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5집: 반성하라 1991년 02월 06일, 한국 국제연수원 Page #39 Search Speeches

청평 땅을 사게 된 이유

나는 그런 걸 남기고 싶어서 그런 생각을 한 것인데 뭐, 투기? 내가 어디서 돈을 도적질이라도 해왔어요? 우리 본부 짓기 위해 돈을 전부 다 투자했더니 이놈의 자식들 나라에서 빼앗아 가겠다고 별의별 조건을 걸어 가지고…. 지금도 그렇잖아요?

김일성이가 저 어딘가? 금강산 제방을 만들어 가지고 서울을 전부 다 침수시키겠다는 …. 그걸 뭐라고 그러나? 「평화의 댐입니다.」 평화의 댐. 그게 어떻게 해서 내가 산 땅 가운데로 평화의 댐이 뻗어나가게 되는 바람에 내가 산 땅이 전부가 요지가 됐다구요. 그렇게 되니까 군부에서부터 치안본부로부터 문총재가 비밀리에 미리 알아 가지고 그 땅을 샀다고 조사를 하고, 문용기 잡아다가 문책을 하고 야단했다구요. 그 땅을 어떻게 샀느냐는 거예요. `어떻게 사긴 어떻게 사? 우리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거기를 사라고 해서 샀어!' (웃음) 그렇게 말한 거예요.

내가 산 땅이 전부 정부가 계획한 중요한 위치에 다 들어가 있습니다. 그거 영계가 좋잖아요.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전부 이거 명당 될 터이니 돈 얻어서라도 자꾸 사라 사라 해서 샀다 이거예요. 그러니 할아버지가 누군 지 조사할 수 있어요? (웃음)

사실 그게 한마디도 거짓말이 아니예요. 한 곳만 산 게 아니라 여러 곳을 샀거든요. 그리고 살 때 그런 자초지종을 다 얘기했어요. 그래서 땅주인보고도 우리 할아버지가 이러이러한 분인데 이런 얘기를 하더라 하고 얘기한 거예요. 우리 할아버지가 애국자로 이승만이하고도 친구고, 최남선 선생하고도 친한데, 한학자로 유명했다구요. 한학은 물론 신학(神學)도 하고, 영어도 잘하고, 아주 뭐 허우대가 나보다도 잘생겼어요. 이런 양반인데 애국자의 후손들이 못살면 안된다고 하면서 당신네 땅을 사면 당신도 복받고 우리도 복받는다고 하는데 웬일인지 모르겠다고 한 거예요. 그러면서 `당신네 땅을 나한테 팔아야 되겠습니다.' 한 거지요.

그렇게 말하면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하다가도 한 달쯤 돼 가지고 가서 얘기하면 `그거 이상합니다. 우리 조상도 나타나 가지고 땅을 누구한테 팔아야 된다고 하니 그런 이상한 일도 있습니다. 그러니 한번 만납시다.' 하는 거예요. 그거 영계에서 브로커 놀음해 가지고 사는 거예요. (웃음)

아, 왜 웃어? 내가 거짓말 하는 게 아니라구. 그 할아버지가 묻힌 무덤이 어딘가 하면 강원도 정선이었어요. 정선 산골이지요. 그 할아버지가 갑종 요주의 인물로 3·1운동 때에도 만세 불러서 선생님처럼 생애의 반 이상을 감옥살이했다구요. 어디에 가든지 한국의 실력 있는 사람이나 지도층 사람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어요. 서울을 가든 어디를 가든 전국적으로 말이에요.

어디를 가든지 청년들 모아 가지고 교육하고 사상교육을 하고 이러니까 일생 동안 언제나 사람들이 꽁무니를 졸졸졸 따라다니는 거예요. 이러니까 고향을 떠나 가지고 팔도강산 돌아다니는 김삿갓 사촌이 된 거예요. 딱 그거라구요. 괴나리봇짐 짊어지고 붓장사 하면서 말이에요. 글방 찾아 다니면서 훈장하고 시 짓고…. 그거 김삿갓 사촌 같지요.

그렇게 다니다 보니 고향도 한 번 왔다 갔지요, 해방 후에. 내가 처음으로 그때 만난 거예요. 내가 여덟 살쯤 됐을 때 고향을 떠났으니 그전에는 많이 봤지요. 그렇게 나와 가지고는 혼자 돌아다니다가 죽은 거예요. 그러니 어디서 죽은지도 모르지요. 그랬는데 우리 문장로 있잖아요? 청평에 있는 문용기 장로, 이 녀석이 자기 친척들에게 극진했다구요. 극진하니까 할아버지가 영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야, 용기야! 내가 지금 이러이러한 곳에 묻혔으니 찾아 봐라.' 해 가지고 찾은 거예요. 현몽이지요. 꿈에 나타나 가지고 정선군 어디 어디라고 주소를 가르쳐 준 거예요. 역력하니까 일어나 가지고 그 주소를 썼어요. 아무개 집 누구라는 이름까지 전부 다 대 줘 가지고 받아 쓴 거예요. 그거 보니까 문씨 집에서 죽었더구만, 종중에서.

이래 가지고 그 주소 성명 가르쳐 준 곳으로 편지를 했어요. 그거 수수께끼 같은 얘기지요. 그렇게 하도 몽시가 역력하기 때문에 그 기록한 대로 편지를 썼던 것입니다. `사실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아무개 할아버지가 당신네 집에서 이러이러하게 되었다고 가르쳐 주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답변해 주시오.' 하는 내용을 써 가지고 봉투에 편지지, 우표까지 다 넣어서 답장할 수 있게끔 해서 보내 줬다구요. 그랬더니 한 달도 안돼 가지고 편지가 왔어요. 사실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할아버지를 정선에서 파주에 모신 것입니다.

이런 할아버지들은 나라를 사랑한 애국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지상의 자기 후손들 앞에 나타나 인연 맺을 수 있는 거예요. 그래서 효자가 되고 충신이 되고 성인이 되고 성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성인 하게 되면 국경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성인의 사랑을 가지고 국경을 초월한 공적을 세우게 되면 일본에 가서도 그 공적을 가르칠 수 있는 것이고, 중국이든 세계 어디든지 국경을 넘어서 이 땅을 사랑했던 사랑의 터전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알겠어요?