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집: 신앙자의 태도 1959년 03월 29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93 Search Speeches

기도

아버지시여! 때가 가까워 오면 가까워 올수록 부활의 주를 만나기를 주저하는 마음이 우러나옵니다. 때가 가까워 오면 가까워 올수록 죽음의 슬픈 인연을 품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연상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형틀에 달려 돌아가신 그는 원한을 품고 가신 분이었음을 알았사옵니다. 그가 거니신 골고다의 산정은 인연의 눈물고개인 것을 알았사옵니다. 그가 흘리신 피와 땀은 오늘까지 인연의 역사에 살아 남아 인류의 심중 심중에 부활되어 들어가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이 모든 것이 인연의 역사적인 섭리의 뜻 가운데서 흘리신 피와 땀이었던 연고로 그 인연이 존재할 때까지 그 피와 땀으로 인해 모든 것이 움직여 나갈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오늘날 그런 심정에 사무치는 저희, 그런 경지에 있는 저희가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렇게 가신 주님, 신랑되신 주님은 인연의 역사를 거쳐 다시 찾아주마 하셨사옵니다. 주님께서 자신의 마음 몸을 기울여 저희를 찾아 세우고자 하는 심정이 간절하신 줄 아오니 저희들 자신의 모습을 갖추어 만민 앞에 단장된 모습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게 허락하여 주시업소서.

그 길을 나가려니 악한 세상이요, 주가 가시던 그 길이 남아 있으므로 참고 또 참고 또 참아 민족의 남은 고개를 걸어야 되겠사옵고, 세계의 남은 고개를 걸어야 되겠습니다. 이제 땅에 남아진 십자가의 고개를 넘을 수 있는 순교의 역사를 참음으로서 지탱시키지 않으면 안 될 것을 저희들이 비로소 알았사옵니다.

저희가 이제 말씀을 듣고 보니 아버지 앞에 황공하옵고, 알고 보니 죄송한 마음이온데, 이제 무엇을 더 아버지 앞에 변명하며, 아버지 앞에 무엇을 바라겠사옵니까. 자랑할 아무것도 없음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이제 새로운 마음으로 인연을 느끼고, 새로운 마음으로 고대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참으면서 아버지를 붙들고 통곡할 수 있는 그날까지 나아갈 수 있는 저희가 되게 하여 주시옵고, 맺혀진 슬픔의 인연을 넘을 수 있는 저희가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기쁨의 인연을 자랑할 수 있는 그 시간까지 참고 남아져서 사망의 권한을 밟고 부활의 영광을 노래할 줄 아는 아들 딸들 되게 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부탁하올 때에, 이 모든 말씀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