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집: 섭리의 십자로 1972년 07월 09일, 한국 전본부교회 Page #73 Search Speeches

원인을 이어받고 과정을 흡수한 결실

눈이면 눈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서 보는 각도가 치우치게 될때에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반드시 별다른 각도의 시각을 우리가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손발이나 몸 전부가 하나의 형태로서 상대적 여건을 갖추어 가지고 나타나는 데에는 부작용을 느끼지 않지만, 그것이 결여되게 될 때에는 결여된 이상의 부작용을 느끼게 되는 것을 우리가 평시 생활 가운데에서 느껴서 잘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생각하게 될 때에, 혼자 가지고는 안 된다는 결론을 지을 수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결과가 훌륭하더라도, 그 결과가 결과를 위한 목적에서 되어진 것이어서는 안 되고 원인이 추구하는 대로 되어진 것이어야 합니다. 원인이 추구하는 과정에서 이탈된 결과의 목적체는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원인과 일치되어 가지고 과정과 방향이 일치된 그자리에 있어서 비로소 완결, 완성의 결과가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게 될때 원인을 이어받는 것이요, 과정을 흡수한 완전한 결실이 벌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나무의 열매를 두고 말해 본다면, 그 하나의 열매가 완전한 열매라고 할 때에, 십년 자란 나무에서 거두어진 열매는 십년 동안의 그 나무의 운명의 모든 것을 이어받은 것입니다. 그것은 거두어진 결과이지만 그 거두어진 결과 자체로서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나무가 겪어 온 인연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년이면 일년 동안, 즉 춘하추동의 풍상, 변동기의 모든 자극이라든가 모든 소성의 느낌이 그 열매에 완전히 투입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열매는 십년 세월을 지낸 나무의 결실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열매는 그 원인 되는 나무, 십년 세월을 지낸 나무의 인연을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일년이면 일년을 중심삼아 가지고 잎이 나서 꽃이 피고 열매가 될 때까지 그 지향성을 벗어날 수 없는 것입니다. 그걸 전부 다 흡수해 가지고 십년을 자란 나무가 어떠한 과에 속한 나무로서 완전한 나무라면 그 나무의 열매는 완전한 것입니다. 만일에 그 나무가 부족하다면 부족한 만큼 거기에 해당하는 열매가 맺히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을 미루어 볼 때에,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가 아니예요? 우리 한개인을 보면 하나의 나뭇잎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 나뭇잎은 나뭇잎 만으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나뭇잎이 태양빛을 받아 가지고 탄소동화작용을 하는 것은, 그 나뭇잎 자체의 삶의 목적을 가려 가기 위해서도 하지만, 나무전체의 목적을 따라서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이럼으로써 나뭇잎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예요?

이렇게 볼 때,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자신을 두고 보면, 부모가 있는 것이요, 그 부모 위에는 또 부모가 있는 것이요, 쭉 역사시대를 거쳐 조상을 따라 올라가게 되면 맨 종지조상까지 올라갈 것입니다. 그 조상을 중심삼아 가지고 어떠한 절대자가 출발을 보았다면, 절대자의 경륜 앞에서 '사람은 이래야 된다. 이러저러한 것이 완전한 사람이다'라고 해 가지고 결과적인 하나의 남성이면 남성, 여성이면 여성이 출발을 볼 것이 아닙니까?

남성과 여성을 두고 보면, 그 남성은 남성으로 말미암아 태어난 것이 아니요, 여성은 여성으로 말미암아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횡적 관계를 두고 보면, 이들은 주체와 대상의 관계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남자도 남자를 위한 것이 아니고 여자도 여자를 위한 것이 아닙니다. 서로서로를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여성이 그와 같은 모습으로 태어난 것은 여성을 위한 것이 아니요, 남성이 그와 같은 모습으로 태어난 것은 남성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렇게 보게 될 때에, 본래 태어나게 될 때 남성을 위해 태어나지 않은 것이 남성이요, 여성을 위해서 태어나지 않은 것이 여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이 가진 목적은 어디서 이루어지느냐? 여성만으로서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그것은 불가피합니다. 남성과 더불어, 그렇지 않으면 남성을 통하든가 하는 데에서만이 이루어집니다. 거기에 남자의 기쁨이 있는 것이요, 여자의 기쁨이 있는 것이 아니예요? 이것은 두말할 바 없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