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집: 심정의 해원을 완성하려는 복귀역사 1960년 04월 10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44 Search Speeches

기도(Ⅲ)

아버님, 저희의 심정이 어떠한 위치에 있는가 살피게 하여 주시옵소서. 자기의 가치를 높이 찬양하고 싶었던 나. 이제 나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그 자체를 다시 분석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과거를 거쳐서 현실에서 생활하다가 오늘 이 자리에 머문 내 자신이 어떠한 위치에 처하여 있는지 오늘의 나의 가치를 결정짓지 못할진대, 과거의 나와 이 시간의 내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을 저희들이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저희의 마음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가 다시 살피게 하여 주시옵소서. 방향도 없이 떠도는 마음이 되지 말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목적도 없이 자기의 위치를 망각하여 허덕이는 마음이 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은 말씀하시기를 천지가 변할지언정 자신의 말씀은 일점 일획도 변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말씀을 하고 있는 그 자체도 변할 수 없는 것을 저희들이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께서 말씀을 전하신 것은 그 말씀을 붙들고 좋아하는 자를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그 몸과 그 심정을 붙들고 좋아하는 자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음을 아는 저희들이라 할진대, 아버지, 저희의 마음이 당신의 뜻을 대하든가 당신의 심정을 대할 때, 어떠한 위치에서 그 목적하는 바의 가치와 상대적인 관계의 인연을 가지고 오늘의 생활을 개척할 수 있는 모습이 되어 있는가가 문제인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아버지! 이 마음이 자신이 머물 수 있는 위치를 잃어버린 것이 탄식이요, 자기의 가치를 전세계와 온 천주와 더불어 논위할 수 있는 자격을 상실한 것이 탄식임을 알고 있사옵니다. 본래의 인간은 자기의 갈 방향을 갖추어 천상의 대주재와 관계를 맺은 자유의 환경에서 그의 가치와 높고 선하심을 노래해야 하고, 아버지의 심정을 통하여 아버지와 더불어 화하고 즐거워해야 할 인간임을 저희들은 알고 있사옵니다.

잃어버린 본연의 위치를 다시 찾기 위해 헤매는 인류, 잃어버린 본연의 가치를 다시 찾기 위해 오늘도 고심하고 있는 인류이옵니다. 심정을 걸어놓고 마음과 몸이 화하여 기뻐할 수 있는 목적의 동산에서 주인과 더불어 영원히 노래하는 것이 저희들의 소원이옵니다. 그 동산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겨 놓는 그날부터 어떠한 어려움과 슬픔이 닥치더라도 그 모든 것을 획득하는 그날까지 주저할 줄 모르는 당신의 아들딸들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그와 동시에 아버지를 대한 일편단심의 심정만은, 송죽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끓어올라 천상 혹은 지상의 전존재세계를 움직여 내고도 남음이 있는 불변의 충신의 가치로 단장시켜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창조주가 있다 할진대, 그러한 모습을 그리워하실 것임을 저희의 추리로도 알 수 있사오매, 당신 역시 그것이 소원임을 알고 있사옵니다. 그런 기준에서 아버지와 인연맺고, 타락한 세상 험악한 죄악의 세상을 짓밟기에 부족함이 없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 몸, 상처입은 몸이지만 아버지 앞에 내어 놓습니다. 수습할 수 없는 이 마음, 거리에서 방황하는 것과 같은 이 마음도 내어 놓습니다. 생명의 안식처를 찾지 못하여 허덕이던 과거의 그릇된 모든 것을 다 내어놓습니다. 주체적인 실존자요, 영존자이신 당신의 은사를 바라고 나온 저희들이 오니 생명과 사랑의 아버지 앞에 경배드릴 수 있는 이 시간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저희들의 모든 것은 저희 것이 아니옵니다. 모두 당신께 바쳤사오니 당신의 장중에 넣으시어서 몸이 옳지 못하거든 쳐서라도 성별해 주시옵고, 마음이 옳지 못하거든 꺾어서라도, 아버지의 심정과 인연맺을 수 있도록 역사하여 주시옵소서, 그런 인연을 세우는데 있어서 분부하실 말씀이 많을 줄 알고 있사오니 말씀하여 주시옵고, 권고하여 주시옵고, 충고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제 무슨 말씀을 하오리까. 아직까지 저희 앞에 토로하실 당신의 한이 많은 것을 알고 마음 졸이고 있사오니, 아버지, 같이하여 주시옵소서. 몸 앞에 마음을, 마음 앞에 심정을, 심정 앞에 천륜을 모셔야 할 것을 저희가 알고 있사옵니다. 이 시간 아버지의 애달픔과 아버지께서 염려하시는 그 심정을 토로하여 주시옵소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심정적인 혁명이 이 시간에 이루어져 천상의 인연을 배반하였던 것을 회개하는 무리가 많이 나오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전하는 자의 마음과 받는 자의 마음이 갈라지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당신이 운행하시는 그 전체적인 분위기에 휩쓸리고, 존재의식은 운행하시는 아버지의 의식에 사로잡혀 심정과 더불어 체휼할 수 있는 기쁨의 약속을 허락해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옵고 원하옵니다.

남한 각지에서 이 시간 외로운 무리들이 무릎을 꿇고 머리 숙여 기도하고 있사오니, 아버지께서 같이하여 주시옵고, 더더구나 이 시간 이 지리를 그리며 눈물짓는 식구들이 있사오니 그들 위에도 같이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살고 있는 사정과 형편에 얽매어 당신이 소원하시는 뜻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그들의 마음은 얼마나 섧겠사옵니까. 크나큰 은사로 이 시간 그들을 위로해 주시옵고, 붙들어 주시옵고, 품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나이다.

남아진 시간을 맡기오니 삼위신이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저나라 영계에 있는 뭇 영인들과 심정을 기울여 아버지의 이념을 그리워하는 선한 자들을 같은 식구의 심정권에서 축복하여 주시옵고, 인연을 맺는 이 시간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면서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