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집: 식구란 어떠한 것인가 1965년 12월 26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14 Search Speeches

기도(Ⅲ)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30여 성상의 곡절 많은 행로를 걸으셨음을 아옵니다. 저희들은 어느 한 날 아버지를 모시지 못하였고, 아버지 앞에 충성을 다하지 못하였다는 것을 생각할때 마음 아프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어제는 예수께서 탄생하신 한 날을 맞이하여 모든 백성들이 축하하였사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환영받는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얼마나 그리워하신 당신이시옵니까?

이 시간 저희들 참다운 그리스도의 형상과, 하늘과 땅이 바라시는 아버지의 참다운 아들딸의 모습을 그리워할 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저희들의 부족한 자세를 시정받을 수 있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이 시간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하늘을 추앙하는 사람은 많사오나 하늘을 위하여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적사옵니다. 저희들은 하늘을 위하여 책임을 져야만 되겠사옵니다. 하늘 길이 좋다는 것은 알고 있사오나 그 길에 놓여 있는 가시밭길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아옵니다.

아버님 ! 당신은 우리를 위하여 억천만세 수고하셨사옵니다. 그런데 오늘날 인간들은 하늘의 길, 참된 길을 가기 위해서 넘어가야 할 수고의 길을 피해 가려 하고, 저희의 슬픔과 고통도 아버지 앞에 맡기려 하고 있사오니 용납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오늘 통일의 무리들이 아버지 앞에 모였사옵니다. 저희들은 남과 달리 아버지의 심정을 알았사오나, 아버지의 사정과는 달리, 아버지가 남기신 소망의 길을 저희 뜻대로 하고, 생명의 일체를 바치기를 거부한 저희들 자신을 이제 이 한 시간에 아버지 앞에 솔직이 드러내게 하여 주시옵소서.

어차피 가야 할 인생의 행로를 아버지의 뜻대로 가기를 기도하고 있사옵니다. 죽음의 길도 아버지와 더불어, 가시밭길도 아버지와 더불어, 버림받는 길도 아버지와 더불어 가야만 되겠사옵나이다. 아버지의 뜻도 선하시고, 나선 길도 선한 길이온데 저희는 선하지 못하옵니다. 선하지 못한 자체들을 용납해 주시고, 과거의 부족함을 용납해 주시옵소서. 아버지와 같이 살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사오니, 아버지, 긍휼히 보시사 품어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그 누가 뭐라 해도 나는 당신의 아들이요, 딸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노라고 몸부림칠 줄 아는 자녀의 모습으로 세워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님과 사랑의 인연이 맺어져 있고, 아버님과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혈육의 관계가 맺어져 있는 자녀의 명분을 저희가 가지고 있다 할진대, 그 무엇도 당신과의 관계를 부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아버님의 진정한 아들이 되지 못하고 딸이 되지 못한 과거를 스스로 회개하고, 겸손히 아버지 앞에 나아가 용서를 비는 모습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아버지가 아무리 보기에는 추하고 초라할지라도 우리의 아버지임에 틀림없고, 그 아버지가 아무리 서러운 가슴을 안고 걱정을 품고 계실지라도 우리의 아버지임에 틀림없다고 하면서 그 아버지를 붙들고 위로할 줄 알고, 아버지를 위해 효성을 다하지 못한 것을 한할 줄 아는 당신의 어린자녀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당신은 누구를 만나고 싶사옵니까? 그 누구와 더불어 약속을 하고 싶사옵니까? 그 누구에게 당신의 한 많은 사정을 털어 놓고 싶사옵니까? 오늘 저희들에게 그리하여 주시옵기를 바라옵니다.

당신이 분하고 원통하시면 저희들도 분하고 원통하옵니다. 하오니 강하고 담대하여 원수와 싸울 줄 아는 당신의 자녀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그 누가 당신의 사정을 통고할 자가 있사오며, 그 누가 당신의 심정을 가르쳐 줄 자가 있사옵니까? 당신만이 해주실 수 있는 것을 아옵니다.

부족하고 초췌한 모습으로 아버지의 긍휼을 바라고 동정을 바라는 마음만 가지고 아버지 앞에 나타나게 될 때 아버지께서 저희들을 버리시지 못한다는 것을 저희들은 알았사옵니다. 애절한 슬픔의 자리에서 애절한 심정으로 아버지라 부르는 저희의 모습을, 아버님, 긍휼히 여겨 주시옵소서.

다시 한번 새로운 역사의 인연을 책임질 수 있는 새날을 맞이하게 하여주시옵고, 새해를 맞이하게 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당신이 남기신 심정의 터전 위에서 효성을 다하지 못하고, 충성을 다하지 못한 한을 품고 최후의 승리의 한 날까지 참고 나갈 줄 아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옵니다.

이 시간 아버지, 단에 섰사오니 전하는 자의 마음이나 받는 자의 마음이 둘이 되지 말게 하여 주시옵소서 당신의 심정으로 저희들의 마음의 문을 여시옵고. 저희들의 사정을 움직이시옵고, 저희들의 현재의 실체를 관찰하시사 당신이 기뻐하실 수 없는 모든 요건을 제기해 주시옵소서. 기뻐하실 수 있는 요건만 남겨 주시옵고, 저희들을 찾아오셔서 저희들의 마음의 친구가 되어 주시옵고, 저희들의 생활에 임재하시어서 저희들이 개척자의 사명을 할 수 있는 아들딸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부족한 저희들에게 아버지를 위하는 일에 저해되는 요소가 있으면 제거해 주시옵고, 오직 아버님만을 모실 수 있고, 아버님만이 분주하실 수 있는 이 시간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면서, 모든 말씀 주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