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집: 고생의 철학과 3권 복귀 1990년 02월 15일, 한국 한남동 공관 Page #15 Search Speeches

죽기 아니면 살기로 할 때" 못 할 것이 -어

선생님 같으면 굶지 않아요. 국민학교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말이 통할 수 있는 녀석을 잡아 가지고 속닥속닥 해 가지고 `이거 하나 사! 나 밥 못 먹었어. 너 지갑에 돈 얼마 있어? 나 도시락 값 좀 줘!' 하면 얼마든지 돈을 벌 수 있는데, 왜 굶고 있어요? 안 그래요? `내가 네 누나 같지? 나도 너 같은 동생이 있다'고 해서 그애 지갑에 있는 돈으로 국수 한 그릇 얻어먹고 그러지, 왜 밥을 굶느냐 이거예요. 배가 고프면 팔게 마련이예요. 무슨 짓이든지 다 해야 돼요.

죽기만큼 힘들다는 말이 있잖아요? 죽기가 힘든 거예요. 죽기가 얼마나 힘들어요! 죽지 않고 살려면 더 힘들다는 거예요. 안 그래요? 죽을 자리에서 살아난다는 것은 더 힘들어요. 그러니 못할 게 뭐 있느냐 이거예요. 이렇게 한 6개월만 지내고 나면 세상에 못할 게 없어요. 생명을 내놓고 죽기 아니면 살기 내기로 할 때는, 목숨을 걸고 하게 될 때는 안 되는 것이 없다는 거예요. 특히 젊은 사람들은 말입니다.

그 다음에는 무서운 것이 없어요. 점심 때는 딴 데 갈 것 없어요. 파출소를 찾아가는 거예요. 지서주임 있잖아요? `지서주임! 나는 지나가는 방랑아인데, 저 건너편에서 도적질을 한번 해야 되겠소!' `왜? ' `점심밥을 먹어야 할 텐데 어떻게 하겠소? 할까요, 하지 말까요? ' `야! 이 녀석아, 하지마!' `그러면 점심 한 그릇 사 주소' 하는 거예요. 그러면 안 사 줘요? 양반 대접을 하면서 사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또 저녁 값도, 한 사흘치를 달라고 하는 거예요. `아이구, 좀 도와주소. 당신네 아들이 이렇다면 사흘 아니라 석 달도 더 쓸 수 있는 돈도 줄 텐데 말이예요, 우리 어머니가 보게 되면 내가 당신네 아들보다 더 귀한 아들인지 모른다구요. 그런 입장에서 사흘치 먹을 것 좀 주소' 이러는 거예요.

안 주면 포켓에 있는 지갑을 보자고 하고서 당신 아들같이 생각하고 눈 좀 감으라고 해 가지고 꺼내서 집어넣는 겁니다. 빌려가는 거예요. 한 달 후에 갚아 준다고 하면서 말이예요. 그 다음에는 빌려 준 돈을 3배로 갖다 주는 거예요, 3배로. 이렇게 해서 한 여남은 지서장들과 친해 놓는 거예요. 왜 밥을 굶어요? 꿔 간다고 해 가지고 틀림없이 3배로 갖다 주거든요.

그러면서 사는 거예요. 그러다가 안 오면 말이예요, 지서장이 `야, 너 어디 있니? 지금 잘 있니? ' 하면서 전화 할 수 있게 만들어 놓고, 돈 없으면 지서장이 전화를 하게 해 가지고 다른 지서장한테 돈을 빌려 쓰는 이런 놀음도 할 수 있는 거예요. 무슨 말인지 이해돼요? 예 그건 도적질이 아닙니다. 공짜가 아니예요. 갚아 주는 거예요.

그때는 자기 고향집에 가서 닭 한 마리까지 잡아 와서 `이번에 집에 갔더니 우리 어머니가 그런 지서장이 어디 있느냐고 하면서 대한민국에 있어서 경찰국장감이니까 지금부터 잘 대접하면 좋을 테니 닭 한 마리 당신에게 잡아 주라고 해서 가져왔소' 하면서 주는 거예요. 닭 한 마리에 얼마 해요? 시장에서 2천5백 원, 3천 원이면 사는 것 아니예요? 요즘은 얼마예요? 4천 원 미만이지요? 「예」 4천 원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 아니예요? 이러면서 친구로 만드는 거예요.

그런 모든 것을 볼 수 있게 눈이 훤하게 열리기 위해서는 안 해본 것이 없어야 돼요. 알겠어요? 예 안 해본 것 없이 하라면 도적질도 하라는 거예요? 도적질도 하라는 거예요. 하라는 거예요! 왜? 남의 원두막에 척 가서 `여기 사람 있소? ' `있습니다' `나는 지나가는 사람인데 참외 한 서너 개 땁니다!' 그러면 `으으으…!' 이런다구요. 밤에 자는데, 지나가는 사람이 참외 따먹는다는 얘기를 하더라도 들릴 게 뭐예요? 따 와 가지고 그 안에서 다 먹고, `잘 먹고 갑니다! 한 개는 먹다 못 먹어서 남겨 놓았으니 아침에 주인 양반 일어나면 먹으시오. 하나는 이래 놓고 가오' 하는 거예요. (웃음) 그것은 도적이 아니다 이거예요. 말하고 하는데 뭐. 하나님도 `이놈의 자식아, 너 도둑놈이다!' 그러시겠어요? 통고했는데 뭐.

