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집: 불변의 모습 1969년 05월 25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02 Search Speeches

외적인 고향과 내적인 고향

고향은 변해 간다 하더라도, 고향을 떠나서 고향을 그리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 것을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더욱이 높은 산봉우리나 우뚝 솟은 바위와 같이 제일 높은 곳, 제일 깊은 곳, 제일 넓은 곳은 언제나 잊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자랑하고 싶어하는 것이 우리 인간의 상정인 것을 우리는 또한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이 세계를 창조하셨는데, 인류가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랑의 본향 땅을 세웠다 할진대는 이 본향을 중심삼아 가지고 왔다 가는 수많은 영인들도 저 나라에 가면 이 땅을 바라보며 무엇을 자랑하겠습니까? 여러분이 고향을 떠나서 고향을 그리워할 때와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여러분이 고향에 있는 친척, 혹은 친구라도 만나게 되면 밤을 새워 가면서 그 사연을 듣고 싶고 그 동정을 살피고 싶은 것과 같이, 만일에 오늘 이 세계가 하나님이 사랑하실 수 있고 하나님이 기뻐하실 수 있는 이상적인 본향의 천국이 되었더라면, 이 땅을 거쳐가는 영인들에게는 이 곳이 본향의 땅이 아닐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영계가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본향의 땅에서 자라던 그 환경의 인연과 그 땅에서 지내던 모든 친지라든가, 나아가서 하나의 민족이면 민족, 나라면 나라, 인류면 인류가 영인들에게 더없이 가깝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됩니다.

한번 가면, 물론 영적으로는 다시 올 수 있지만 실체를 가지고는 영원히 이 땅 위에 다시 나타날 수 없다는 입장에서 볼 때, 살아 생전에 이 땅에서 느꼈던 모든 환경, 느꼈던 모든 생활적인 인연을 통하여 엮어진 모든 심정의 내용이라는 것은 그들의 영원한 생명과 더불어 찬양의 조건이 되고, 영원한 천국에 있는 모든 동료들 앞에 자랑의 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미루어 볼 때, 이 땅에서 타락이 벌어지지 않고 천국을 이루었다면 이 땅을 거쳐간 수많은 영인들이 자랑할 수 있는 곳은 우리 개인이 본향을 중심삼고 자랑하고 싶어하는 곳과 마찬가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영인들도 거기에 높은 곳이 있으면 그 높은 곳과 자기를 관련짓고 싶어하고, 명승지가 있으면 명승지와 더불어 자기를 관련짓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볼 때,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승지가 있으면 그곳은 영계에 있는 수많은 영인들이 전부가 그리워하고 자랑할 수 있는 한 곳이 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땅 위의 외적인 자연 환경도 그렇지만 심정적인 문제를 중심삼고 볼 때, 이 땅 위에 왔다 갔다 수많은 영인들에게도 고향의 부모와 형제와 친척들과 맺어진 여러가지 사연이 언제나 그리움의 대상이 되고 자랑의 조건이 됩니다.

이 땅 위에 사는 동안에 하나님 앞에 자랑할 수 있는, 그 누구도 갖지 못한 사랑의 심정적인 사연을 가졌다면, 그 사연 역시 영원히 자랑할 수 있는 사연이 아닐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은 외모도 잘나기를 바라고 내심으로도 누구보다도 깊은 심정의 소유자가 되고 싶어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고향을 그리워 하는데 있어서 가정을 중심삼고 부모나 혹은 형제들과 얼크러진 심정의 인연을 자랑할 수 있기를 바람과 동시에 자기 고향에 특수한 곳이 있으면 그곳을 자랑하고 싶은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에 있어서도 외적인 모습과 내적인 모습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나라를 사랑했다고 할 수 있는 애국자가 되고 싶어하고, 누구보다도 그 나라에 있어서 인기를 누리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가 아닐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연적인 욕망으로서 인간은 누구나 그렇게 느낀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