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집: 만민을 위하여 오신 주를 모시는 자가 되자 1956년 12월 23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300 Search Speeches

기도(Ⅰ)

마태복음 8:18-34

[기 도(Ⅰ)]

보잘것없는 저희들이 거룩하신 아버지 앞에 나와서'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은사를 허락하여 주신 것을 생각할 때, 아버님, 진심으로 감사하옵나이다. 사망의 신음소리가 그칠 날이 없이 원한에 사무쳐 살아야 할 저희들에게 사랑하시는 예수를 보내시어서 구속의 은사를 펴 주신 것을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사옵나이다.

이 일을 위해 수천년 역사를 경과하면서 변함없는 수고를 해오신 성삼위신의 은사 앞에, 어두움의 이 온 땅에 광명의 빛을 비쳐 주신 아버지의 수고 앞에, 먼저는 몸 마음 드려 그 은사에 보답할 줄 아는 자녀들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 이 아침 놀라우신 은사를 마음으로 체휼하면서 어둠에 잠겨 있던 저희의 몸들이 하늘에 감추어 있던 생명의 흐름에 잠기고, 사망에 잠겨 있던 이 한 몸들이 우주적인 아버님의 사랑의 동맥에 연결될 수 있는 은사를 허락하여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아버님, 몸 마음 다 드려도 아버지의 은사에 보답할 길이 없음을 이 시간 체휼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몸 마음 다 드려도 스스로 송구함을 느끼는 자들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몸 마음 다 드려도 스스로 미비함을 느끼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지, 있는 힘과 있는 정성과 있는 몸 마음을 다하여 아버지 앞에 나왔사오니 긍휼히 보아 주시옵소서. 아버지 앞에 하나의 산 제물로 바쳐드려졌어야 할 저희들인데도 불구하고 이날 이 시간까지 그러하지 못했음을 용납하여 주옵시고, 아버지께서 기뻐 흠향할 수 있는, 영원히 자랑할 수 있는 하나의 제물의 모습을 어서 속히 갖출 수 있게 인도하여주시옵소서.

아버님, 여기에 모인 당신의 아들 딸들은 소수의 무리들이옵니다. 아버지께서 이 민족을 대하여 승리의 제물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을 알게 허락하여 주옵시고, 이 민족이 사망의 물결에 휩쓸리는 것을 막아내려면 많은 제물이 요구되는 것을 알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이 염려하시는 모든 분야를 책임질 수 있는 제물, 아버님의 염려의 터를 해원해 드릴 수 있는 제물, 선악의 싸움터를 청산하여 하늘 앞에 승리의 영광을 돌려 드릴 수 있는 제물로서 보잘것없는 저희들을 세우시어 이 한 시간 이끌어 주시는 은사 앞에 감사하는 마음 가지고 부복하였나이다.

아버님! 먼저는 이 청중을 산 제물로 기쁘게 받아 주시옵소서. 그런 다음에 아버님이 찾으시려는 하나의 승리의 제단을 쌓을 수 있게 인도하여 주시옵고, 나아가 아버님의 긍휼의 뜻을 이 민족과 온 인류 앞에 나타내게 하여 주시옵기를, 사랑하는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님이여, 보잘것없는 것들을 세워 놓고 우주적인 전체의 사명을 분부하셔야 하는 당신의 사정을 생각할 수 있고, 아버님의 사무친 염려의 심정을 체휼할 수 있고, 뼈살이 울리는 듯한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싸움에서 지칠지라도 아버님의 서러운 사정과 심정을 체휼하며 스스로 위로받을 수 있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을 부르시는 아버님의 초조하신 형상을 대할 적마다 스스로 싸움의 힘을 가다듬어 다시 나설 수 있게 하시옵고, 하늘을 위하여 거침이 없이 가는 아들 딸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아버님이여,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님, 금년 한해도 다 넘어가는 이 때, 일년 동안 저희에게 맡기신 바의 사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 있거든, 아버님,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하늘이 저희에게 맡겨 주신 사명은 세계적인 역사관념을 넘어 천주적인 역사관념에 해당하는 사명이온대, 저희 자체들이 한 해 동안 자기를 중심삼고 살았던 것이 있거든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맡겨 주신 사명을 너무나 경솔히 생각한 것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 이 날 아버지 앞에서 지난 일년 동안 저지른 모든 부족한 것을 청산받고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결심과 새로운 맹세를 갖게 허락해 주시고, 아버지 뜻 앞에 미비한 자신을 회개할 수 있는 귀한 시간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버님, 저희들이 가는 길은 일생을 통해서 싸움의 노정을 재촉해 걸어가지 않으면 안 될 우주적인 운명의 노정이오니 가다가 지치지 말게 허락하여 주시옵시고, 가다가 낙심하지 말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가다가 뒤를 돌아봄으로써 천추의 원한이 저희들로 말미암아 이루어지지 말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아버님이여,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아니 갈래야 아니 갈 수 없는 우주적인 운명의 길에 들어섰사옵고, 살아서 못 가면 죽어서라도 가야 할 길에 들어섰사오매, 몸과 마음을 다 바쳐도 부족함을 느끼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있는 정성을 다 바쳐도 부족함을 느끼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부족한 몸이오니, 아버님, 긍휼을 바라는 마음만이 저희의 생의 전체를 주관하게 허락하여 주시옵고, 전체의 생활을 주관하게 허락하여 주시옵길, 아버님이여,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 날도 외로운 식구들이 아버님이 약속하시고 허락하신 말씀을 가지고 사방에 흩어져서 외로운 제단을 붙들고 아버님 앞에 간곡히 아뢰고 있는 줄 알고 있사오니, 어느 곳에 있든지 지켜 주시옵고, 그들의 애달픈 마음의 친구가 되어 주시옵고 마음의 위로가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이 시간 하나의 은사 앞에, 하나의 뜻 앞에, 하나의 영광을 중심삼고 같은 마음과 몸으로써 경배할 수 있는 은사를 허락하여 주시옵길 간절히 부탁하고 원하옵나이다.

아버님, 이 시간 수많은 제단들이 아버지 앞에 애달픈 마음으로 아뢰고 있을 줄 알고 있사옵니다. 때와 시기를 알지 못하는 당신의 불쌍한 아들 딸 위에도 긍휼의 사랑의 봉화를 나타내 주시옵고, 긍휼의 말씀의 봉화를 나타내 주시옵소서. 품으시려는 아버지의 사랑의 품에 어서 속히 품기어 전체가 하나의 모습으로써 기쁨의 영광을 돌려 드리고, 승리의 제단을 갖추어 사탄을 굴복시킬 수 있는 영광의 제단을 어서 속히 이루어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원하옵나이다.

이 시간에도 만방에 널려 하늘을 위하여 기도하는 당신의 아들 딸 위에 긍휼의 은사가 같이 운행하여 주시옵기를 부탁드리며 모든 말씀 주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