밥을 왜 굶어요? 4월에 시골 들판에 가게 되면 점심 먹는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웃음) 거기 가 가지고 `야! 이거…. 우리 동네에서도 새참 먹기 좋아하고 점심 먹기 좋아했습니다. 집에서는 아침을 안 먹지만 들판에 나오면 얼마나 밥이 맛있는지! 아이구, 고향에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이 동네도 그렇구만요. 이 아줌마가 점심을 잘했는지 못했는지 어디 한번 맛보면 좋겠습니다' 하면서 숟갈을 들고 앉는데 어떡하겠어요? (웃음) 시골 인심이 그렇게 야박하지 않다구요. 그러면 자리 좀 비끼시라고, 나를 박대하는 동네는 무서리가 내려서 벼밭이 망칠지도 모르는데 왜 그러느냐고, 내가 누군지 아느냐고 해대는 거예요. 지나가는 손님 박대하지 말라고, 마패 차고 다니던 암행어사인지도 모르는데, 잘 대접하면 암행어사를 사위로 삼을 수 있는데 인심이 왜 이러냐고 하면서 배짱 좋게 얻어먹는 것입니다. 그러고 다닐 수 있는데 왜 굶어요?

산에 가면, 셋이서 나무를 하고 있으면 쓱 가는 거예요. 틀림없이 세 사람 다 점심 가져왔어요. 그러면 `당신들 뭘하오? 산사람이 나무 하는 게 왜 그래? 내가 한 짐 해줄께!' 하고서 후닥닥 벼락같이 한 짐을 해 놓는 거예요. 그래 놓고는 `아이구, 배가 고픈데! 도시락들은 가져 왔겠구만! 그렇지요? ' 하고는 풀어 놓고 먹는 거예요. 나무 한 짐 해주고 점심 먹고 쓱 `당신네 집이 어디요? ' 하고 물어 보게 되면 아무 데 아무 데 산다고 할 거라구요. 그러면 친구가 되는 거예요. `내 저녁에 찾아가겠소. 찾아가서 재미있는 얘기 합시다' 이래 놓고 찾아가는 거예요.

쓱 저녁때 가 가지고는, 이젠 아니까 `요전에 밥을 내가 먹어서 배고팠지요? ' 하고 농담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네 다리 펴고 앉아 가지고는 말이예요, 저녁상 들어오면…. 밥상 들여오지 말라고 그래도 들여오게 되어 있어요. 주인하고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데 밥바리 하나만 가지고 들어오는 법이 있어요? 두 그릇 안 가져 오면 `밥 한 그릇 어떻게 됐소? 손님도 모르는 아주머니, 이 아주머니 손님 대접 잘하게 생겼는데 왜 밥 한 그릇을 빼놓았소? 우리 누님 같으면, 내가 누님 집에 가게 된다면 닭도 잡아 주고 그러는데, 당신네 동생보다 못생기지 않은 젊은이한테 밥 한 그릇 줬다고 손해날 게 뭐 있소? 당장에 가져오시오!' 이렇게 명령하면서 밥을 얻어먹을 수 있는 거예요.

`당신 뭘하는 사람이오? ' 하면 `나 나라를 위해서 못된 놈 잡으러 다니는 사람이오. 교육을 해서…!' 하는 것입니다. (웃음) 사실 교육하러 다니잖아요? 못된 놈들 전부 잘된 놈 되라고 말이예요. 그렇기 때문에 임기응변이 필요해요, 젊은 사람들에게는. 알겠어요? 「예」

옛날에 선생님이 일본에서 학교에 다닐 때 말이예요, 고향에 온다고 나왔다가 동무 녀석들이 같이 어디 가자고 해서 갔었는데, 아 차비를 안 가지고 나왔어요! 동무들이야 자기들 비용밖에 더 가지고 있겠어요? 그러니 어떻게 해요? 차표를 사야 되겠거든요. 그래, 쓱 한 바퀴 빙 돌아 보았지요. 그런데 아주 귀부인이 있어요. 인사를 하는 거예요. 인사를 또 근사하게 해야 된다구요. 그리고는 `내가 친구들하고 같이 왔다가 바쁜 일이 있어서 고향에 가야 되는데 돈이 없습니다. 아줌마, 돈 좀 빌려 주세요!' 하고 서슴지 않고 얘기하는 거예요. 차비가 얼마냐고 하더라구. 그때 그게 얼마였던가? 그때 18원인가, 1원 8전인가 그랬을 거예요. 아무튼 18수예요. 아니나 다를 까 20원을 빌려 주더라구요. 그래서 주소를 적어 와서 오자마자 그 집에다 3배로 부쳐 주었어요. 3배로 부쳐 주었는데, 동경 집에 와 보니 그 돈이 그냥 그대로 내 숙소에 돌아와 있더라구요. 세상에 그런 고마운 아주머니가 어디 있어요? 그래 가지고 찾아가서 인사하고 그 집안과 친해진 사실이 있어요.

사람은 다 그럴 수 있는 거예요. 돕고 도움받고 그런 것 아니예요? 안 그래요? 「그렇습니다」

지금 우리 통일교회 일본 젊은 애들을 내가 고생시키는 것은 왜냐? 인정세계에서 헤엄쳐서 살아남을 줄 알아야 돼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비관세계가 아니예요. 인정세계를 타고 출세할 수 있는 길을 닦아 나오라는 거예요. 보라구요! 참 재미있어요. 백 사람의 못된 녀석들을 만났지만 나중에 인정 있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못된 백 사람은 다 잊어버리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정이 무서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