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집: 현대과학과 인간의 도덕적 가치관 1973년 11월 26일, 일본 동경 제국호텔 Page #238 Search Speeches

절대적 기준의 본질

그런데 우선 그 절대적 기준의 본질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가정윤리(家 庭倫理)의 근간(根幹)이 되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가정윤리의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사랑이며 이웃에의 사랑, 동포에의 사랑, 그리고 인류애(人類愛)의 기본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사랑은 아가페적인 사랑이며 절대적인 사랑이어서 태양이 만물을 일률적(一律的)으로 비추듯이 만인(萬人)에게 진정한 기쁨을 골고루 줄 수 있으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변적(不變的)이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러한 절대적 사랑의 주체인 절대자(絶對者)의 존재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절대자가 있다고 하면 그러한 존재를 새로운 가치관의 기준으로 세우는 것이 가장 소망스러운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적어도 본인은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이 절대자는 결코 관념적 존재(觀念的存在)가 아니라 역사를 통해서 그 자체를 드러내 온 실재적 존재(實在的存在)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역사상에 수많은 종교지도자 또는 성현(聖賢)들이 시간이나 장소를 달리하여 출현했던 것을 알고 있으며, 이들은 한결같이 인간의 양심과 심정(心情)에 호소하여 이웃에의 사랑을 실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의 가르침에 한 민족이나 국가가 순응(順應)할 때 평화와 융흥(隆興)을 누렸던 것이며 그렇지 못할 때 혼란과 쇠망에 빠지곤 했던 것입니다.

오늘날도 많은 사람들은 이 세계적인 혼란 속에서 인류를 구할 수 있는 현대적인 성현의 출현을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대망(待望)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모두 사랑의 주체이신 절대자가 있어 가지고 역사나 현실의 배후에서 종교지도자나 성현들을 세워 그들을 통하여 자체의 사랑을 구현(具現)해서 도덕적 가치의 세계를 실현하고자 기획(企劃)하고 있음을 보이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절대자를 인류가 다 함께 인정하여 받아들일 수 있다면 도덕적 가치의 세계는 쉽게 실현되어질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절대자를 도덕적 가치의 기준으로 세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본인의 소감의 일단을 피력(披瀝)했습니다.

끝으로 여러분이 이번에 행하신 훌륭한 연구와 진지한 토의가 인류의 참된 평화와 복리(福利)에 크게 기여하는 획기적인 성과로서 나타나기를 충심으로 빌면서, 이만 본인의 말씀을 마치고자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