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집: 예수의 최후와 우리의 각오 1965년 01월 31일, 일본 동경교회 Page #14 Search Speeches

타락한 해와(라-)의 복귀노정

그래서 하란 땅에서의 고통의 길도 그에게는 괴롭지 않았던 것이다. 괴로움의 밑창에 떨어지면 떨어질수록 하나님에게 심정의 깊은 곳을 털어놓을 수가 없었다. 그는 양을 몰면서도, 양의 소리를 들으면서도 항상 하나님께 ‘제가 이 양의 무리를 사랑하는 것같이 당신은 축복받은 이 야곱의 자손들을 사랑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온갖 만상을 볼 때에도 ‘내가 만상 하나하나를 이스라엘 민족을 상징한 물건으로 사랑하는 것같이, 하나님이여! 부디 저희 많은 자손을 사랑해 주옵소서’라고 기도했다.

야곱의 21년간의 생활은 하나님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생활이었고, 하나님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생활이었다. 그는 하나님의 심정 깊은 곳에 접하려고 하는 생활을 함으로써, 생활하는 일체가 하나님과 함께 있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을 나타냈던 것이다.

야곱이 가는 곳은 모두 반대의 길이었고 모두가 허락되지 않은 불완전한 환경이었지만, 그 환경이 험하면 험할수록 하나님을 향한 야곱의 마음도 강해졌다. 때문에 하나님의 심정도 강해졌던 것이다.

하나님은 그가 환경에서 괴로움, 혹은 쓰라림을 참지 않으면 안 될 상태에 서면 설수록 거기에 대응해서 야곱의 길을 타개해 주셨다. 이것은 사실이다. 야곱이 그것을 체험함으로써 고난의 21년간을 무사히 지낼 수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때가 차서 이제 고향인 가나안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천명이 있는 것을 안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데 있어서 외삼촌인 라반과의 일이 있었다. 라반은 야곱의 21년간의 생활 가운데서 열 번이나 야곱을 속여서 야곱이 축복받은 은혜를 빼앗은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그는 야곱의 장인이었지만, 섭리상으로 볼 때 실체를 쓴 사탄의 입장이었던 것이다.

그런 환경에서 하나님에게 진실로 충성하는 야곱을 진실로 사모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아무리 사탄편 사람이라 해도 야곱의 탕감기간이 끝날 때까지는 용서할 수 없지만, 그 기간이 지나거나 조건이 다 갖추어지게 되면 하나님은 사탄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입장에 있었던 사람이 라헬이었다. 그녀는 라반의 딸이었으며 야곱의 아내였다. 그녀는 아버지 라반이 야곱에게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오랜 생활 가운데 알았다.

그런 라헬은 만약 야곱이 가나안으로 돌아간다면 야곱을 따라가야만 했다. 라헬은 하나님의 축복으로 받은 재산을 속여서 빼앗은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 사람에게 멀지 않아 하나님의 벌이 내린다는 것을 알고 남편이 야곱이 고향으로 돌아갈 때, 아버지 라반이 야곱과 약속한 재산을 주지 않을 것을 알고, 마침내 아버지 라반이 야곱과 약속한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을 훔쳐 가지고 가려고 결심했다. 이러한 처를 가졌다는 것은 야곱이 천명(天命)을 완수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절대적인 조건이었다. 야곱이 21년 동안 고역한 결과로 라반과 약속한 재산을 백 퍼센트 찾아 가지고 가겠다는 결심, 라반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재산을 끌어내 가지고 가려는 결심을 한 처를 가지고 있었던 야곱은 하나님의 섭리, 즉 복귀섭리로 보아 그러한 조건이 성립되지 않으면 가정적인 섭리를 출발할수 없다고 하는 입장에 섰던 셈이다. 거기에서 야곱은 라헬과 일체가 되어 지금까지 라반과 약속했던,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모든 것에 해당하는 재산을 3일 동안 챙겨서 자기 고향을 향해 출발해야만 했다. 이것은 역사상에 있었던 하나의 사실에 그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한 가정을 중심으로 하고 이상으로부터 축복을 받은 야곱이 아브라함의 대신자로 사탄세계에 들어가서 사랑하는 라헬과 재산을 취해 나왔다고 하는 것은, 인간들이 모든 것을 사탄세계로부터 분별하여 하나님편으로 넘기는 것과 같은 가정적인 싸움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이것은 섭리에 있어서의 절대적인 조건이었다.

그러나 야곱이 라반의 집으로부터 처와 재산을 취해 가지고 돌아가는 것을 라반이 눈치채고 뒤를 쫓으니, 그때 라헬은 아버지 라반이 사랑하고 찾으려 하던 우상을 말 안장 밑에 용케 감추어 발견되지 않게 하고 라반을 자기 고향으로 되돌려보냈다.

사탄세계에 있어서 타락한 해와의 복귀노정을 걸은 라헬 자신이 라반을 실체의 입장에서 돌려보냈다는 것은 실체 사탄을 분별한 조건을 만들었다고 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상에서 사탄이 좇는 조건을 끊고, 야곱 가정은 가나안 땅으로 향하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