예요. 여러분, 선생님은 왜정 때, 지하운동을 할 때는 별의별 놀음을 다 했습니다. 농촌에서 머슴살이도 하고, 배 밑창에 들어가서 노동도 했습니다. 그래야 피신하기 때문에 그런 놀음도 곧잘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훈련도 받아 둬야 되는 거라구요. 알겠어요?「예」 밥이 필요해요? 밥이 필요해요? 정 필요하면 전부 다 거지 모양으로 '적선이요' (웃음) 하면서 장타령도 하면서 진짜 거지 노릇도 한번 해보세요. 그래도 먹을 것은 있는 거예요. 통일교회 누구라는 것을 모르게 변장해 가지고 장타령도 할 수 있잖아요? 그래 가지고 먹고 사는 사람도 있는데 무슨 짓은 못 하느냐는 거예요. 뭐 체면? 살고 봐야지. (웃음)

선생님은 이런 적도 있었습니다. 어떤 원두막에 떡 갔는데 할아버지가 있었어요. 원두막에 앉아 있는 그 할아버지를 가만 보니까 고생한 사람이 아니라 풍류주의자예요. 배통이 이렇게 나왔는데 허리띠를 여기다 떡매고, 바지는 배꼽이 쓱 나오도록 입고, 적삼을 이렇게 떡 걷어올리고 있어요. 배꼽을 내놓고 다니는 남자들은 전부 다 바람끼가 있다구요. 그런 뚱뚱한 할아버지가 원두막에 척 앉아 있었어요. '할아버지 풍채 좋구만요' 하며 이 원두막이 이 동네에서 제일 좋다고 칭찬해 주는 거예요. 나쁘더라도 제일 좋다고 하면 좋아하는 겁니다. 어떻게 이렇게 잘 지었느냐고, 할아버지 솜씨가 좋다고, 우리 아버지 솜씨보다 더 좋다고 칭찬을 들이 해주면 기분이 싹 풀리는 거라구요. 요전에 아무 동네에 갔는데 그 동네의 할아버지가 참외를 줘서 먹었더니 얼마나 맛있었는지 모른다고, (웃음) 참 그 할아버지 얼굴을 보니 비쩍 말랐는데 일심은 좋더라고 하는 거예요. (웃음) 그렇게 비교해서 이야기하는 거예요.

그러면 자기보다 못한 할아버지가 인심 쓰는데 인심 안 쓸 수 없는 것이예요. (폭소) 또, 땅을 비교하면서 '이 땅은 전부 다 옥토 같고 그 땅은 박토 같은데, 박토 같은 땅의 참외 맛이 그렇게 좋았으니, 옥토 같은 땅의 참외 맛은 얼마나 좋겠소'라고 쓱 하는 거예요. '이집 참외 맛을 선전해 주겠다'고 하고선 '할아버지 미안하지만 참외 하나 따 오소. 맛 좀 봅시다' 하는 거예요. (웃음) 그건 인사로도 통하는 거라구요.

그렇게 해 가지고 참외 얻어먹는 거예요. 그래도 안 따오면 슬슬 참외 밭에 들어가서 '나 참외 하나 따먹습니다. 참외 맛 좀 봅시다' 하며 따먹는 거예요. (웃음) 그런다고 욕을 하겠어요, 어쩌겠어요? 맛 보겠다고 따먹었으니 욕하면 뭘해요? 참외 값이 10원이면 5백 원 어치의 칭찬을 받았는데 욕이야 안 나오겠지요. (웃음) '우리 아들도 저랬으면 좋겠다'고 자기 아들을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는 '우리 아들도 있으니 다음에 또 오소' 하는 거예요. 그렇게 하여 인연을 맺을 수도 있는 거라구요.

또, 콩밭 같은 데 지나가다가는 따서 여기 넣고 여기 넣고 하고는 '주인 양반 갑니다' 하게 되면 '또 오소' 하게 되는 거예요. 한가방 얻어 가지고 가서 저녁에는 새끼들에게 구워 먹이고 삶아먹이고 다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까지 내가 가르쳐 주어야 되겠어? (폭소) 이러다간 선생님의 밑천이 전부 도망가 버리겠어요. (웃음) 이런 놀음을 해서라도 왜 못 사느냐는 거예요. 왜 못 살아요? 그러지 않고 어떻게 개척자가 되겠어요? 밥 굶을 수 있어요, 없어요?「없습니다」 그렇게 하는데 밥 굶겠어요, 안 굶겠어요?「안 굶습니다」 따분하게 새끼들 만들어 놓고 걱정 하면서 다 죽는 척하는 녀석은 ‘아이쿠 이게 다 뭐야. 통일교 선생님이 뭐야? 아버지가 뭐야? 이것 다 개판이지…’(웃음) 한다구. 왜 그런 걱정 하느냐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