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집: 하늘을 알아드리는 자가 되자 1959년 09월 13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206 Search Speeches

상대적 관계로 본 인간과 절대자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자는 앞을 보나 좌우를 보나 혹은 뒤를 돌아다보아도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자입니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는 것 이상 외롭고 슬픈 일을 없을 것입니다. 여러분 자신들은 자기를 아는 것 같지만 냉정히 비판하여 보게 될 때, 자신을 모르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 마음은 더 큰 이념을 향하여 자나 깨나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나를 어떠한 방향으로 몰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이 연속되는 역사와 더불어 움직여 나가고자 하는 사실을 느끼면서도 그런 면을 갖고 있는 자신을 해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여러분은 스스로 느낄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나를 알아 달라고 말하고 싶고 나를 믿어 달라고 말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고 내가 주장하는 모든 것이 그 어떠한 움직임과 인연을 맺기를 바라면서 지금까지 살아 나왔다는 사실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면 나를 믿어 주고 나를 알아 달라고 요구할 때, 자체를 확정지어 어떠한 천륜의 대목적과 관계맺은 자리에 자신을 세워놓고 그런 요구를 하였느냐 하면, 아닙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될 때 오늘 나의 가치는 어디에서 결정될 것이뇨. 만상을 움직여 낼 수 있는 주체, 혹은 주동체가 되기를 마음으로 바라고, 생활로 그리고, 행동으로 움직여 이루고자 하는 자신을 다시 한 번 분석해 보고 냉정히 비판하는 과정을 거치기 전에는 대목적을 이룰 수 없습니다. 천륜의 목적을 이루려 하시는 하늘이 있다 할진대 자신이 그런 일을 하지 못하면 하늘 앞에 떳떳이 설 수 없습니다. 천륜 앞에 고개를 들 수 없는 것을 우리는 추리에 의해서나 혹은 논리적인 입장에서 볼 때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내 자신의 신앙, 내 자신의 소망, 내 자신의 이상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나를 위한 것 같지만 나와 관계없는 입장에 있습니다. 이런 슬픈 처지에 있는 연고로, 인간은 이상과 소망을 품고 살고 있으나 그 마음속에서는 슬픔이 굽이치는 곡절에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역사상에 왔다갔던 성현들은 이상과 더불어 즐길 수 있는 나를 찾자, 이상과 더불어 동하고 정하며 살 수 있는 나를 알자 하는 표어를 자기도 모르게 내세웠고, 또 이것을 찾아 세우고자 헤매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성경말씀을 통해서 잘 아는 바입니다. 이같이 헤매었지만 해결짓지 못하였으니 해결짓는 그날이 오기를 우리는 바라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것은 다 상대적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늘이 있으면 땅이 있고, 몸이 있으면 마음이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대적인 세계관을 갖고 생각할 때, 마음의 움직임이 있으면 이 마음을 움직여낼 수 있는 주체적인 어떤 존재도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절대자라 하든, 하나님이라 하든, 창조주 혹은 신이라 하든 그 명사가 문제되지 않습니다. 그런 무엇이 있어야 된다는 사실만은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어떠한 절대자가 있다 할진대, 그 절대자는 내 마음과 어떠한 인연을 맺어 시간 시간을 거쳐 역사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런 연고로 인간들은 참것, 더 좋은 것을 소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떤 하나의 사실을 비판하거나 판단하려 할 때에도 비교할 수 있는 상대적인 조건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추리를 하거나 어떠한 논리를 전개시키게 될 때에도 가설적인 어떠한 상대 조건을 세우지 않고는 그 논법이 성립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완전히 알고 나를 해명하기 위해서는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는 상대적인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인간들이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절대자이신 것입니다. 그 절대자와 내가 관계를 지어 그 차이를 비교하고 논단할 적에 자기가 어떠하다는 것이 해명되는 것입니다. 그런 연고로 내 마음이 있다 할진대 이 마음을 지배하고 움직이는 절대적인 존재 혹은 주체되는 그 무엇이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들은 먼저 느껴야만 되겠습니다.

종교나 철학이 찾아야 할 궁극의 목적점도 절대자입니다. 그 절대자를 찾아 내 마음과 영원한 관계를 맺어 내 생활의 이념, 혹은 세계관 우주관이 그의 이념과 같이 움직여, 같이 살고 같이 즐거워할 수 있는 신을 그리워하고 찾아 헤매며 역사를 움직여 나온 자들이 수많은 성현 현철인 것입니다. 나아가 수많은 종교인들인 것입니다. 그들이 목적하고 찾는 것이 그것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